대구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지낸 귀금속 가공업체 대표가 거래처들로부터 의뢰받은 금괴 등을 무더기로 챙겨 달아났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중구 교동의 귀금속상인 10여명은 귀금속 가공업체 대표 도모(48)씨가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가공을 의뢰받은 금괴와 현금 등 7억 원 어치를 가지고 잠적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도씨는 마지막으로 금괴 등을 회수해 간 지난 9월 1일 오후부터 연락이 끊겼다. 이에 한 업체 관계자가 주얼리 타운 8층 도씨의 업체를 찾았다가 문 앞에 붙여진 ‘거래업체 관계자들에게 미안하다. 떠나겠다’는 내용의 메모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도씨는 지난 25년간 교동 일대 귀금속거리에서 가공업체를 운영하며 신뢰를 쌓아온 탓에 의심 없이 금괴 등을 넘겼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도씨는 가족과 함께 잠적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범행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의 고소가 이어져,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는 10명, 피해규모는 7억 원에 달한다. 특히 한 피해자는 4㎏의 금괴(시가 1억8천만 원 상당)를 도씨에게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도씨의 거래처가 상당수였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라, 향후 피해금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구귀금속조합에 접수된 피해금액만 해도 이미 17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업체들은 주로 원자재를 공급하는 금 도매업체와 거래처들로 밝혀지고 있다. 피해지역도 대구 뿐 만아니라 서울 등 각지에 널리 퍼져있으며 피해자 가운데는 일부는 투자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우선 도씨가 해외로 도피할 것을 우려해, 지난 9월 3일 도씨에 대해 출국정지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동일대 귀금속조합을 통해 현재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있으며, 도씨가 잠적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를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