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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계획은 '추암 주차장 → 임종국 공덕비 → 축령산 정상 → 하늘숲길 입구 → 산소숲길 입구 → 숲내음숲길 입구 → 안내센터 → 추암 주차장'의 11km, 5시간 환종주 산행을 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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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
높이: 620.5m
위치: 전남 장성군 서삼면
축령산은 전라남북도의 경계를 이룬다. 6·25전쟁 등 민족적 수난기에 깊은 상처를 남긴 산이다. 축령산 남서쪽 산록은 마치 유럽풍의 잘 조림된 침엽수림 지대를 연상케 한다. 참 빛처럼 가지런히 자란 빽빽한 침엽수림이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의 청량감을 준다.
나무·편백·낙엽송·테다·리기다소나무 등 수령 5-50년생의 숲이 1천 정보가량 널찍하게 바다를 이룬다. 주변엔 천연림인 상수리·졸참나무·떡갈나무 등이 둘러싸고 있어 더욱 툭 뛰어나다. 그 인공수림 사이로 산의 7부 능선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임도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삼림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 한국의 산하
천고지 산인 황병산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당일 산행으로는 가성비가 심히 좋지 않은 산 중 하나다. 와중에 다른 몇몇 천고지 산과 비슷하게 황병산 정상은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정상에 오를 수도 없다. 해서 백두대간 상의 소황병산이 황병산을 대신하고 있다. 말인즉 백두 대간 종주를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지나치는 산 중 하나인 소황병산에 오르면 황병산을 오른 것과 다름없다. 정확히는 백두대간 진고개에서 대관령에 이르는 27km가 조금 넘는 구간으로 당연히 무박 산행으로 진행된다. 무박인 이유는, 둘로 나누는 게 쉽지 않은 것과 중간에 비법정 구역이 있는 것도 있으나, 기복이 심하지 않아 대간의 다른 구간에 비해 난도가 낮은 것도 있다. 해서 소황병산은 큰 부담 없이 백두대간 무박 팀과 동행하기로 했으나, 이 구간이 눈으로 유명해 겨울에 가기로 하고, 11월 9일 한 안내산악회 대간 팀이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심야에 출발해 크리스마스 당일 새벽 진고개에서 시작하는 산행에 자리 하나를 신청했다.
11월 9일 신청할 당시만 해도 만석에 서너 명이 대기 중이라, 제일 뒤에 이름을 올렸는데, 2주 후 다행히 한 자리를 확보할 수 있어, 무박 산행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으나, 나름대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박 산행에서 중요한 게 심야에 달리는 버스에서 충분히 잠을 자야 하는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간신히 얻은 자리라 위치가 좋지 않아, 혹시 빈자리가 나오면 자리를 옮기기 위해 수시로 산악회 게시판에 들어가 확인했는데, 산행 일이 며칠 안 남은 12월 21일 예약 가능 빈자리가 16개다! 해서 일단 28번에서 20번으로 자리를 이동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성원 미달이다! 40석 버스가 20석이 성원이니, 28석 버스는 14석이 성원일 건데, 많은 백두대간 종주자가 취소해 현재 12석이다. 다른 산행도 아니고 대간이 예약 취소로 성원 미달의 위기에 처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라, 그 이유가 궁금해 먼저 산행 당일 일기 예보를 확인했다. 예상대로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종일 눈이다. 기온은 영하 10도 이하고,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를 오르내린다. 와중에 ‘행안부’발 ‘안전안내문자’까지 도착했다!
안내산악회에서 공식 취소는 안 했으나, 취소할 거라는 생각으로 모든 산악회를 뒤져 대안을 찾아보니, 같은 산악회에서 까만 소 100 산 중 장성 축령산이 진행 중인 산행과 유일하게 부합했다. 문제는 이 안내 산악회는 웬만해서는 취소를 안 하니, 강행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축령산의 남은 자리만 주시하고 있었다. 축령산은 그나마 따듯한 남쪽 나라에, 산행이라 부르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곳이라,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엄동설한의 북쪽 산행을 포기한 등산객으로 만석을 채워, 빈자리가 없어 못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초조하게 주시하고 있는데, 22일 오전 산악회로부터 '백두대간 선자령 구간을 취소했다.'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그걸 보자마자 바로 축령산 게시판으로 가 비어 있는 자리를 신청해 2021년 크리스마스는 축령산에서 보내게 됐다. 황병산은 대간 팀 다른 기수나, 가성비는 좀 떨어지나, 여름 계곡 산행으로….
비록 따뜻한 남쪽 나라라 눈은 내리지 않으나, 기온은 영하에,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라, 컵라면도 얼음과자가 되기 쉬워 지도로 날머리 부근을 살펴보니, 식당이 있다. 산행 당일 영업을 할지 몰라, 일단 컵라면과 뜨거운 물, 대체식은 가져가나, 산행 시작 시 영업 여부를 확인해 가능하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할 생각이다. 그 외 준비는 제주 윗세오름 산행과 동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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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가장 춥다는 토요일 새벽에 기상해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미리 준비해둔 배낭을 둘러메고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5시 45분에 집을 나섰다. 평소라면 50분경 집에서 나와 불광역까지 걸어갔을 테지만, 이 추위에 떨면서 10여 분을 걷고 싶지 않아 마을버스를 타기로 했다. 마을버스가 5시 50분경 구 동명탕 정류장에 도착하는데, 그보다 5분 정도 늦은 5시 55분경이면 딱 맞는데, 세상사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 그런데, 이놈의 아파트는 언제 짓는 거야? 멀쩡한 동네 때려 부순 지 6개월이 지났건만, 뭔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걸까? 이 꼬라지를 보고도 우리집을 포함한 옆 동네도 재개발하자고 설치는 부동산 업자는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을까? 어쨌든, 51분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불광역 정류장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5시 55분이다!
5시 55분이라는 얘기는 불광역에서 5시 57분 오금행 열차를 탈 수 있다는 얘기다. 내가 원하는 차는 6시 6분 차고. 양재역에 일찍 도착해봐야 추위에 떨기밖에 더 하겠냐는 생각에 57분 차를 보내고 6시 6분 열차를 타고 6시 51분 양재역에 도착했다. 양재역 구내 과일 가게에서는 등산객을 대상으로 떡을 팔고 있었는데, 틈새시장 공략으로 괜찮은 아이디어다! 내가 보기에 사당역 다음으로 등산 인구가 많이 모이는 곳이 양재역이라. 그런 생각을 하며 12번 출구로 나가서 보도를 가득 메운 등산객에 놀랐다. 아니 이 추위에도 마을버스 정류장부터 국립외교원 앞까지 등산 인파로 인산인해다. 강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산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모인 모든 등산인에게 경의를!
7시가 가까워지자 대개 사당에서 출발한 산악회 버스가 속속 도착하기 시작하는데, 외교원 앞에서부터 버스를 지나치며 내려가 예닐곱 대의 버스를 지나자 장성 축령산행 버스가 있었다. 평소라면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을 테지만, 추워서 만사가 귀찮아 배낭을 버스 짐칸에 넣고 바로 버스에 탔다. 그리고 발이 시릴 거 같아, 슬리퍼로 갈아신는 건 보류하고(당분간 슬리퍼가 든 보조 파우치는 들고 다닐 필요가 없나?), 책을 보기 위해 패드를 들었는데, 졸음이 몰려온다. 해서 죽전에서 내 뒷자리의 승객이 앉는 걸 보고 의자를 뒤로 잦히고 잠을 청해, 일어나보니, 휴게소다! 좀 전에 터널 같은 곳을 통과한 거 같으니, 정안 휴게소일 확률이 높은데, 내릴지 말지 망설이다가 신선한 공기가 필요해 버스에서 내려서 보니 맞다. 정안 휴게소다. 그리고 주차한 버스의 50% 이상이 산악회 버스다!
신선한 공기고 뭐고, 추워서 사진 몇 장 찍고 바로 버스에 타서 패드로 책을 보며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인솔 대장의 공지대로 8시 50분에 버스가 출발하자, 대장이 먼저 QR을 확인하고,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쿨하게 지도는 산악회 게시판을 참고하라는 말로 시작했는데, 주의할 점은 두 번째 이정표에 하산하라는 것과 혹시 길을 잃으면 중앙 임도만 찾아서 오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지도에 있는 모든 갈림길을 자세히 설명해 들을 당시에는 다 알아들었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휴양림 내로 들어서서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 헤매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어서 버스 도착 예정 시각은 10시 30분경, 산행에 주어진 시간은 5시간, 고로 마감 시각은 15시 30분, 즉 3시 30분이다. 끝으로 보리밥 식당이 있는데 전형적인 전라도 식당이라 가성비가 뛰어나니 꼭 먹어보라고 권했다. 내가 조사한 바와 같다!
식당이 영업 중이라는 걸 아는 순간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해발 600m가 조금 넘는 산에 총 거리라고는 10km가 조금 넘고 그 대부분도 휴양림 내라, 빠르면 3시간, 늦어도 4시간 내 주파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럼, 가능하면 식당에서 점심 먹겠다는 계획이 현실화하는 상황이라, 굳이 배낭을 들고 갈 필요가 있느냐? 라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그래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일단 메고 가기로 했다. 버스가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려 목적지가 가까워지자 창에 다시 성에가 서리기 시작한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 맺힌 성에가 공주 즈음에서 물로 바뀌어 역시 따뜻한 남쪽 나라구나 했는데, 더 내려갈수록 다시 성에다. 그리고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응? 눈은 예정에 없었는데!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접어들자, 온통 눈밭이고 그나마 차량 통행이 좀 있는 곳만 눈을 치워 차가 다닐 수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축령산 정상이 해발 621m에 불과하나, 들머리는 어느 정도 고도를 올라가는 건 당연한데, 벌써 버스가 헉헉대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평소라면 모르나, 어느 정도 경사가 있고, 눈이 계속 내려 쌓이고 있는데, 버스가 과연 들머리까지 갈 수 있을까? 못 가면 중간에서 내려서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뭐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데, 버스는 생각보다 힘차게 눈을 뚫고 올라가 미끄러운 도로 덕에 예정보다 10분 늦은 10시 40분에 들머리인 추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버스에 내려 가장 먼저 확인하건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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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츠 착용 등 산행 준비는 주차장 도착 전 버스에서 거의 다 했으나, 아이젠은 배낭에 있어 착용하지 못했다. 버스 내에 있었다고 해도 착용하지 못했겠지만.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강해 바람막이의 모자를 눌러쓰고, 주변 상황을 보니 아이젠을 착용할 만한 상태는 아니라는 판단에 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 산행의 첫 번째 갈림길이라고 할 수 있는 공덕비까지는 소방도 및 군도로 눈에 덮여 잘 보이는 않았으나 아스팔트 포장도로였다. 그나마 눈 덕분에 발목과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은 덜 해서 갈 만했지만. 그리고 경사가 생각보다 급했다. 주차장에서 확인한 해발 고도가 230m 부근이었다. 고로 해발 621m인 정상까지는 390m 정도만 올리면 되는데, 도로의 경사를 고려하면 공덕비 갈림길은 거의 해발 400m가 넘을 거로 보여 실제 산행은 고작 200m 정도만 올리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올라갔다.
11시 8분 조림공적비에 도착해 고도를 확인해 보니 예상대로 420m 부근이다. 고로 200m 정도만 올리면 정상이다. 하지만, 지난주 해발 180m에 불과한 제주도 성산 일출봉도 힘겹게 올랐으니[산행기], 그보다 높은 고도 200m를 올려야 하니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공덕비가 있는 곳은 꽤 넓은 공터로 한쪽 언덕에는 정자가, 그 옆에는 ‘치유 숲 센터’가 있었다. 그리고 공덕비 주위에는 쉴 수 있는 평상이나, 의자가 있었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제부터라,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올라온 등산객들은 평상 주위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어, 나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중간에 있었던 이유는 길의 상태나, 체력을 고려하면 선두 그룹과 같이 갈 수 있었으나, 눈이 쌓인 상태를 확인할 수 없어 일부러 중간 그룹에서 선두를 따라가는 걸 택했다. 미니 스패츠라 선두에서 러셀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
아이젠 착용으로 진정한 산행 준비를 마치고 11시 11분 등산로로 들어서는 거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다만, 하나 아쉬운 건 눈은 예정 없던 거라 스틱을 가져오지 않은 거였다. 정 아쉬우면 주변에 널린 게 나무니 늘 그랬듯이 하나 주워 지팡이로 쓰면 되지만. 등산로가 시작된 후 백여 미터는 거의 평지와 다름없었으나, 그 구간을 지나자 급경사가 시작됐다. 스틱 없이는 오르기가 쉽지 않았으나, 다행히 안전시설로 등산로를 따라 목책을 연결하는 밧줄이 있어 그걸 잡고 올라가는 게 스틱보다 더 좋았다. 그렇게 밧줄의 도움을 받아 눈 쌓인 급경사를 10분 정도 올라가자 지금까지의 경사에 비하면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바위 지대가 나타났다.
조금은 평이한 길을 따라 눈보라를 뚫고 7분 정도 가자, 눈구름 사이로 봉우리가 보였다. 정상이다. 축령산도 산이라고 마지막 깔딱이다. 와중에 눈보라 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고, 카메라를 정리하는 순간에 미끈해 앞으로 고꾸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바로 뒤에서 등산객이 따라오고 있는데. 다시 쪽팔림을 겪지 않기 위해 조심해서 마지막 깔딱을 올라가며 위를 보자 정자가 있고,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선두 그룹이다. 그런데, 정상석이 없고, 정자가 정상을 대신하느냐는 생각으로 도착해서 보니, 정자 반대편에 정상석이 있고, 몇 사람이 인증을 찍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누구에게 부탁해야 하나 고민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한 등산객이 찍어줄까 하고 묻는다. 당연히 '고맙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인증을 찍어준 후 다른 등산객이 정자에 모여 점심이나 간식을 먹는 걸 뒤로 하고 빠르게 다음 목표인 금곡 화장실 갈림길로 향했다. 축령산 정상이 까만 소 100 산 인증 장소 중 하나라, 조만간 시장통으로 바뀔 거라 재빨리 떠난 것도 있다.
당연히 가장 높은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가는 거라, 하산이 맞으나, 다른 산에 비해서도 거의 기복이 없는 산책로 수준이었다. 고로 마감 한 시간 전인 2시 30분까지는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추암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하나, 2시 30분 점심은 너무 늦은 감이 있어 2시를 목표로 했다. 문제가 있다면, 능선이라 바람을 막아줄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 물론 산림욕으로 유명한 산답게 나무는 울창하나, 달린 잎이 없으니, 눈보라를 막아 주지는 못했다. 그런데, 귀가 시려 바람막이의 모자 사이로 바람이 들어가지 못하게 손으로 꽉 쥐고 300여 미터를 가자 왼쪽으로 마치 목장처럼 목책이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고 있었다(지난주 제주도를 다녀와서 목장이 떠올랐나?). 해서 처음에는 왼쪽에 목장이 있나 생각했으나, 목장이라기에는 왼쪽의 경사가 너무 심했다. 뭘까? 궁금해하며 계속 가자 안내문이 보였다.
'천연기념물 제463호 『고창 문수사 단풍나무 숲』'으로 문화재보호 안내문이다. 응, 고창 문수사? 천연기념물이 단풍나무 숲? 왜, 처음 듣지? 내년 단풍철에 찾아봐야 할 곳이 하나 더 늘었다. '목장 길 따라 밤길'이 아니라, 눈보라 치는 낮길을 거닐어 11시 58분에 첫 번째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인솔 대장이 절대 내려가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던 삼거리다. 그 갈림길을 지나 목장길을 따라 150여 미터를 가자, 두 번째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그런데, 첫 번째 갈림길에서 너무 가깝다. 그리고 목책은 계속 전진하고 있었다. 고로 앞에도 길이 있다. 등산 앱을 봐도 더 가야 한다. 그런데 정상을 떠난 이후 계속 앞선 발자국을 주시하며 왔는데, 한 사람의 발자국이니, 앞선 등산객은 한 명이다. 그의 발자국이 우회전해서 내려가고 있었다. 물론 목책을 따라간 발자국은 없다. 그리고 대장이 '금곡 화장실'을 언급했다는 게 기억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하산을 시작했다.
오른쪽 하산길 입구의 나무에 달린 산악회의 수많은 리본을 통과해 급경사 등산로를 따라 100여 미터 내려갔으나, 인솔 대장이 코스를 설명할 때 언급한 임도가 없다! 등산 앱을 확인해도 지금 가고 있는 길은 없다. 물론 이 등산 앱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건 아니지만. 남는 게 시간이라 일단 걸음을 돌려, 내려왔던 급경사의 등산로로 올라가자, 위에서 내려오는 일군의 등산객이 보였다. 해서 그들을 향해 이 길이 맞는지 물었다. 돌아온 답은 "맞다!" 무언가 꺼림칙했으나, 믿어 보기로 하고 다시 걸음을 돌려 하산을 시작했다. 그리고 키만 한 조릿대 사이를 뚫고 300여 미터를 내려가자 저 아래로 뜨거운 햇볕과 비를 피하며 쉴 수 있는 간이 원두막이 보였다. 원두막을 통과해 급경사 등산로를 조심조심 100여 미터를 더 내려가자 저 아래로 화장실이 있다. '금곡 화장실'이다. 인솔 대장이 설명한 위치에 도착했다. 결과적으로 괜히 의심했다.
금곡 화장실이 있는 '금곡 안내소'에 도착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혼란이 생겼다. 그저 기억에 있는 거라고는 대장이 임도 아래쪽으로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던 거밖에 없다. 그럼 아래가 아니면 위라는 얘기라, 아무 생각 없이 임도를 따라 추암마을 쪽으로 우회전해 갔다. 그런데 무언가가 뒤에서 뒷덜미를 잡아끄는 거 같아, 수시로 핸드폰의 등산 앱이 아니라 부산일보에서 만든 등산 지도를 확인했는데, 분명 '하늘 숲길'로 가야 하는데, 그게 어딘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무래봉에서 내려온 길을 지칭하는 거 같기도 하고. 이 글을 쓰며, '장성숲체험원[링크]' 사이트에 들어가 안내도를 다운받아 확인해 본바, 무래봉에서 내려온 그대로 임도를 건너 직진해야 했는데, 임도에 꽂혀서, 우회전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굳이 변명을 하나 더 하자면, 뭔 놈의 “00 숲길”이 그렇게 많은지, 뭐가 뭔지 헷갈린 것도 있다. ‘하늘 숲’인지, ‘산소 숲’인지. 이 혼란은 산행이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어쨌든 임도로 추암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작은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 보였다. 평소라면 달려가서 입을 대고 물맛을 봤을 테지만, 접근이 쉽지 않아 맛보는 건 포기하고 사진만 몇 장 남기고 계속 전진했다. 그런데, 오간 발자국은 대단히 많은데,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이 없다. 금곡 안내소에 도착해 주변을 주의 깊게 살피는 동안 한 팀이 따라 내려왔으니, 당연히 뒤를 따라와야 하는데 안 온다. 그 팀 아니면 내가 길을 잘못 든 거다. 이제와서 다시 돌아가기도 그렇고 해서 “내가 맞다!”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가고 있는데, 갈림길이 나타났다. 모암삼거리다! 이정표에는 왼쪽 길이 "모암마을"로 간다는 걸 알려준다. 그걸 보자 인솔 대장이 모암 주차장을 언급했던 게 기억나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50여 미터를 들어가자 '산소 숲길'로 가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가야 할 길이다. 해서 이정표가 지시하는 '산소 숲길'로 갔다.
제대로 된 길을 찾아 들어갔는데, 이제는 공사 중으로 길이 막혀 있었다. 해서 다른 길이 있나 지도를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 확인하는 순간 너무 추워서 폰이 꺼져버렸다. 폰을 살려야 뭐든 확인하고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 배낭에서 보조 배터리를 꺼내 연결하자, 다시 살아났는데, 남은 배터리가 53%임에도 꺼진 거였다. 춥긴 춥다. 그런데, 전기 자동차? 어쨌든 그렇게 폰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등산객 한 명이 접근하더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뭐 그러려니 하고 폰과 보조 배터리를 주머니에 넣고, 그의 폰을 받아 들었는데, 산소 숲길에서 이탈해 임도 방향으로 끌고 간다. 순간 짜증이 확 밀려왔으나, 이왕 찍어 주기로 한 거 원하는 대로 해주자고 자신을 달래며 따라가 보니, 임도 양옆의 편백 나무숲을 배경으로 찍어 달라는 거였다. 다양한 자세를 취할 테니 그냥 막 셔터를 누르란다. 원하는 대로 사진을 찍어 주고 다시 배낭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배낭을 둘러메고 공사 중인 산소 숲길에서 나와 중앙 임도로 갔다.
중앙 임도를 따라 추암 방향으로 300여 미터 가자, 이젠 '숲 내음 숲길'이다! 부산일보의 지도를 확인해 보니, 가야 할 길이다. 데크 갈림길에서 직진하니, 휴양림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오솔길이 나타났다. 이제야 산림욕이든 치유든 뭔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오솔길 아래를 보니, 데크 공사가 한창이다. 휴양림 입구에 ‘무장애(無障碍) 산책로’를 만든다는 플래카드를 보았는데, 그 공사인 거 같다. 좋은 일이다. 문제는 그 공사 때문에 내가 가야 할 길이 막혔다는 거지만. 오솔길을 따라 계속 전진하니, 사람의 대화 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나는 소린지 궁금해하며, 가자 앞에 데크로 둘러싸인 습지가 나왔다. 지도를 보며 열심히 찾던 거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숲길에 왔다는 것에 뿌듯해하며 습지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오솔길로 들어서자, 저 위로 중앙 임도로 한 쌍의 등산객이 지나가는 게 보인다. 그런데, 애초 '숲 내음 숲길'은 오솔길로 습지 기준 500여 미터를 더 가야 하나, 무장애 산책로 공사로 길이 막혀, 어쩔 수 없이 중앙 임도로 올라와야 했다.
폭설 속에 임도로 앞서가는 한 쌍을 뒤따라 100m가량 가자, 이제는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나타났다. "맨발 숲길"이다! 폭설에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가운데, 맨발로 산책하는 건 미친 짓이라, 무시하고 임도로 계속 가자, 이번에는 다시 오른쪽으로 "물소리 숲길"이 나타났다. 물소리 숲길은 외딴 길이라, 이번 코스에는 빠져 있다. 그리고 숲길 입구는 공사 중이라 중도에서 포기한 "숲 내음 숲길"의 추암 방향 종착과 연결된다. 물소리 숲길 갈림길을 지나자, 임도가 오르막으로 바뀌고, 그 정상은 오전에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던 공덕비와 치유센터가 있는 곳이다. 이번 산행은 치유센터, 공덕비를 중심으로 8자를 그리는 코스인데, 그 중심에 다시 도착한 거다. 현재 시각 1시 7분! 11시 11분에 떠났으니, 1시간 56분 만에 8자의 아래 큰 원을 그렸다. 남은 코스는 8자의 작은 원 중 반쪽이다.
이번에는 오전에 올라왔던 길과는 다른 정자 앞으로 난 임도를 따라 추암 주차장 방향으로 향했다. 임도를 따라 정자에서 150m가량 가자,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숲 내음 숲길"이다. 이정표에는 단지 '숲 내음 숲길'로만 표기되어 있어 앞서 지나온 같은 이름의 숲길과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데, 지도에는 앞서 지나온 길을 '숲 내음 숲길 2', 이번에 나타난 길을 '숲 내음 숲길 1'로 구분하여 표기하고 있다. 그리고 길 입구에는 안내도가 있었는데, 상황에 따라 3개 코스를 선택해서 산책할 수 있었다. 당연히 나는 가장 큰 원을 그리기로 하고 숲길로 들어섰다. 여러 코스 중 가장 작은 원을 그리는 구간을 벗어나자 눈 위에 인적이 없다. 다만 가끔 짐승의 발자국만 있을 뿐. 눈이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이후 인간은 밟은 적이 없는 길이란 얘기다.
‘숲 내음 숲길’로 접어들어 12분가량 유유자적 혼자만의 눈 내리는 겨울 편백숲을 즐기면 숲 사이로 난 오솔길로 내려가자, 저 아래로 임도가 보인다. "숲 내음 숲길 1"이 끝났다. 거리가 짧아 조금은 아쉬웠으나, 길 자체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숲길이었다. 병이 있다면 저절로 나을 거 같은. 숲길이 끝나고 임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작은 계곡 아니, 개울을 건너야 했는데, 분위기로 봐서는 평소는 건천이나, 이번에 내린 눈 덕에 물이 졸졸 흐르는 거 같았다. 해서 그 흐르는 모습과 소리를 영상에 담고 임도에 올라섰다. 그리고 대덕리 쪽이 아닌 공덕비가 있는 '산림 치유 센터'를 향해 올라가, 중간 원을 그리는 종착지 갈림길을 지나, 1시 28분에 추암마을로 향하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부산일보 제작 지도나 휴양림 안내문 어디에도 여기서부터 추암 주차장까지는 아무 소개가 없는 거로 봐서 말 그대로 단순한 목적지로 향하는 도로에 불과하니, 그저 묵묵히 앞만 보고 목표 시각인 2시 전에 식당에 도착해 점심을 먹기만 하면 된다. 현재 시각과 남은 거리를 고려했을 때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대덕리 갈림길을 지나, 추암마을 쪽으로 눈 쌓인 임도로 내려가는 중에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다. 분명 '숲길 1'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대덕리 갈림길까지의 임도에는 인적이라고는 전혀 없었는데, 추암마을로 향하는 임도에 들어서자,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있었다. 갑자기 이 인적은 어디서 나타난 걸까? 하늘에서 떨어졌나? 유일하게 설득력 있는 설명은 추암마을에서 갈림길까지 올라왔다가 포기하고 다시 내려갔다는 건데. 갈림길에서 500여 미터를 내려가자, 왼쪽에서 풍경소리와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해서 암자가 아닐까 하고 보니, 입구에 채락원(菜樂園)이라 적힌 명패가 서 있다. 나물? 채소를 즐기는 농원? 아니, 채소의 낙원? 비건의 본거지인가? 어쨌든 안에서는 10여 명의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주차장 쪽에서 목에는 커다란 명패를 단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아이를 거느린 부부가 올라오고 있었다. 명패에는 ‘3조’라 적혀 있는 게, 채락원을 찾는 관광객인 거 같은데, 유명한 곳인가? 그런데 그들의 복장을 본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전형적인 관광객 차림에 두 아이는 뒤에 끈이 있는 슬리퍼(크록스라고 하나?)를 신고 있었다. 그걸 보고 힘들게 아이젠을 하고 내려가는 스스로가 한심해서, 재빨리 아이젠을 벗어 손에 들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미끈해서 뒤로 꽈당할 뻔한 두 번의 기회(오기를 부리면 꼭 대형 사고를 부른다!)를 아슬아슬하게 넘기고 가다 보니 갑자기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빨간 버스가 보였다.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추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 시각이 1시 44분이다. 목표보다 16분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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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식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주차장을 지나야 해서 먼저 손에 들고 있던 아이젠을 배낭에 넣은 후 배낭을 버스 짐칸에 두고 홀가분한 복장으로 어느 식당으로 갈까, 잠깐 고민했다. 인솔 대장이 추천한 보리밥집은 혼밥은 안 된다고 하는데, 같이 가자고 권할 사람도 보이지 않고, 더 큰 문제는 분위기상 술이 있을 거 같지 않았다. 반면 바로 앞에 보이는 포장마차는 메뉴부터 마음에 드는데, 영업하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 오전에 도착했을 때는 문을 열지 않았었다. 가서 확인해 보면 될 거 망설일 필요가 없어 포장마차로 갔다. 가까이 다가가자 내부가 시끌벅적하다. 볼 것도 없이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부에는 주인장 포함 7명이 있었는데, 손님은 둘, 넷의 두 팀이었다. 해서 나도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자리를 잡고 앉아 뭘 주문할까 하고 차림표를 봤다. 그런데 메뉴에 사소한 문제가 있었는데, 식사 종류가 없었다. 나야 상관없지만.
안주 중에는 '손두부'와 '홍어삼합'이 당겨, 그 둘과 막걸리를 주문했다. 그러자 여사장이 혼자서 다 못 먹으니, 일단 손두부 먼저 먹어본 후에 주문하란다. 그게 합리적이라 "네, 빨리 주십시오!"라고 주문을 끝내고 먹거리가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사실, 새벽 5시 반경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은 후 지금까지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상태다. 배낭에는 컵라면, 김치, 귤, 비상식, 식후 차로 마시기 위한 (제주도 현이 아내가 챙겨준) 귤청과 보온병에는 1ℓ의 뜨거운 물이 있으나 배낭 밖으로 나와보지도 못했다. 물만 바꿔서 다음 산행에 그대로 들고 가는 거지 뭐! 아, 김치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는데 주문한 안주와 막걸리가 나왔다. 그런데 밑반찬을 보고 입이 쩍 벌어졌다. 전형적인 전라도 술상이다. 물론 오지의! 내가 주문한 이후 들어온 다른 등산객 네 명 팀에게 가야 할 밑반찬이 잘못 온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일단 먹어보고 주문하라고 했던 거다.
사실 반찬만 놓고 보면 막걸리가 아니라 밥을 먹어야 하는데. 어쨌든 손두부와 반찬을 안주로 막걸리 한 병을 비우고, 몸을 데우기 위해 2차로 어묵과 잎새주를 주문했다. 원래 순서대로 하자면, 홍어삼합을 시켜야 하나, 먹을 자신이 없었다. 막걸리를 다 마시고 소주를 마시려고 보니, 이슬이다. 분명히 잎새주를 주문했건만, 습관적으로 이슬이를 들고 온 거 같았다. 해서 이슬이를 들고 가 주방에서 잎새주로 바꿔와 또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막걸리와 잎새주 각 1병을 마시고 마감 시각 18분 전인 3시 12분에 포장마차를 나와 버스로 갔다. 그런데 분명 포장마차에 들어올 때만 해도 한 대였던 버스가 두 대다! 아니, 채락원 관광객이 있으니, 두 대가 맞는데, 포장마차에 들어올 당시 다른 것에 신경 쓸 틈이 없어서 못 봤나?
사실 이번 산행 코스에 5시간은 평소라면 마음껏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는 면에서 좋으나, 폭설이 내리는 추운 겨울에는 어울리지 않아 진작에 모든 승객이 버스에 도착해 출발을 기다리고 있어, 마감 시각인 3시 30분이 되기 전 추암 주차장을 떠나 서울로 향했다. 물론 자리에 앉자마자 잠이 들었고.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인휴게소다. 산악회 덕분에 많이 들른 휴게소나, 소속이 어딘지 몰라, 구글링해보니, 공주다. 벌써? 휴식이 끝나고 이인휴게소를 출발한 버스는 신갈과 죽전에 승객을 내려주고 6시 31분에 출발지인 양재역에 도착했다. 7시 30분 이전에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나름 멀다고 생각한 장성 축령산을 다녀왔음에도 8시 이전 귀가다!
산악회 산행 계획대로 '추암 주차장 → 임종국 공덕비 → 축령산 정상 → 무래봉 갈림길 → 금곡 화장실 → 하늘숲길 입구 → 산소숲길 입구 → 숲내음숲길 입구 → 안내센터 → 추암 주차장'의 9.25km(트랭글), 3시간 24분의 환종주 산행이었다. 이동 3시간 23분, 휴식 1분!
기대하지 않았던 폭설로 제대로 된 겨울 산행을 즐겼다.
물론 폭설 덕에 주변을 조망하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날이 좋을 때 산림욕을 위해 가족과 함께 가는 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