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수업을 하러 간다
높은 가을 하늘이 시 공부하러 가는 월요일 아침을 기분 좋게 한다.
늘 들뜬 기분으로 오시는 시우님들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
2주만에 뵙는 교수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수업을 시작했다.
<창조성의 열쇠>로 시작하셨다.
<창조선의 열쇠>
창조성은 타고난 본성입니다.
누구나 가진 재능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하지는 못합니다.
왜냐혀먼 그 열쇠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창조성의 열쇠는 바로 '의지'입니다.
지식에서 창조성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의지가 있으면 우리의 뇌는 방법을 찾습니다.
방법을 찾는 과정이 창조성을 발휘하는 순간입니다.
창조성을 원하다면 의지를 가지면 됩니다.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주는 말이다. 의지가 강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의지가 약해지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오늘은 처음으로 교재를 가지고 시가 무엇인지를 설명을 해 주셨다.
'시'란 무엇인가?
시는 상상의 세계로부터 온다.
옛 성현들은 시를 무엇이라 표현했는지 알아보았다.
시는 '思無邪'(생각에 사악함이 없는 것이다) (논어 위정편)
시는 '言志'(시는 뜻을 말하는 것이다) (서경 순전편)
시는 율어(律語)에 의한 모방이다.(아리스토텔레스)
시는 운율적 구문이며 쾌락과 진리를 결합시키는 기술이다. (사무엘존슨)
시는 상상 위에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의 언어이다(맥컬리)
시는 가르치고 즐거움을 주려는 의도를 가진 말하는 그림이다.(시드니)
시는 음악적 사상이다.(셀리)
시는 상상과 정열의 언어이다.(해즐리트)
-
-
-
시는 개성의 표현이다.(엘리어트)
시는 언어의 건축이다'.(김기림)
시는 오직 상상의 언어다. 상상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다른 여러 생각과 감정에 의하여 무한한 형상과 힘의 화합으로 빚어진 그대로를 나타내는 능력이다.(해즐리트)
시의 3요소는 음악성(운율), 회화성(이미지, 영상, 그림) 의미성(철학, 교훈, 뜻, 깨달음)인데, 위에 있는 시의 정의들을 보면 3요소 중에 어떤 부분을 강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이런 내용에 잘 맞는 잘 쓴 시를 소개하셨다.
안경, 잘 때 쓴다
-유안진(1941~ )
자기 전에 안경을 닦는다
책 속에 꿈이 있는 줄 알고
책 읽을 때만 썼던 안경을
총기가 빠져나간 눈에
열정이 빠저나간 눈에
덧눈으로 씌운다
잠은 어두우니까 더 밝은 눈이 필요하지
감긴 눈도 뜬 눈이 되어
지나쳐버리는 꿈도 놓치지 않게 되고
꿈도 크고 밝은 눈을 쉽게 알아볼 것 같아
자투리 낮잠을 잘 때도 반드시 안경을 쓰는데
꿈이 자꾸 줄어드니까
새 꿈이 안 오니까
꿈한테 더 잘 보이려고
멋진 새 안경을 특별히 맞췄는데
새 안경이 없어졌다.
다리는 새 걸로 바꾸지 말걸 그랬어.
중앙일보. 2011. 3.14(월)
제목부터가 독창적이며 매력적이다.
안경에 대한 시를 쓰라고 숙제를 내 주셨다. 진리의 안경, 사랑의 안경, 마음의 안경------
이어서 시는 창조적 사고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 머리 속에 폭풍을 일으켜야 한다 :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
우리들 무의식 속에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방법이다.
- 대머리에게 삼푸를 파는 방법에 대해 브레인 스토밍하기 -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창조적 사고이고, 그것이 바로 시이다.
* 사물을 보는 시각의 차이 : 그 아홉 가지 유형
① 나무를 그냥 나무로 본다.
② 나무의 종류와 모양을 본다.
③ 나무가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가를 본다.
④ 나무의 잎사귀들이 움직이는 모양을 세밀하게 살펴본다.
⑤ 나무속에 승화되어 있는 생명력을 본다.
⑥ 나무의 모양과 생명력의 상관관계를 본다.
⑦ 나무의 생명력이 뜻하는 그 의미와 사상을 읽어본다.
⑧ 나무를 통해 나무 그늘에 쉬고 간 사람들을 본다.
⑨ 나무를 매개로 하여 나무 저쪽에 있는 세계를 본다.
①~④는 겉모양, 즉 외형적인 관찰, 사실적인 묘사인데, 그 중에 ①, ②는 정적인 것을, ③, ④는 동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⑤~⑨는 내면 즉, 비가시적인 것을 묘사하여 시를 한 단계 상승시킨다. ⑤~⑦은 보이지는 않지만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내용이고, ⑧, ⑨는 정답이 없이 이야기를 상상으로 만드는 것으로 시의 품격이 올라간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점점 좋은 시, 고품격의 시가 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시간이 지나 즐거운 간식을 먹는 시간이 되었다.
오늘도 옥희, 김영주표 과일, 허복례표 꽈베기, 박연자표 음료수, 채기병표 수미감자로 풍성한 식탁이 되었다.
2교시에는 좋은 시란 어떤 시인가를 ‘나무’라는 시를 통해 공부하였다.
나무(TREES) - 조이스 킬머
나는 결코 볼 수 없으리
나무처럼 사랑스러운 시를
굶주린 입으로
단물 흐르는 대지의 젖가슴을 물고 있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
잎새 성한 팔을 들어 기도하는 나무
여름이면 머리에
방울새 둥지를 얹고
가슴엔 흰 눈이 내려앉고
비와 함께 다정하게 살아가는 나무
시는 나같은 바보에 의해 쓰여지지만
나무는 하느님만이 만들 수 있네
* 조이스 킬머(Alfred Joyce Kilmer : 1886~1918)는 미국의 시인.
1913년에 발표한 <나무>라는 시 한편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886년 뉴저지 주 태생의 이 시인은 첫 시집 '나무와 그 외 시들'을 1914년 발표하고는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군에 지원, 프랑스에서 작전수행 중 사망하였다. 시집에 'Trees and Other Poems'가 있다.
조이스 킬머의 손자는 조이스 평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According to my Dad, Joyce Kilmer's eldest son, Joyce was writing about trees in general, not about any particular tree. Joyce was living in Mahwah, New Jersey, at the time he wrote the poem (February 2, 1913)." (조이스 킬머의 맏아들인 나의 아버지에 의하면 할아버지는 어떤 특별한 나무를 쓴 것이 아니라 세상에 흔히 있는 나무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할아버지는 뉴저지 주의 Mahwah에 살고 계셨는데 그 때 1913년 2월 2일 이 시를 지으셨지요."
이 시는 나무의 의미성, 음악성, 회화성이 잘 나타난 시로 ‘나무=시’라는 은유법을 사용하여 시를 썼다.
마지막 연이 가장 잘 쓴 연이라고 하셨다. 킬머는 겸손한 표현을 사용하였지만 하느님은 나무를 창조하고, 자신은 시를 창조한다는 내용으로 하느님과 같이 창조를 한다는 즉, 신 다음에 나라는 자부심과 자존감이 드러난 시이다. 시인의 자부심이 드러나는 시이다.
마직막으로 학생 작품 감상 시간이다.
김경숙샘이 처음으로 제출한 작품을 보면서 시작 배경을 들었다.
어머니와 재봉틀
김경숙
잩붉은 동백(冬柏)꽃
촘촘한 오죽(烏竹) 참빗
반짝이는 정수리에
쪽 지어 꽃은 은비녀
하이얀 모시적상
정갈한 자태
앞섶 곡선이 흐르고
그 끝에 빛나는 뾰족한 코
7월 백중이 돌아오면
일꾼들 휴가가 시작되고
어머니는 새 옷을 지어
선물하는 날이다
틀 틀 틀......
재봉틀 소리
그 곁에서 낮잠자는
단발 소녀의 평화
지금은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까
먼지 낀 재봉침에
뿌옇게 이슬이 맺힌다
김경숙 샘의 시는 명사로 끝나는 연이 많은데, 명사로 끝나는 표본적인 시가 박목월의 '그네'(1940년 발표)라며 소개해 주셨다.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조지훈과 박목월이 서로 사이가 좋아 시를 주고 받았다.
조지훈의 완화삼(玩花衫)에 대한 화답의 시가 나그네이다.
조지훈은 완화삼에서 "술 익는 강마을에/ 저녁 노을이여!"라고 썼는데 박목월이 이부분이 마음에 들어 갖다 쓰겠다고 하면서 화답시로 보냈다. 후에 박목월의 시가 훨씬 유명해졌다.
오늘 당첨되신 김경숙샘께서 맛있는 점심까지 사주셨다. 점심 사실 분들이 줄을 서 계신다.
합평회는 허복례샘의 사회로 9명이 모여서 총 6편의 작품을 보았다. 김종근샘의 '인생 뭐가 중한디', 박연자샘의 '창밖에 함박눈 내리고', 채기병의 '부끄러운 가을', 김영주샘의 '꽃비', 김유미샘의 '가야할 때', 그리고 최영희샘의 '스페인 기행문' 순으로 살펴보았다.
오늘은 시는 상상의 세계로부터, 창조적 사고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배운 뜻깊은 날이다.
10월은 추석을 낀 장기간 연휴로 앞으로 2주간 수업이 없다.
10월 중순에나 만나야 할 텐데, 찬바람이 더 불 것 같다. 그동안 가족들과 보낸 따뜻한 마음을 품고 와서 나누면 좋겠다.
첫댓글 채기병선생님 덕분에 가천시창작반 문우님들은 모두 우등생이 되겠어요!
정말 복습 잘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등생이 되면 좋지요.
모두에게 복습시켜주셔서
효과가엄청기대됩니다~^^
너무애쓰셨구요 이제두주는편히쉬십시요
아쉽네요 샘글못봐서~
수고하셨읍니다~
복례샘~
살림맡아하시느라 수고하셨구요 ~
역시 두주는편히쉬십시요~ㅎㅎ
유미 샘을 못보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좋은 시 많이 써오세요.
김경숙 선생님의 첫 작품을 잘 감상했습니다.
늘 수고하시는 채기병, 허복례, 홍긍표 선생님 감사합니다.
가천반 모든 학생 여러분, 행복한 추석 명절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랜만에 뵈니 반가웠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추석 명절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