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보일러 3사, 대리점 등 인프라 총동원 ‘수성’ 총력
대기업들, 자본력·에어컨 기술 앞세워 시장진입 시도
한전 인증 6곳 경쟁…가격·AS정책따라 판도 형성될듯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간 치열한 전쟁이 시작됐다. 기존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보일러 업체와 신규 시장을 찾아 발을 넓히려는 업체간의 대혈투다.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대성히트펌프 등 심야전기보일러 시장을 선점했던 업체들은 기존 자사 대리점과 인프라를 총망라해 자리 수성에 들어갔다.
반면 LG전자, 삼성전자, 오텍캐리어 등 신규 시장을 찾아 들어온 업체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에어컨 기술을 가미한 신기술로 히트펌프보일러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따라 축열식히트펌프시장이 현재 2강 1중 3약의 형태로 판이 짜였다. 2강은 기존 심야전기 보일러 시장에서 70% 가가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보일러다. 1중은 대성히트펌프 보일러로 지열 그린홈 보급률 1위를 바탕으로 업계판도를 바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에어컨 시장에서 심야 히트펌프보일러 시장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 오택캐리어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신규시장에 진입한 이들이 어디까지 자리를 선점할 수 있는지 귀추가 모이고 있다.
이들은 기술적으로 심야히트펌프보일러와 기존 에어컨 기술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즉 에어컨은 뜨거운 공기를 냉매를 활용해 차가운 바람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히트펌프가 차가운 곳에서 뜨거운 열을 만드는 것으로 오히려 냉난방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35% 이상의 심야보일러 시장 점유율과 국내 최대의 유통·서비스망을 활용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경동은 지난 4월부터 전국 대리점과 전문 시공인을 대상으로 제품 교육을 진행하는 등 밀착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오택캐리어 관계자는 “히트펌프보일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 그간 캐리어만의 에어컨 원천 기술로 인버터 하이브리드 보일러를 탄생시켰고 지난 2011년 제품 개발 후 차원 높은 기술 실현을 위해 3년간 꾸준히 실험과 개선과정을 거쳐왔다”며 제품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1라운드의 총성이 울렸다. 올해 싸움은 전체 시장과 비교하면 그리 크지 않다.
올해 한전이 제시한 보조금은 총 75억으로 3000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내년부터 연간 1만대 이상 설치 지원금이 지원될 예정이고 앞으로 교체 물량에 따라 약 3~5조원의 시장이 펼쳐질 전망이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올해 벌어질 1라운드의 결과에 따라 차기년도부터 한전의 지원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또 기존 한전이 인증한 6개사 외에 또 다른 업체의 시장진입에 이어 시장포기가 잇따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시장이 크다 보니 새롭게 진입하려는 업체들이 기술개발을 마치고 한전 인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지만 올해는 한전에서 인증받은 6개 업체 위주로 심야 히트펌프보일러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도 대기업들이 보일러 시장에 발을 붙인 적이 있지만, 당시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이내 포기해버린 전력이 있다”며 “이번 히트펌프보일러 시장에서도 대기업들이 간을 본 후 발을 뺄 가능성도 있지만 시장진입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더 높아 기존 보일러업체와 대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덧붙여 “한전으로부터 인증받은 6개사의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의 스펙은 거의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정도”라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히트펌프보일러의 가격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가격정책과 설치지원방향, 그리고 A/S 정책에 따라 시장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는 냉매를 압축시켜 저온의 열(10~30℃)을 고온(80℃)으로 만들어 난방하는 보일러를 말하다. 이번 보급사업은 심야전기 보일러사업을 대체하기 위한 사업이다. 과거 한전은 남아도는 심야전기를 이용하기 위해 농어촌에 심야전기보일러 보급사업을 진행해왔다.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심야전기보일러는 2012년 기준 전국 56만 2000대에 달한다. 그러나 심야전력을 이용한 난방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다 보니 전력피크기에 전력수급 불안요소로 작용했다. 결국 한전은 심야전기보일러를 효율이 2~3배 높은 히트펌프 보일러로 교체해 전기사용량을 절감하고 전력피크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수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심야전기보일러가 히트펌프 보일러로 교체될 경우 그 경제효과가 상당하다. 1대당 가격이 평균 1000만원에 달하고 기존 심야전기보일러가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로 교체될 경우 약 3~5조원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보일러 업계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격대가 높다 보니 정부보조금은 필수. 한전은 올해 3000대에 약 75억원의 설치지원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연 1만대 이상에 설치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용량에 따라 10kW에는 200만원, 15kW에는 250만원이 지원된다. 현재까지 한전으로부터 제품 인증받은 업체는 경동나비엔, 오텍캐리어, 귀뚜라미, 대성히트펌프, 삼성전자, LG전자 등 6개 업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