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이스탄불 1 - 술탄아흐멧 거리에서 군악대를 보고 보스포루스해협으로!
6월 4일 실크로드의 종점 인 터키 이스탄불 그랜드바자르 에서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시장안에 수없이 난 미로와도 같은 길을 걸으며... 유리, 보석, 금속공예 며
옛날 의복과 민속 의상이며 유리그릇 등 전통 공예품 들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옵니다.
그랜드바자르 에서 술탄아흐멧 Sultanahmet 은 트램으로 2구역이라 천천히
걸으며 물담배 시샤 며 히잡을 쓴 여인들과 레스토랑의 예쁜 장식들을
구경하는데 술탄아흐멧 사원 에 이르는 거리의 도중에 독특하게 생긴
아름다운 건물이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여긴 아마도 묘지 인가 보네요?
그때 저 멀리 술탄 아흐멧 사원 앞 광장에서 들리는 물보라 소리는 도시의 열기를
식혀 줍니다!!!! 술탄 아흐멧 광장 에는 나무와 꽃들이 잘 어우러지고
이런 저런 모양의 분수 도 아름다운데... 무엇보다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도 없습니다.
그 때 왁자지껄하며 군중이 내는 열기와 함께 저 멀리서 들려오는 취타대 의
악기 연주 하는 소리가 우리 귀에 잡힙니다! 예전에 내가 근무하던
여학교에 취타대 가 있어 대마도 아리랑 축제 며 오사카 통신사
행열에 참여한 경험이 있기로....... 이 소리는 내 귀에는 익숙한 터이네요?
해서 바로 달려가니 옛날 오스만 터키 군복 을 입은 군악대 가 관광객을 상대로
연주를 하는 중인데.... 우리네 아리랑 처럼 흥겹기 가 짝이 없습니다.
음악도 좋고 깃발이며 악기로 절도 있는 동작도 볼만한데.... 그런데 이
고적대들의 복장 을 보노라니..... 불현듯 "예니체리 Jeniceri " 가 떠 오릅니다!
입술 위에만 수염을 기르고 청색 및 암청색 치마에 붉거나 노란 로브로 된 돌라마 라는
군복에 45cm 에 이르는 뵈르크 라는 흰색 머리 보호대 를 두른 군인들 이지요?
동로마 비잔틴제국 이 동방을 호령하던 시절 멀리 당나라에 패하고 분열된
서돌궐 이 서진하여....... 족장 셀주크 인솔 아래 투르크 라는 이름으로 결집합니다.
셀주크 족장이 이끄는 투르크족이 중동을 제압하자.... 유럽에서 십자군이 파병 되었지요?
셀주크 투르크 후예인 오스만 1세가 1299년 소아시아 부르사 에서 오스만 투르크 를
세우는데 1,360년 무라드 1세 는 소아시아에서 동로마 비잔틴을 축출 하고는 바다를
건너 콘스탄티노플 서쪽 트라키아를 정복하고는 수도를 유럽땅 아드리아노플 로 옮깁니다.
이 과정에서 발칸 반도 기독교인 가정의 소년 들을 포로로 혹은 징용하여 이슬람 가정
에서 종교와 예절 을 가르친 후에 기독교도에서 이슬람교도로 개종 시킨후
혹독한 훈련을 거쳐 알라와 술탄 에게만 충성하는 예니체리 부대 를 창설했으니
가톨릭 신부 처럼 평생 결혼을 하지 못하고 수도승 처럼 오직 술탄에게만 충성 합니다!
예니체리중 전공이 뛰어난 자는 고위관직으로 출세 하니 부러움을 사기도 했는데
무라드 1세를 이은 술탄 바예지드 가 콘스탄티노플을 공략하려 할 무렵
느닷없이 동방에서 나타난 몽골의 후예 티무르 에게 소아시아 앙가라에서
일격을 당하고는 오스만투르크의 술탄이 포로 로 잡히는 바람에 잠시 주춤 합니다.
이후 예니체리 부대 를 강화하여 1389년에는 코소보에서 세르비아 대군을 격멸하고
이어 7대 메흐메드 2세 는 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함락 해 비잔틴 제국 을
멸망시킵니다! 오스만 투르크군 은 오스트리아 까지 진격해 빈 을 포위했던
것이니 그 선봉에 예니체리 가 서 있었는데 오늘 고적대 복장 이 바로 저들 이네요?
이윽고 고적대 가 톱카피 궁전 으로 행진을 시작하니 관광객들이 긴 행열 을 이루어
그 뒤를 따르는 데..... 마치 무슨 축제 장면 을 보는 듯 합니다.
그러고는 터키 현지인 가족이 모여 있는 의자에 앉았기로 옆자리 천진난만
해 보이는 아기를 보고 있었더니...... 이슬람 터키인 부인 이 먼저 말을 걸어 옵니다?
서툰 영어 로 이스탄불은 이번이 세번째 방문 이라고 하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네요!!!
해서 터키인 가족 들과 함께 사진촬영 을 하고는 일어나 주변 거리를 구경합니다.
술탄아흐메트역 에서 트램 을 타고 귤하네를 지나 2정거장 시르케지 역에서 내리는데
보스포러스 해협 배를 타자면 한 정거장 더 가서 에미노뉴 에 내려야 하지만....
오리엔트 특급 의 종점인 붉은 벽돌의 시르케지 기차역 을 보고 싶은 마음에 내립니다.
시르케지 역 에 내려 에미노뉴 부두 까지 한정거장을 걸어 가기로 하고는
오른쪽에 보이는 시르케지 기차역 은 그 오랜 세월을 견딘
탓에 세월의 무게를 지고 있는양 고풍스러운 우아한 자태 로 여행자를 반깁니다.
1870년대에 미국에 유학한 벨기에의 나켈마케르 는 새로 나온 풀턴식 침대 기차 를
보고 각 민족과 나라로 갈기갈기 나뉘어진 "유럽을 침대차로 여행" 하는 꿈을
꾸었다는데 꿈은 이루어졌으니... 마침내 1883년 오리엔트 특급 은 런던 을 출발합니다!
런던 에서 파리 - 부다페스트 - 아테네를 거쳐 이스탄불 에 도착하는데 도버해협이야
배로 건너 칼레 에 도착해 다시 기차를 탔겠지만 여기 종점역 이름 을 오스만터키식
이스탄불이 아니라.... 비잔틴 제국 시절의 "콘스탄티노플" 로 했던게 의미심장하네요?
3,200km 에 이르는 길을 80시간 에 걸쳐 달리는데 당시는 산적이나 강도 의 위험이
매우 컸기 때문에 여자는 승차할 수 없었고 남자들도 권총 을 휴대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스탄불 에 도착해 4일간 머물다가 돌아가는 기차를 타는데..... 마땅한
숙소가 없어 급히 페라 팰리스라는 호텔 을 지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영업중 이라나요!!!
이 호텔에 추리 소설 작가 인 아가사 크리스티 가 머물면서 이스탄불에서 프랑스 칼레 로
가는 기차를 무대로 소위 "오리엔트특급 살인사건" 이라는 소설 을 썼던 것입니다.
그녀는 "나일강 살인사건" 이라는 소설도 쓰게 되는데... 몇년전 봄에 카이로 기자역에서
여기 오리엔트 특급을 본떠 만든 나일 특급 을 타고 밤을 새워 달려서는....
아스완역 에 내려 펠루카를 타고는 소설의 무대인 "올드 카타렉트" 호텔을 본적이 있네요!
한 정거장을 걸어서 에미노뉴 부두 에 이르니 고등어 케밥 을 만드는 리어카도 보이니
오늘은 아시아 와 유럽을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 으로 가는 유람선 을
타려는데, 여기 부두에 있는 배들은 대개는 아시아 위스큐다르 로 가는 배 들 입니다.
보스포러스 해협 으로 가는 배는 갈라타 다리 옆에서 타는데 요금은 3천원 정도
라서 그리 비싸지는 않는데..... 종점인 흑해 입구 아나돌루 카바으 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루멜리 히사르 에서 되돌아 오는 배가 있으니 잘 보고 타야 합니다!
유람선 배에 오르니 제복을 입은 승무원이 주스를 건네주어 서비스가 괜찮다고 받아서
마셨더니 왠걸 2천원이 넘는 돈을 내랍니다? 배 값이 왕복에 불과 3천원 밖에 안하니
싸다고 했더니... 여행중에는 항상 " Free? "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 것을!!!!
유람선 배가 출발하고서는 조금후에 오른쪽 아시아 위스큐다르 앞에 조그만 섬 과
탑 이 보이는데..... 이른바 크즈 쿨레시(처녀의 탑) 인가 보네요?
크즈(처녀) 쿨레시(탑) 는 지방 태수의 딸이 16세가 되기 전에 독사에 물려
죽는다는 점쟁이의 예언 을 듣고 태수는 딸을 섬의 탑안에서 격리된채 살게합니다.
세월이 흘러 16세가 되는 생일 을 맞아 무사히 재앙을 피한데 안도한 태수가 축하
하며 딸에게 과일바구니 를 보냈는데..... 그속에 독사가 숨어 있어 물려
죽고 말았다나요? 실제로는 12세기에 비잔틴이 만든 요새 로 배들로
부터 통행세 를 받기위해 지었다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저런 전설 이 생겼나 봅니다.
섬 건너편이 "위스큐다르" 인데 그리스 식민도시 이래 긴 역사를 가진 곳으로 술레이만
대제가 딸을 위해 시난이 건축한 이슬람 사원 인 미흐리마흐 자미 가 있는 곳 입니다!
하지만 내게는 어릴적에 들은적이 있는 "위스크 달라~" 라는 애절한 노래 곡조 가 생각
나는데...... 6.25때 파병된 터키군 들이 한국에서 즐겨 불렀던 노래라고 하네요?
위스크다르 가는 길에 비가 내리네, 님의 외투자락이 땅에 끌리네.....
우리 사랑 누가 막으리~ 위스크다르 가는 길에 손수건을 놓았네,
님을 위한 손수건에 사랑을 담았네....... 내 님은 어느새 옆에 있네~
저 노래는 전쟁터에서 무사히 살아서 고국으로 돌아가 고향 처녀 를 만났으면 하는 병사들의
간절한 바램일진대 1만 5천명이 6.25전쟁에 참전해 천명 이상이 죽고 3천명이 부상당한
그런 은혜를 입은 우리는 정작 기억하는 이도 없이 까마득히 잊어버렸으니 민망해서 어쩐다?
그러고는 왼쪽으로 이스탄불의 새 궁전 돌마바흐체 가 해안에 길다랗게 모습을 드러
내는데..... 유럽 양식으로 건축된 큰 샹들리에가 볼만한 궁전 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 하는 높고 거대한 보스포르스 대교 가 보이는 데,
왼쪽인 유럽쪽에 보이는 모스크 가 오르타쿄이 자미 인 것 같네요?
오른쪽인 아시아에도 모스크와 아름다운 건물들이 늘어선 모습을
보는 데... 그러나 별장 처럼 예쁜 집들은 주로 유럽쪽 언덕 에 더 많이 보입니다.
배가 출발한지 4~50분이나 지났을까요? 다시 보스포러스 해협에 걸린 두번째 다리인
피티대교 가 보이고 왼쪽으로 거대한 성채 "루멜리 히사르" 가 보입니다! 그리고
맞은편인 오른쪽 아시아쪽에는 그에 대응하듯이 "아나돌루 히사르" 가 보이는데
여기서 히사르 는 요새나 성채 를 말하고 루멜리는 유럽, 아나돌루는 아시아 란 뜻입니다.
오스만 터키의 메흐멧 2세 가 동로마 비잔틴 제국의 쪼그라든 영토의 수도 콘스탄티노플
공략을 노리고 1452년에 불과 4개월만에 건설했다는데 요새는 해변에서 산 등성이
까지 타원을 그리며 축성되었으니 사람이 늙듯이 제국도 세월이 가면 노쇠 하는 것일까요?
유럽 천하를 제패한 로마제국 도 서쪽은 게르만의 침입으로 파괴되고 동로마 비잔틴
제국 은 그래도 천년세월을 버텨왔건만 아시아의 이슬람 신흥세력이 몰려와서는....
코 앞에 저런 요새 를 건설해도 유럽 여러 왕국의 지원이 없으니, 비잔틴제국 은
쇠약한 힘으로는 수수방관 해야 했으니...... 그 참담함과 무력감 을 어찌 말로 다할까요?
우리 배는 잠시 정박했다가는 다시 출발하여 보스포루스 해협 을 천천히 거슬러
흑해 쪽으로 나아 가는 데..... 유럽과 아시아 양쪽의 집들이
부호들의 별장 인양 너무도 크고 아름다우며 개성있게 지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과 아시아 양대륙에 걸친 다리 로 자동차가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두 대륙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피부로 느끼는데 에미노뉴 를 출발한지 1시간 반이나 되었을까?
종점 아나돌루 카바으 에 내리니 생선을 튀겨 파는 레스토랑 과 기념품가게가 즐비합니다.
배에 타서는 음료값 바가지 쓴 벌로 점심은 굶기로 하고 아나돌루 요새 로 올라가는데 길을
잘못 들어 시골 농가를 지나니 외출때는 늘 머리에 히잡을 두르던 여인 들이 자기집
채마밭에서는 생머리로 괭이질을 하고 있는게 오히려 생소하게 보이는데 힘들여서
올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 정상에 이르니 양대륙의 끝 이 보이고 그 너머는 흑해 입니다.
러시아 흑해 로 부터 보스포루스 로 진입하는 화물선이 눈에 들어오는데 크림반도에서 출발했을까요?
문득 1853년에 일어난 크림전쟁 Crimean War 이 떠오르는데 오스만 투르크 를 향한 러시아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해 영국· 프랑스· 프로이센· 사르데냐 연합군이 터키를 도와 크림반도와 흑해에서
러시아와 싸운 전쟁으로 백의천사 나이팅게일 이 야전병원 에서 활동해 간호학의 발전을 가져왔나요?
언덕에서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분 둘 이 먼저와 있기에 인사를 나누는데 부산에서
중학교 교사로 있다며..... 경상도 사람은 처음 만난다며 반색 을 합니다.
하룻밤에 두사람이 25달러에 있다가 15달러에 숙소 를 새로 잡았다는 얘기를 듣고
어찌 그다지도 싼 숙소 가 있는지 궁금한데..... 옆자리에 현지인이 4~ 5명 자리를 폅니다.
자리를 펴고 둘러앉은 터키인들이 수박을 먹으라고 건네주어 얼떨결에 받아 먹습니다.
잠시후 여선생에게 차 한잔 을 또 권하는 데, 포..... 무어라는 소리를 듣고
얼굴 모습이 일그러지면서 묘한 웃음을 지으며 달러 를 꺼내는게 아닌가요?
그렇게 조심을 했는데도....... 결국은 또 바가지 를 쓰는구나....... 하는 느낌 말입니다.
그러니 터키인들이 당황하여 손사래를 치고.... 경위인즉 차에 각설탕 을 주니 여선생이
비만을 염려해서인지 하나만 받아 넣으니 현지인이 여기서는 네개를 넣는다고
포.... 하는 것을 차 값이 4달러 라 하는 줄 알았다나요? 오해 를 깨닫고는
급히 사과 를 하네요! 그러고는 다시 배를 타고는 이스탄불 에미노뉴 로 돌아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