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창』(이장희 작사/작곡)은 1973년 발매된 「조영남」
" 컴백 리사이틀"음반에 실린 곡으로
「조영남」이후 '투 코리언스'와 '이장희' 등이 부르기도 했는데
「조영남」의 노래가 워낙 강력해 다른 곡들은 기억에 남을 만큼
뚜렷한 활약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조영남」의 데뷔 곡이자 첫 번째 히트곡이 영국의 '톰 죤스'가
부른 번안곡 "딜라일라(Delilah)"라고 하면 번안곡이 아닌 창작곡
으로 초창기 최대의 히트곡은 아마도 이 『불 꺼진 창』일 것입니다.
특히 『불 꺼진 창』은 「조영남」의 데뷔곡 "딜라일라(1968)"와
대비(對比)되는 곡으로, 마치 한국판 "딜라일라"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곡인데,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사내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배신감과 슬픔에 잠기는 내용은 똑 같은 설정이죠.
다만 "딜라일라(Delilah)"의 결론은 복수(復讐)를 다짐하는 것으로
격정적인 곡조의 흐름인데 반해, 『불 꺼진 창』은 '김소월'의
"진달래 꽃"에서 보았던 한국적 정한(情恨)처럼 "행복을 빌며
말없이 돌아서는 쓸쓸함"이 가득한 곡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곡의 흐름도 대비(對比)가 선명합니다.
"딜라일라(Delilah)"는 구약(舊約)성경에 나오는 "삼손과 데릴라"
의 '데릴라'의 영어 식 표기로, "삼손"을 배신한 집시 여인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내용인데, 유럽에서는 이와 같은 설정의 극(劇)과
오페라 등이 많았고, 이것은 유럽 각국 신화(神話)와 설화(說話)
에서 기인(起因)하여 연유(緣由)한 것인데, '이장희'와 '조영남'은
이것을 '현대화', '한국화'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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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우울해 왜 냐고 묻지 말아요
아직도 나는 우울해 그녀 집 갔다 온 후로
오늘 밤 나는 보았네 그녀의 불 꺼진 창을
희미한 두 사람의 그림자를 오늘 밤 나는 보았네
누군지 행복하겠지 무척이나 행복할 거야
그녀를 만난 그 사내가 한없이 나는 부럽네
불 꺼진 그대 창가에 오늘 난 서성거렸네
서성대는 내 모습이 서러워 말없이 돌아서 왔네
누군지 행복하겠지 무척이나 행복할 거야
그녀를 만난 그 사내가 한없이 나는 부럽네
불 꺼진 그대 창가에 오늘 난 서성거렸네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서 말없이 돌아서 왔네
말없이 돌아서 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