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논술 개념어 사전 > 언어영역 - 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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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10.28. 05:01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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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논술 개념어 사전 > 언어영역
백석
1. 교과서 속 주개념
백석의 생애
백석(白石 ; 1912∼1996)은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본명은 백기행이지만 아호였던 백석을 필명으로 사용하였다. 1929년 정주에 있는 오산 고등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34년 아오야마학원 전문부 영어사범과를 졸업했다. 그 후 해방이 될 때까지 조선일보사, 영생 여자 고등 보통학교, 여성사, 왕문사 등에 근무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였다.
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되면서 등단하였다. 이후 조선일보 후원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동경의 아오야마 학원에서 공부하게 된다. 조선일보사와 계열사인 〈여성〉지에서 근무하는 동안 단편 소설 〈마을의 유화〉와 〈닭을 채인 이야기〉, 수필 〈이설 귀고리〉를 발표하였다. 이 밖에 〈임종 체흡의 6월〉이라는 서간문을 번역 소개하거나, 〈죠이스와 애란문학〉이라는 티 에스 마르키스의 논문을 번역하기도 했다.
그 후 1935년 첫 시 〈정주성〉을 조선일보에 발표하면서 시작(詩作) 활동을 시작하였고, 1936년 1월 33편의 시로 이루어진 시집 〈사슴〉을 출간하였다. 이때부터 1940년까지의 기간 동안 활발히 활동하며 집중적으로 시를 지었다. 시집을 낸 직후 함흥의 영생 여자 고등 보통학교에 부임했다가, 곧 만주의 신경으로 떠났다. 만주국 국무원 경제부에서 일하기도 하고, 북만주 산간 오지를 여행하며 측량보조원, 소작인, 세관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가 해방 후에 신의주를 거쳐 고향 정주로 돌아왔다. 그 후 계속 북한에 남아있었으나 작품 활동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다.
2. 확장 개념
백석의 작품 세계
백석은 당대의 어떤 문단이나 유파에도 속하지 않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언뜻 보기에는 매우 편안하고 일상적인 언어와 평북 지방의 방언을 사용하는 백석의 시는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그 체험을 조직하는 데 있어 매우 탁월하고 모더니즘적인 느낌을 풍기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점은 초기 백석의 시에서 두드러지는데 고향의 풍물과 민속, 인물들을 다루고 있지만 이를 이야기하는 방식은 묘사를 통해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지 않고 매우 객관적으로 절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시집 〈사슴〉을 발표한 이후에는 묘사 이외에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담담하게 직접 표현하는 방식으로 시가 변화하게 된다. 백석은 38년 이후의 시에서는 이러한 낭만주의적 시작 태도를 보이면서, 공간성보다도 시간성과 역사성에 관심을 보이게 된다. 이 땅의 역사에서도, 시인 개인으로서도 힘들었던 이 시기에 백석의 시는 원초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에 대한 역사성과 깊은 인식을 보여준다.
백석은 앞서 말했듯이 고향의 자연과 풍속,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를 썼다. 이 소재들은 단순히 하나의 풍물을 제시하는 것으로서가 아니라 고향의 삶과 역사에 깊이 관련을 맺는 것들이었다. 백석의 시에서 고향은 〈모닥불〉에서 보이듯이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이 정겹게 하나 되는 곳으로, 〈여우난곬족〉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과 자연, 귀신과 사람까지도 화해롭게 공존하는 제의적이고 풍요로운 공동체적인 공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백석의 시에서 주인공은 고향과 공동체의 품에 안겨 있지만, 현실의 자신은 공동체적 세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순 속에서 따뜻한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는 마음과 이와 상반되는 현실의 상황이 백석 시에 의미와 생명력을 주고 있는 것이다.
3. 관련 지식
근대시에 나타난 고향의 이미지
일제 강점기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근대시에 나타나는 고향은 대체로 ‘잃어버린 곳’ 또는 ‘떠나온 곳’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는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기는 하지만 고향에 대한 상실과 그리움, 이와 대비되는 처참한 현실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러 시인들의 시에서 고향의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는데, 정지용과 백석의 시에서 이러한 고향의 이미지는 순수하고 인간적인 세계를 재현시키고자 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오장환이나 이용악의 시에서는 실향 의식을 주제로 하여 유랑민의 비애와 고독의 정서가 나타나고 있다. 그밖에 윤동주는 이러한 실향 의식을 자아의 내면적인 성찰을 통해 심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4. 관련 작품
여우난곬족
명절날 나는 엄매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얼굴에 별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너 집엔 복숭아나무가 많은 신리(新里)고모 고모의 딸 이녀(李女) 작은 이녀(李女) 열여섯에 사십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 같은 입술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 마을 가까이 사는 토산(土山)고모 고모의 딸 승녀(承女) 아들 승(承)동이 육십리(六十里)라고 해서 파랗게 뵈이는 산을 넘어 있다는 해변에서 과부가 된 코끝이 빨간 언제나 흰 옷이 정하던 말 끝에 섧게 눈물을 짤 때가 많은 큰골 고모 고모의 딸 홍녀(洪女) 아들 홍(洪)동이 작은 홍(洪)동이 배나무접을 잘하는 주정을 하면 토방돌을 뽑는 오리치를 잘 놓는 먼 섬에 반디젓 담그러 가기를 좋아하는 삼촌 삼촌엄매 사촌누이 사촌동생들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 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구떡 콩가루차떡의 내음새가 나고 끼니 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볶은 잔디와 고사리와 도야지비계는 모두 선득 선득하니 찬 것들이다.
저녁술을 놓은 아이들은 오양간섶 발마당에 달린 배나무 동산에서 쥐잡이를 하고 숨굴막질을 하고 꼬리잡이를 하고 가마 타고 시집 가는 놀음 말 타고 장가 가는 놀음을 하고 이렇게 밤이 어둡도록 북적하니 논다.
밤이 깊어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르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웃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디의 사기방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우고 홍게닭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랫목 싸움 자리 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가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으론 샛문 틈으로 장지문 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 백석, <여우난곬족>
〈여우난곬족〉은 백석이 1935년 12월 잡지 [조광]에 발표한 작품이다. 명절날 ‘여우난골’에 있는 큰집으로 간 시적화자의 눈에 담긴 친척들의 모습, 명절 음식상에 오른 다양한 전통음식들, 밤이 깊어 가는 줄 모르게 즐기던 놀이 등이 토속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언어와 표현을 통해 질박하게 형상화되어 있다. 1930년대 당대에도 낯설었던 다양한 방언을 구사하여 토속적 세계의 모습을 현장감 있게 그려내고 있으면서도, ‘별자국이 솜솜 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선득선득하니 찬 것들’, ‘히드득거리다 잠이 든다’ 등의 표현들에서는 다양한 감각을 살려 다채로운 이미지를 선사하고 있다. 모더니즘 시인이었던 백석의 시적 경향을 잘 느낄 수 있는 시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백석 (통합논술 개념어 사전, 2007. 12. 15., 한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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