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 요즘 자살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에 많이 나오
는데, 5년전 제 친구도 자살을 했습니다. 그런데 교회
에선 자살한 사람은 장례미사나 연미사를 드리지 않는
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인가요?
□ 교회에선 하느님만이 생명과 죽음의 주인이라고가르
르칩니다(신명 32,39).
사실 우린 "살아도 주님의 것이고 죽어도 주님의 것입
니다"(로마 14,7-8).
자살은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아무리 그 동기가 순수하
고 고상한 것이라 하여도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는 큰
죄악입니다(가톨릭 교리서 2280~2282항 참조).
그래서 전통적으로 교우가 자살을 하면 교회 예식으로
장례를 지내지 못했습니다.
□ 하지만 현대로 오면서 달라 졌습니다.
교회는 이제 자살자라고 해서 그를 영원히 단죄 받은
죄인이라고 선언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만이 아시는 길을 통해서 그들에게
구원에 필요한 회개의 기회를 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톨릭교리서 2283항 참조).
그래서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 해설'은 지침서 제
130조 장사(葬事)에 대한 해설에서 "사제는 공개적인
교회 장례식이 거부되는 자를 위해서라도 비공개적으
로 위령미사를 봉헌해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신부님과 상의하셔서 너무 요란스럽지 않게 비공개적
으로 미사를 봉헌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면으로 이런 상담을 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 군요.
자칫 '자살을 하더라도 교회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
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살은 자신을 사랑하고 완성시켜 나가야 할 인간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입니다.
자살 행위는 자신의 개인적인 발전의 가능성을 박탈하
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상의 원칙은 과거나 현재나 변함없는 교회의 가르침
입니다.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