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지나갔다.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내생에 최악의 한달이였다. 7월초에 시술한 임플란트가 잘못되어 1개를 다시 발치했다. 그 원인이 운동이라 7월 내내 운동을 하지 못하고 발치 후 13일 만에 몸도 풀 겸 해서 모처럼만에 러닝을 했다.
그날은 새벽부터 엄청난 비가 내려 왕년의 우중런의 맛을 보기 위해 비옷을 착용하고 6km를 달렸다. 새벽시간대인지라 반환점을 돌기전까지는 어둑어둑하여 보는 사람이 없어서 망정이지 반화점을 돌고 나니 날이 새어 내 뛰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을 것이다.
아마 그들의 대부분은 나를 보고 속으로 한마디를 했을 것이다. 비가 저렇게 오는데 저 인간은 왜 미친 사람처럼 달릴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네들이 어떻게 말하던 개의치 않고 그저 난 왕년의 짜릿한 우중런의 맛과 그동안 하지 못한 운동의 헛헛함을 풀기 위해 달렸다.
임플란트 재시술로 곤욕을 치른 나였기에 풀스피드로는 달리지 못하고 속도를 줄여서 그런지 우중런의 맛도 운동의 헛헛함도 해소하지 못했다. 그리고 출근을 하고 평소와 같이 일과를 끝내고 저녁에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걸려 있는 일이 생각나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밤 9시에 출근하여 꼬박 밤을 새우고 아침 9시에 귀가를 했다.
퇴근을 하려는데 좌측 관절이 씨큰거려 뭐 그러다가 괜찮겠지 하고 그날은 운동을 생략했다. 오전에 1시간 자고 일어나니 씨큰거림이 통증으로 변했고 발을 일정 각도로 올리거나 힘을 주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일요일 새벽 통증으로 숙면이 되지 않아 다시 새벽 1시에 일어나 사무실로 출근하여 아침 7시까지 일을 했디. 일에 집중하느라고 통증을 잠시 잊었지만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나니 점점 더 심해졌다.
주말이라 병원에 갈수도 없고 월요일 오후 집 근처 정형외과를 갔더니 X-Ray를 찍어라고 했고 결과는 이상이 없었다. 다시 MRI를 찍어라고 해서 찍고 나니 좌측 연골판이 2군데 파열이 되어 봉합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오늘 바로 입원하고 내일 척추 마취를 한 후 내시경으로 수술을 하면 길게는 3주동안 입원을 해야 하고 처방약과 물리치료를 3개월간 받아야 완치할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의료보험을 받아 수술비가 400만원 정도 된다고 했다.
바로 수술하는 것은 미처 생각도 못한 것이기에 1주일간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내가 의사에게 그렇게 말한 이유는 느낌적으로 수술한 사안이 아니라는 직감이 왔기 때문이다. 나를 임상실험의 대상과 호구로 매출을 올려야겠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다가왔다.
어제 친한 친구의 도움으로 다른 병원에 갔더니 MRI 사진을 보면서 상태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 수술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앞으로 무리한 운동은 최대한 자제를 하고 가벼운 운동과 근력운동에 치중을 하라고 했다.
연골은 소모품이기에 절대 호기나 객기를 부려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그동안 나는 예외라고 하면서 무식하게 달려온 지난날들을 생각하면 아찔하고 남은 여생 걷기운동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 (운이 좋으면 다시 달릴 수 있는 러닝)를 주신 그분께 감사를 표한다.
악몽의 7월을 보내면서 1달간 걷고 달린 거리가 평소 1주일 운동량 밖에 되지 않는 기록을 남기면서 자성의 시간을 가져 본다.
1. 러닝 마일리지
- 누계 마일리지: 80,711km
- 7월 마일리지 : 5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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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80,764km
2. 계단오르기
- 누계 마일리지: 20,520계단(8일 38회)
- 7월 마일리지 : 0계단(0일 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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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20,520계단(8일 38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