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앤디 맛집나들이] 반포동 ‘갯벌낙지’
|
|
| ▲사진설명 : 박과 낙지,수제비가 어우러져 시원한 국물맛을 내는 갯벌낙지의 ‘박속 밀국 ’.
|
| |
입맛이 없을 때면 뭔가 칼칼한 양념이 그리워지는 법. 그 대표 음식중
하나가 낙지볶음이다. 벌겋게 볶는 식 말고 색다른 요리가 있다면
금상첨화. 서울 논현동 사거리에서 반포 IC 방면으로 가다 보면 만나는
갯벌낙지(02-548-8838)가 바로 그런 식당이다.
10평 남짓한 온돌방에는 8개 정도의 테이블이 놓여 있고 방 뒤편
주방에서 오물조물 요리를 만들어 낸다. 한자어로는 석거(石距), 혹은
장어(章魚)나 낙제(絡蹄)라고도 하는 낙지는 회, 국이나 찌개, 볶음,
튀김, 포 등 다양한 요리의 식재료가 된다.
충남 서산과 그 일대의 별미인 박속 밀국(1만5000원)은 박과 낙지,
수제비(또는 국수)의 3박자를 잘 맞춘 음식으로 속풀이에 그만이다.
무처럼 생긴 박속을 숭덩숭덩 썰어넣어 시원한 국물을 낸 뒤 감자, 고추,
무, 당근, 파 같은 야채를 넣고 한소끔 끓으면 살아 꿈틀거리는 낙지를
통으로 집어 넣어 익힌다. 칼칼한 고추 맛이 배어 있는 시원한 국물과
함께 야들야들 쫄깃한 질감이 살아 있는 낙지를 먹고 나면 남은 국물에
수제비를 띄워 주는데, 찹쌀로 반죽해서인지 푹 퍼지지 않고 탄력이
느껴진다.
수제비를 떠 넣기 전 다 익은 낙지 대가리를 잘라 먹물을 섞으면 국물이
진해지면서 단 맛이 난다. 양이 부족하다 싶으면 찹쌀과 흑미로 지은
밥을 주문해 이 식당의 또 하나의 별미인 고추장아찌를 곁들여 먹는다.
알싸하게 매운 맛에 짭쪼름한 간이 배어 밥 한 공기와 남은 국물을
바닥나게 만든다. 식사 전 술안주로는 집어먹는 재미가 쏠쏠한
산낙지(1만5000원)가 제격. 꿈틀거리며 용을 쓰는 산 낙지와 싸우면서
참기름 장에 찍어 입 안에서 오물거리면 술 생각이 절로 난다. 오후
5시부터 새벽 5시까지 영업하는 곳이다.
(강지영·앤디 새먼·부부음식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