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 돼지-인간 장기 이식 길 열었다
돼지의 레트로 바이러스(PERV)가 사람 몸에서 거부반응 , 유전자 가위로 PERV 복제하는 62개 염기서열 잘라내
유전자 가위' 기술로 돼지 장기를 인간의 몸에 이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조지 처치 하버드 의대 박사 연구팀이 유전자 가위 기술로 돼지 세포의 DNA를 인간의 몸에 적합하도록 변환하는 데 성공해 인간의 장기 이식 분야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 등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돼지의 장기는 인간의 장기와 가장 비슷하다. 그러나 사람의 몸의 직접 이식하진 못했다. 돼지의 세포 속 레트로 바이러스(PERV: porcine endogenous retrovirus)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를 감염시키고, 면역 체계를 파괴한다.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돼지 세포에서 PERV를 복제하는 62개의 염기서열을 잘라냈다. 그 후 돼지 세포가 인간의 세포에 안전하게 이식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돼지 세포도 살아있었고 거부 반응도 일어나지 않았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게놈(genome)에서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기술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은 효소를 이용해 특정 유전자가 있는 DNA를 잘라내는 것으로 지금까진 6개의 염기서열을 잘라낸 게 최고 기록이었다. 하지만 처치 박사 연구팀은 62개의 염기서열을 깔끔하게 잘라내는 데 성공했다.
처치 박사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 가위 기술의 혁신적 기록일뿐만 아니라 동물과 사람간 이식 분야에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에든버러대 사라 찬 박사는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보장됐다 하더라도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충격과 문화적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의학 기술을 크게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