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
동화작가 박 진 용
지난 토요일, 막내 여동생 외손자 돌잔치에 다녀왔다. 돌잔치 모바일 청첩을 받고 기쁘기도 했지만 걱정도 되었다. 결혼한 지 2년 지났는데 돌잔치라니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자녀가 결혼을 하지 않거나 했더라도 2세 계획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아들과 며느리 때문에 속이 터진다고 말하는 친구들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출산률은 11월 29일 자로 0.7명인데 1년 전보다 0.1명 줄어든 수치라는 보도가 있었다. 출산율 1명 미만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다고 한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국가 경제 위기뿐만 아니라 국가의 흥망이 달린 문제이다. 이러한 시기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돌잔치를 한다는 것은 여간 반갑고 기쁜 일이 아니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돌잔치 비용이라도 지원하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돌잔치가 소식이 마냥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바일 청첩장을 보고 제일 먼저 확인한 것은 날짜였다. 참석할 수 없는 날이면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 날은 특별한 약속이 없고 이해를 구하면 될 수 있는 지극히 사적인 일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 다음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돌반지 값을 알아보았다. 대뜸 40만원이 넘는다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비싸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 다음에 알아본 것은 돌잔치를 하는 예식장 음식 값이었다. 축의금을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다. 성인 식대가 1인당 5만 4천원이다.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리저리 클릭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
축하하는 마음이 먼저라는 생각에 짧은 축시를 하나 지었다.
아가야/ 방긋 웃는 네 얼굴/ 햇님이구나/ 달님이구나/ 별처럼 반짝이는/ 아가야/ 맑은 눈은 / 이슬 먹고 자란 보석이구나/ 까르르 웃을 때마다/ 피어나는 꽃/ 사랑이란다.
잘 아는 화백의 글씨와 그림을 족자에 받아 선물했다. 행사장에 걸어놓고 좋아하는 조카 내외를 보면서 행사 시간 내내 마음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