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박근혜 12일 만에 재회
尹, 박 전 대통령 사저 방문 환담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7일 다시 만났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한 뒤 12일 만의 재회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방문하자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반갑게 맞았다. 작년 4월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사저를 찾아왔을 때 박 전 대통령은 집 안에서 윤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이 "지난번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까지 한 거죠"라고 웃으며 답했다.
사저 현관 진열대에는 지난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 행사 후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오솔길에서 내려오는 사진이 놓여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를 가리키며 "대통령께서 좋은 사진 보내주셔서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사저의 뒷산이 비슬산이 맞냐"며 "대구 근무 시절 의대 교수가 TV 방송에 나와 비슬산 자연이 질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비슬산에서 새들이 날아와 정원에서 놀다 가곤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며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돼 박정희 전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까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평소 밀크티를 선호한다는 점을 알고 홍차와 우유를 내놨으며, 역시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감과 배도 대접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거실에서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으며,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 대변인,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환담을 마친 후 사저 정원을 산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원의 이팝나무, 백일홍 등 여러 가지 나무와 꽃에 관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젊은 시절부터 꽃과 나무에 관심이 많으셨느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예전에 청와대 있을 때부터 꽃과 나무를 좋아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서자 박 전 대통령이 차를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고 했으나, 윤 대통령이 간곡히 사양했다. 이에 따라 유영하 변호사가 차까지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