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투는 말랑 북서쪽으로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해발 800미터) 고원 도시다. 놀이공원, 동물원, 박물관, 패러글라이딩, 폭포 등이 있는 휴양, 관광 도시로 유명하다.
우리는 말랑에서 일일 투어로 다녀왔다. 이틀 동안 같이 다녔던 기사와 말랑-바투 일일 투어를 계획했는데 바투에서 시간을 많이 소모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바투 일일 투어 + 말랑 저녁 식사가 되었다.
2024.1.14
제일 먼저 간 곳은 따만 랑잇(Taman Langit) 전망대, 바투 시내가 내려다 보이고 멀리 아르주나 화산이 보이는 높은 언덕이다. 패러글라이딩을 탈 수 있는 Wisata paralayang과 붙어 있다. 전망도 좋지만 곳곳에 포토 스팟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 놓았던지... 철사(?)를 주재료로 만들어 놓은 장식물들도 수준이 꽤 높아 보였다.
입장료는 25리부.
다음으로 간 곳은 산테라 식물원(Florawisata Santerra). 넓은 꽃밭을 아름답게 가꾸어 놓은 곳이지만 식물원보다는 놀이공원에 가깝다. 한산했던 랑잇 전망대와는 달리 표 사려고 줄을 선 사람이 굉장히 많다. 외국인은 거의 보이지 않고 대부분 내국인들이다. 입장료는 35리부, 물론 놀이기구를 타는 비용은 별도. 자유이용권도 있는 모양인데 우리는 뭐, 한 가지 타보는 걸로 만족.
구경하며 다니다가 갑자기 한글 간판이 보여서 놀랐다. 리틀 서울이란 테마 거리다. 한복 빌려입고 사진찍는 데도 있네. 한류 한류 하더니 이 정도씩이나?
세 번째로 간 곳은 자띰 파크 2라는 이름의 동물원. 자띰이란 자와 띠무르(Jawa Timur. 동부 자와)를 줄인 말로 말랑과 바투가 속해 있는 주 이름이다. 주립 동물원? 전체를 볼 수 있는 입장료가 150리부이다. 그런데 이 동물원, 넓어도 너무 넓다. 처음 보는 동물도 있고 오랜만에 보는 동물도 볼 수 있어서 좋기는 했는데, 이쪽 저쪽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보니 (중간에 푸드코드에 앉아 음식을 먹으며 쉬기도 했건만) 체력이 바닥이 날 지경이다. 다행히 한쪽 구역에는 전기차 미니 사파리 코스가 있어서 (10리부 별도) 포기하지 않고 대충 돌아볼 수 있었다.
유명한 자동차 박물관도 있다지만, 충분히 지친 우리는 (시간도 많이 지났고) 말랑으로 돌아가기로 했고 평점이 좋은 한식당(ChefKim)을 목적지로 삼았다. (우여곡절 끝에 식당을 찾은 후) 기사에게 같이 먹자고 권했지만 한식을 싫어한다는 말까지 하면서 끝내 사양했다. 그러면 집에 가라고 오늘 투어비에 팁을 얹어서 800리부를 주었더니 우리가 저녁을 먹을 동안 (조금 떨어진 골목에 주차해 놓은) 차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기사의 고집을 꺾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바로 집으로 가지는 못했다. 차까지 갔다가 우리가 동물원 앞에서 샀다가 차 안에 두고 내린 사과 봉지를 챙겨가지고 왔다.) 3일 동안 고마웠어요. 바이바이.
식당 이름에 Kim이 들어가긴 했지만, 한국 사람은 아니고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란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이다. 맛있다. 그리고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 여행 중에 굳이 한식을 찾아다니지는 않지만, 이렇게 맛있게 먹으면 그것도 좋은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