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서이독경> 북 콘서트 ‘명진 스님의 윙크’가 1월 11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저녁 7시30부터 800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해 800석의 대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 북콘서트는 방송인 김미화씨의 사회로 명진 스님과 질문을 주고 받는 토크로 진행됐으며, ‘나는 꼼수다’의 4인방 가운데 시사주간지 <시사IN>의 주진우 기자가 깜짝 게스트로 참석했다. 또한 명진 스님과 오랜 인연을 맺어 온 정신과의 정혜신 선생과 쌍용차 해고자 치유센터 ‘와락’ 어린이들의 톤차임벨 연주 공연이 함께 했다.
방송인 김미화씨의 사회로 진행된 북콘서트. 사진=단지불회 제공
북콘서트 윙크는 전국 방방 곳곳에 명진 스님의 ‘윙크’로 위로를 전하기 위해 시작된 콘서트였다. 국민 개그우먼다운 찰진 입담과 개성 넘치고 관객을 사로잡는 김미화씨의 진행과 명진 스님의 시대를 향한 촌철살인과 법문이 합쳐진 그야말로 전 국민에게 청량소화제를 선사한 토크였다.
이날 무대는 단지불회 소모임 ‘두루두루’에서 만든 대형 학으로 꾸며졌다. 또 두루두루에서 1,500개의 학 책갈피를 만들어 북콘서트에 참석하신 분들께 선물하기도 했다.
오후 7시 3분, 북콘서트를 알리는 영상과 함께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사회자 김미화씨가 등장했다. 함성과 큰 박수에 김미화씨는 “이렇게 환영해줄지 예상 못했다. 머리를 파마한 이후로 저는 개그우먼이 아니라 슈퍼모델로 불리고 있다”는 말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콘서트의 문을 열었다. 김미화씨는 명진 스님과 처음 만나게 된 이야기를 꺼내며 이날 북콘서트의 주인공인 명진스님을 소개했다.
시종일관 해학과 촌철살인의 정수를 보여준 북콘서트의 두 주인공. 명진스님과 김미화씨.
명진 스님은 김미화씨를 보자마자 “처음 만나자마자 중식당에 가자고 하질 않나, 머리를 파마하고 나타나서 머리 없는 내 자존심을 건드리질 않나” 시작부터 두 분의 토크 설전이 예사롭지 않았다.
본격적인 토크가 시작되면서 이번 <서이독경> 신간에 대한 내용부터 스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까지 토크는 실타래를 풀듯 자연스럽게 술술 풀어나갔다.
명진 스님은 “4년 전 저는 지금을 예상해 ‘허언필망’이라고 했다. 이번 책은 정감록 같은 예언서이다”라며 “최근 우리나라를 보면 비서관 중심제 같다. 비서들이 실세인 것 같다. 비서가 돈 받아먹고 마치 비서 공화국 같다. 또 거짓말을 막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있는 형국이다. 마치 ‘이열치열’처럼 ‘이비치비’ 같다”라고 일갈했다.
명진스님의 북콘서트가 열린 건국대 새천년홀의 800여 좌석이 가득 메워졌다.
토크는 자연스럽게 스님의 사춘기 이야기로 이어졌다. 스님은 초등학교를 여섯 번이나 전학 다녔던 이야기, 너무 가난해서 자살하려 했던 이야기 그리고 계모에게 못되게 했던 이야기와 함께 왜 출가하게 됐는지를 털어놨다. 또 명진 스님하면 빼놓을 수 없는 봉은사 이야기와 천일기도, 고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 참석하게 된 사연 그리고 용산참사 방문 이야기가 이어졌다.
김미화씨는 스님의 이야기에 때로는 그녀의 톡톡 튀는 개그로 이야기를 받았고, 때로는 진지함으로 스님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특별게스트로 북콘서트에 참석한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
이야기가 지난 광주 ‘나는 꼼수다’ 출연 이야기로 흘렀고, 원조 깔대기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준 공연 이야기와 함께 최근 수감된 정봉주 전 의원과의 만남에 대한 토크가 쏟아졌다. 스님은 “제가 86년 성동구치소에 있을 때 수번이 77번이었다. 그런데 정봉주 의원 역시 수번이 77번이라고 한다. 저랑 정봉주 의원은 필연적이며 숙명적 인연이다” 라고 말해 좌중을 놀라게 했다.
‘나꼼수’ 이야기가 진행되자 이날 콘서트장을 함께 해준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등장했다. 주진우 기자는 스님을 평소 존경했고 좋아해 봉은사를 직접 찾아와 법문을 듣기도 했고 스님의 가르침을 전수 받았다고 말했다.
첫 번째 토크가 끝나고 ‘등대지기’ 노래와 함께 스님과 단지불회 활동사진이 담긴 영상이 흘렀다. 그리고 정혜신 선생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명진스님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분이라고 소개하는 정혜신 박사.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하며 관객들과 인사를 나눈 정혜신 선생은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명진 스님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스님을 과격하고 욕쟁이라고 욕하지만 저는 명진스님 하면 ‘눈물’이 난다. 명진스님는 항상 눈물 흘리는 현장에 함께 계셨다. 저도 그때 마다 스님을 뵀던 것 같다”며 스님을 처음 만났던 때를 회상했다.
정혜신 선생은 “명진 스님은 봉은사에 계실 때 80년대 전두환 정권 독재시절 고문으로 지옥 같은 삶을 사는 분들의 심리치료를 위해 장소를 구하자 봉은사 선불당을 마련해주시고, 매번 모일 때 마다 좋은 과일로 피해자들에게 극진한 대접을 해준 분”이라고 소개하며, “그분들과 좋은 공간에서 치유를 받아 지금은 ‘진실의 힘’이라는 재단까지 만들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최근에는 쌍용차 노동자들이 해고이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 때, 스님은 그들의 손을 잡아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치유센터 와락의 어린친구들과 함께 노래하는 명진스님.
정혜신 선생이 쌍용차 해고자 치유 센터 ‘와락’을 이야기하며, ‘와락’의 어린친구들이 이번 콘서트를 위해 공연을 준비했다고 소개했고, 친구들은 ‘오버더레인보우’, ‘성자의 행진’을 통차임벨로 연주했다. 연주가 끝나자 스님은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손을 잡아주며 따뜻함을 전했고, 스님과 정혜신 선생님, 김미화씨 모두는 관객들과 함께 ‘과수원길’을 합창했다.
이후, 관객과의 토크가 이어졌다. 스님은 ‘나꼼수’ 정봉주 자리가 비어있는데 누굴 추천하겠냐는 관객 질문에 “그걸 질문이라고 하느냐, 그건 바로 나지. 너무 하는 거 아닌가, 날 모욕하는 거냐”라며 위트 있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이어지는 토크에서 명진 스님은 “박원순, 문재인, 안철수 같은 분을 정치 일선에 나서게 하고, 2030세대를 정치에 참여하게 한 가카(각하)의 업적을 찬양한다”고 덧붙였다.
김미화씨는 1시간 넘게 진행되는 토크에 힘든 스님께 “남편은 머리수가 많아 안 해봤는데 스님 땀을 많이 흘리시는데 닦아드려도 될까요?”라며 스님 머리의 땀을 닦아드리기도 했다.
이어 김미화씨는 스님께 노래를 청했고, 스님은 “제가 안할 것 같아요”라는 답변과 함께 바로 60년대 영화 “마부”의 주제곡을 불렀다. 스님의 노래는 새천년 기념관 대공연장을 꽉 채웠고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도무지 식을줄 모르는 이놈의 인기는!' 명진스님이 사인을 받기위해 줄을 늘어선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있다.
명진 스님은 이날 “죄의 근원은 욕심이다. 욕심을 채우려면 거짓말하고 못된 짓을 하게 되어 있다. 이제는 그만해야 하고 부자 되는 것만 보고 달려온 우리, 이제 웬만큼 사는 시대가 됐다. 이제는 고르게 살면서 무엇으로 살 것인지 고민하면서, 철학적 성찰하는 세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짐승으로 사는 삶으로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다. 거짓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양심 있는 세상으로 한발 씩 디디는 해가 돼야 할 것이다”라는 말로 북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콘서트를 마치고 로비에서 사인회가 이어졌다. 스님은 늦은 시간에 먼 길 와준 분들께 스님은 한 명 한 명 감사함을 전하며 사인을 해주었다.
*이 기사는 단지불회 사이트의 북콘서트 게재내용을 인용해 작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이학종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