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자와 아키라....
이름만으론 나로써는 실감이 나지 않았던 감독이었습니다..그냥 주위에서는 대단한
감독이었다는 것 밖엔.. 하지만 총 7편중에 다보지는 못했지만 [거미집의 성]만을 보
고도 정말 멋진 사람이다란 걸 알았습니다. 피부로 느꼈다..
[거미집의 성]의 줄거리는 [맥베스]를 비교적 충실하게 따릅니다. 단지 무대를 중세
시대의 일본으로 옮겼지요. 전쟁에서 이기고 영주를 만나러 거미집의 성으로 돌아가
던 와시즈와 미키는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원령을 만납니다. 와시즈는 야심만
만한 그의 아내에 꾐에 넘어가 노인의 예언을 실현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와시즈
는 결국 영주를 죽이게 됩니다..
[거미집의 성]은 원작의 [맥베스]의 복잡한 요소들을 가지치기하듯 잘라버렸습니다.
마녀 셋은 원령 하나로 대체되고, 예언의 수도 축소되는 식이지요. 덕택에 영화는
아주 빠릅니다. 원래 짧고 빨랐던 원작보다 훨씬 스피디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영화는 원작의 깊이를 제거해버린 것일까요?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습니
다. [거미집의 성]은 [맥베스]의 각색물이 아니라 [맥베스]와 정면대결하는 영화니까
요. 이 영화의 단순함엔 고유의 미덕이 있습니다. 캐릭터의 복잡함과 개성을 지워버
리자, 주인공이 상대할 수밖에 없는 단순한 감정의 힘과 주제가 더 커지고 강해진 것
이죠.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거미집의 성]은 [맥베스]라는 텍스트가 품고 있는 비주얼
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뽑아낸 작품이기도 합니다. 숲들이 거미집의 성으로 움직이
는 장면이나 부하들의 화살에 맞아 죽어가는 와시즈의 거창한최후는 비주얼의 가능
성을 많이 보여준 것 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잠시나마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단 몇마디에 인생을 이렇게 망치는냐
라는 것인데 사람은 누구나 자기 분수에 맞게 살아야 될 것이고 욕심과 탐욕이 과하
면 망한다는 것은 불멸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그리고 자기 줏대를 가지고 열심히 살
고 자신을 단 몇마디에 잃어버리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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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자와 아키라 회고전-[거미집의 성]을 보고4316126 조현준
1조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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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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