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드라마이기를 바랬다.
용산과 여의도 세트를 만들어 놓고 비상 전시를 가장해서 '계엄'선포 상황을 연출하고
대처하는 용산과 국회와 국군과 경찰의 합동 연습!
그런데 드라마 촬영이 아니다.
2024.12.3 10시 30분, 그 시각에 대통령이 주도한 계엄이라니 미쳤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계엄을 선포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경제에 올인해 나라의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매진하고 전력투구해야 할 대통령이 스스로
나락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무엇을 얻으려 한 것인가? 대통령인데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자신의 안위? 그것도 보장할 수 없는 계엄인데 무슨 연유로 계엄을 선포한 것인가?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이 상황을 이해할 다른 방도는 없다. 그냥 미쳤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성격파탄주자의 돌발적인 행동,
아니면 알콜성 중증 치매환자의 우매함, 아니면 아내를 보호하고자 하는 남편의 충정?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자기 주먹만 믿고 있는 단순한 성격의 소유자가 단 한 가지, 깡다구가 센 싸움꾼의 도발에 넘어갔다.
옛날, 어릴 적 얘기이다.
동네에 덩치가 산( 山 )만 하고 주먹이 망치 같은 싸움꾼이 있었다.
동네에서 그 사람을 당해 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로지 단 한 사람, 몸집이 가냘프고 여린듯한 그 사람만 덩치를 이길 수 있었다.
맞고 또 맞아도 피투성이가 되었어도 더 때리라고 덩치의 턱 밑에 머리를 디밀고 덤빈다.
때리다가 지쳐 손을 든 것은 덩치다.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면서 기어오르는 것에 진절머리를 낸다.
그 이후부터는 아무도, 그 누구도 깡다구가 있는 그 사람을 건드리는 일은 없었다.
이번 계엄 사태의 본질은 고수와 하수의 싸음이다. 엄청난 수의 차이를 보여준다.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려 화를 돋운다.
김건희를 탄핵하고 또 탄핵하고 여러 이유를 들어 코너로 몰아갔다. 최종 타깃은 김건희가 아니다.
몰아붙이다 보면 대응하는 상대가 실수를 할 때가 있다. 실수를 유발하기 위해 밀어붙이고 또 밀어붙인다. 하수가 그 전략에 당했다. 성질이 곤두서 충성파 동문을 앞세워 계엄을 선포한 것일 게다.
어설프다. 어설퍼도 이렇게 어설플 수가 없다. 동내 양아치들도 이렇게는 안 한다. 양아치 만도 못하다.
어설픔이 일찍 드러난 게 다행이라면 큰 다행이다.
만일 전시상황이었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은 어찌 되었을지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북에는 빈틈만 노리는 김정은이가 있다. 젊은 혈기에 이때다 하고 남침을 감행하면. 그 이후의 상황은 끔찍하다.
군인들은 전략도 전술도 국민에 대한 충성도 없었다. 한순간의 몽환( 夢幻 )이다.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할 군인들은 사분오열이고 난장판이었다. 지휘계통은 찾을 수 없다.
결국에는 자기만 살겠다고 서로에게 계엄에 대한 책임과 죄를 전가한다. 이것은 군인의 참모습이 아니다.
일찍 어설프게 계엄이 끝난 게 어쩌면 다행스럽다.
정말 큰일 날 뻔했다. 계엄을 해제하기까지의 의회와 국민들의 놀라운 행동!
그 놀라운 행동들이 대한민국을 살렸다. 백척간두( 百尺竿頭)에 있는 나라를 구했다.
대한민국의 앞날은 어둡지만은 않다.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 온 대한민국이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은 위대했다.
풍전등화의 대한민국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는 역량이 있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
하루빨리 원래의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가 평화와 안녕이 깃들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