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인 가운데 적어도 한국인은 지금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에 대해 침묵하거나 외면해서는 안된다. 지금 미얀마는 점점 핏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과거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을 보는 듯 하다. 아니 닮아도 많이 닮아 있다. 미얀마에 불었던 그 봄바람이 꽃샘추위 아니 다시 한겨울의 혹한속으로 되돌아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 특히 오늘은 일제 강점에 저항하며 위대한 항쟁정신을 보여준 3.1 독립운동 102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다. 숭고한 저항 정신을 전세계에 보여준 그런 날에 우리는 미얀마사태를 그냥 지나쳐 버리면 안된다. 한국인이 미얀마로 가서 시위현장에 참여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목숨을 내건 위험하고도 힘든 싸움에 심정적으로 동참을 해야 한다. 카페에 올리는 이런 글이 미얀마 시위대에 어떤 힘을 줄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나는 이런 글을 작성하면서 미얀마 민주시민들의 힘찬 항거에 무한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부디 미얀마 국민들의 희생이 최소화하고 다시 평화가 깃들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극히 좋지 않다. 유혈사태로 인명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가 보도하는 미얀마 반쿠데타 시위모습이다. 절박한 시위현장의 상황이 그대로 전해진다. 지금 미얀마 군경은 민주화 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함에 따라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고 전해진다. 유엔인권사무소는 2021년 2월 28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을 비롯한 전국에서 펼쳐진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미얀마 군경의 무력 사용으로 시위자 가운데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들 사상자는 미얀마 군경이 양곤, 다웨이, 만달레이, 바고 등 대도시에서 군중에 실탄을 발사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미얀마 반쿠데타 시위에서 부상당해 급히 이송되는 시위대의 모습이다. 연합뉴스의 사진이다. 한국은 한때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쿠데타의 나라였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부터 시작한 군부의 정치세력화는 한국의 봄을 항상 무력화시켰다.그이후 1980년 5.18 광주민주화항쟁때 전두환 군부세력들은 무자비하게 한국의 봄을 짓밟았다.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수많은 인사들이 체포 구금 당했다. 한국의 언론은 통폐합이라는 잔인한 학살극에 의해 짓밟혔다. 수많은 기자 그리고 피디들이 회사에서 쫓겨 났다.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1979년 12.12 쿠데타를 어찌 우리가 잊을 수 있는가. 그런 상황이 지금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사는 “양곤에서 열린 쿠데타 규탄 시위에 참여한 남성이 가슴에 총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고 말했다. 양곤 사망자 중에는 교사들 시위에 참여한 여성도 포함됐다. 그는 경찰의 무차별적인 진압 작전 이후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말 광주 민주화 항쟁을 41년만에 다시 보는 듯 하다.
EPA연합뉴스가 전하는 미얀마 반쿠데타 시위 모습이다. 시위대의 모습에서 전율을 느낀다. 민주화를 갈망하는 그런 눈빛이 강렬하게 전해진다. 우리가 지금 미얀마 사태를 외면하면 안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의 광주 민주화항쟁도 국내 언론에서는 한줄도 보도되지 못했다. 독일과 미국 등 외신에 의해서 알려지게 된 것 아닌가. 지금 미얀마 민주 평화 시위대도 결코 한국인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자신들의 의지에 심정적으로나마 동참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언론들이 더 힘을 줘서 그들의 시위현장을 보도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미얀마 국민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지금 미얀마 군부에 의해 통제되는 미얀마 언론은 시위대를 폭도들이라고 칭하고 있으리라. 그리고 방송들은 공산주의 폭도세력들이 이나라를 망치기 위해 시민들을 선동한다고 보도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한국도 불과 40년전에 땡전뉴스를 통해 그렇게 보도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나같은 기레기들은 군화발에 눌려 끽소리도 못하고 불러주는 대로 방송하지 않았는가.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 부정이 있었음에도 문민정부가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물론 말도 안되는 명분을 들고 나온 것이다. 군부가 주도권을 잡은 지 한 달이 지나면서 국내외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군사정권은 오히려 강경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시위대도 전국에서 점점 더 큰 규모의 민주화 시위를 벌여가고 있다.정말 이러다가는 엄청난 인명 피해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군부는 초강경 진압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묵시적인 동의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엄포를 놓고 있지만 지금 어떤 방법이 없다. 북한처럼 경제를 완전히 봉쇄할 명분도 없다. 그저 선언적인 말만 발표할 뿐이다. 지금으로서는 시위대의 힘으로 군부를 항복하게 하든지 군부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시위대가 옥쇄를 하는 두가지 방법밖에는 없다. 하지만 외국의 지적에 대해 별다른 느낌이 없는 철면피 미얀마 군부세력의 입장으로 볼 때 부정적인 미래가 상상되는 것이 두렵다.
한국은 군부 쿠데타때 마다 외국 언론 그리고 외국의 민주세력의 도움을 직간접적으로 받았다. 비근한 예로 광주민주화항쟁때 목숨을 내놓은 취재 그리고 보도로 전두환 군부세력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이 나빠져 결과적으로 6.10항쟁을 이끌어 낸 것이 아닌가. 박정희 쿠데타도 외신들의 도움으로 더 잔인한 행동을 조금이라도 억제하게 만들었다.
그렇다. 바로 이것이다. 한국이 지금 미얀마를 도울 길은 바로 이것이다. 계속적인 취재와 보도로 쿠데타 세력에 대한 국제여론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아무리 군부가 쿠데타에 성공해 다시 국제사회에 모습을 드러낸다해도 그 세력이 오래 못가고 붕괴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한다.
우리는 분명히 기억한다. 3.1독립항쟁을 전세계에 알린 미국의 앨버트 테일러 기자, 일제의 만행을 전세계에 알리고 한국을 자신의 조국인 영국보다 더 아낀 배델기자, 그리고 광주민주화항쟁을 몰래 촬영해 세계에 전두환군부세력의 만행을 알린 독일 공영방송 위르겐 힌츠페터기자가 없었다면 지금 이런 민주화 사회에 우리가 살 수 있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들의 그 숭고한 직업정신 나아가 한국을 아끼고 사랑한 그 마음이 없었다면 결코 그런 쾌거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세계에 돌려줘야 한다.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애쓰고 지금 그 댓가를 혹독하게 치루고 있는 나라 그리고 그 국민들에게 우리가 돌려줘야 한다. 아무래도 현지 군부독재자들이 무서워하는 것이 외국 기자들의 취재이다. 그 나라 국민들에게 하듯이 그렇게는 못한다. 한국의 언론사들이 대거 미얀마로 날아가야 한다. 물론 일부 방송사들 그리고 신문사들이 그렇게 하고 있지만. 그리고 생명의 지장을 받지 않는 이상 치열한 취재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이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꾸준히 취재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전세계에 진 빚을 한국민이 조금이라도 갑는 것이다.
2021년 3월 1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