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인』(16호), 2024년 겨울호. 2024년 12월 1일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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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의 시집 『황색예수 2』는 제3부로 구성된 연작 시집이다. 각 부는 그 자체로 독립된 시집 형식을 띠면서 전체적으로 한 권의 시집을 이룬다. 따라서 시집은 전체를 읽어야 하겠지만, 각 부로 나누어 읽을 수도 있다.
시인은 시집의 서문에 해당하는 ‘시인의 말’에서 “40여 년 전 『황색예수』는 신약 위주이고 아무래도 시간적이었다”면 “『황색예수 2』는 무척 공간적이면서 구약까지 품으려 했다”라고 소개했다. 시집에 수록된 시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진술인데, 실제로 시집은 다르게 읽힌다. 시인이 공간적인 면을 의도적으로 추구했지만, 시 장르 자체가 시간적인 예술이기에 그 특성이 우세한 것이다. 그렇지만 시인이 추구한 공간적인 면은 시간적인 면과 결합 관계를 이루어 작품 세계를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모더니티를 지향하는 현대시가 공간성을 부각하듯이 시인이 추구한 공간적인 면은 작품 세계를 확대시키고 있다.
시간과 공간적인 면이 지배하는 시집에서 음악적인 면이 함께하는 점 또한 주목된다. 음악 역시 조각이나 회화나 건축 등의 공간예술과 다르게 시간 예술에 속한다. 그렇기에 시간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데 음악은 유용하다. 음악은 시간을 담은 시가 정지되지 않고 움직이게 한다. 음악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그에 따른 주제를 추구한다. 이렇듯 『황색예수 2』는 시간, 시간과 결합한 공간, 시간과 공간을 움직이는 음악의 관점으로 읽을 수 있다. 시간의 범주에는 시인의 일상과 역사, 그리고 죽음이 들어 있다.
- 맹문재, 「시간과 공간과 음악의 연작 시집」(김정환 시집, 『황색예수 2』, 문학과지성사, 2024)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