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남을 사랑할 수 없다
대화가 없이는 진정한 이해도 없다.
진정한 이해를 위해 우리는 먼저 자신과의 대화를 열어야 한다.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없다면 어떻게 타인과의 대화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사랑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을 사랑할 수 없다.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스스로를 친절하게 대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행동을 한다.
......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나와 남이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화와 맞서 싸워서는 안 된다.
화가 바로 나 자신이고, 내 일부이기 때문이다.
화는 사랑과 마찬가지로 유기적인 성격을 가진 감정이다.
우리는 화를 잘 보살펴야 한다.
그리고 화는 생물처럼 유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또 다른 유기적인 생명체로 변화할 수도 있다.
쓰레기가 비료가 되고 상추나 오이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자신의 화를 경멸해선 안 된다.
달날입니다. 또 한 주를 시작하는군요.
날씨가 풀린듯했는데 아침은 아직도 쌀쌀한 기운이 감돕니다.
교무실로 들어섭니다. 반가운 얼굴이 보입니다. 자기야입니다.
일주일 만행을 떠나신 일부님도 기다려봅니다.
그러나 명상을 시작할 때가 되어도 오지 않으십니다.
덕분에 오늘 아침 커피는 믹스커피입니다.^^
다 같이 둘러앉습니다. 교무실이 가득 찬 느낌입니다.
틱낫한 스님의 화라는 책에서 한 구절 읽고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오기 시작합니다.
지원, 준서, 다훈은 인사도 하기 전 운동장부터 들립니다.
이 축구는 매일 해도 질리지가 않나봅니다.
윤수가 무엇인가를 들고옵니다.
무거워 보입니다. 무엇이냐고 물으니 모른다며 민정이 것이라고 합니다.
민정이네에서 보내주신 김치인데 무거우니 오빠가 들어주었나 봅니다. 멋있습니다.
달날이면 다람쥐차에서는 진풍경이 보여 집니다.
효안이, 효건이, 에스보드를 타고 오는 현우까지 무엇인가 한 아름 안고 올라옵니다.
쌀입니다. 또 우리가 일주일을 보낼 쌀입니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먹어야겠습니다.
가족별로 아침 명상을 합니다. 한가족 모임 이야기도 나누고, 12시 기도 이야기도 나눕니다.
용현이가 어머니에게서 이식 받은 신장이 용현이 몸에 잘 자리 잡을 수 있게 또 우리 주변에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상처가 잘 아물 수 있기를 기도해보기로 합니다.
점심 밥모심을 하려면 아침에 쌀을 씻어 밥을 해야 합니다.
양을 조절해서 해도 조금씩 모자라거나 남는 경우가 있는데요.
모자라면 승보누나 가족을 가장 많이 찾습니다.
승보누나 가족에서 그 점을 의식이라도 했는지 평소에 7~8컵 하던 밥을 10컵을 합니다.
밥을 얼마나 먹을지 밥모심이 기대됩니다.
오늘은 소리샘과 마돈나가 보이시네요.
악기소리와 아이들 웃는 소리, 가을 바람 소리가 참 잘 어울립니다.
막내이모는 오늘도 소식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십니다.
아주 읽을 거리가 풍성한 소식지가 탄생할 듯 합니다.
12시 10분전 선생님들이 명상준비를 합니다.
수업이 일찍 끝나 놀던 친구들도 조용히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12시 음악이 울리니 다 같이 마음을 모아봅니다.
우리의 마음 모음이 따뜻한 기운이 돼서 차가운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습니다.
점심 밥모심입니다. 항상 이시간은 즐겁습니다. 다 같이 먹는 밥상의 힘 인 듯 합니다.
오후에는 한가족 모임을 합니다.
요즘 주변에 물건이 없다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주인 잃은 물건이 세 상자가 넘게 쌓여있음에도 찾아가는 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 같이 모여서 잃어버린 물건을 이야기하고 찾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기저기서 물건주인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 실내화가 두켤레로 늘어난 친구들이 많습니다.
주변의 물건을 잘 정리하는 습관을 연습해 봐야겠습니다.
아이들이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올라온 까만콩이 용현이 어머님께 전화를 드려봅니다.
그리고 소식을 듣습니다.
용현이의 경과나 어머님의 경과 모두 좋다하십니다.
어머님은 회복속도가 빠르셔서 일단 오늘 퇴원을 하셔서 순천으로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금요일까지는 서울병원에 아버님께서 계시고 어머님께서 몸을 추스르시고 금요일쯤 다시 올라가신다고 합니다.
용현이도 어제 관찰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여러 위험요소들 때문에 면회가 쉽지는 않다고 하시네요.
수술실 들어가기 전에는 산길동무 가족이 보냈던 편지를 못 보겠다고 하더니 수술 후에 보고 웃기도 하고 쑥스러워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어제부터는 일어나서 조금씩 움직이기도 한다고 하네요.
다행입니다. 용현이 어머님께서 다들 많이 걱정해주시고 마음모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시네요.
여기저기서 전화가 많이 와서 전화도 다 못 받아서 죄송하다고 전하시구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하십니다. 잘 지나가리라 믿어봅니다.
교무실에 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까만콩 책상 앞에는 창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창문너머에는 나무 한 그루가 서있지요.
몰랐는데 어느새 나뭇잎 색이 주황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가을입니다. 은행나무도 노란 은행잎을 떨어뜨리네요.
왠지 마음 한구석으로 바람이 쌩 통하는 가을입니다.
계절이 지나감을 느끼고 시간이 지나감을 느끼네요. 1
1월 첫날 앞으로의 기분 좋은 날들을 생각해봅니다. 웃음이 지어집니다.
모두들 이렇게 웃으면서 11월 잘 보내봤으면 좋겠습니다.
평화로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