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로 나가는 마음
지난 주일은 사무실 이사를 했고, 오늘은 집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짐이 떠나는 순간, 김다위목사님과 부목사님들, 사모님들과 전도사님들, 그리고 장로님들의 배웅을 받았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대부분의 삶을 교회 안에 있는 목사 사택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은퇴를 하게 되어 교회 밖에 있는 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이사하는 오늘, 엄청 추웠습니다.
이제는 온실에서 거친 광야로 나온 기분입니다.
이런 심정이 서글프기도 하지만 새롭게 깨닫는 은혜가 있습니다.
그것은 주님을 더욱 의지하게 된 것입니다.
교회 사택을 떠나면서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교회 안에서 지내는 동안 나도 모르게 주님 보다 교회를 더 의지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매 순간 더욱 주님을 바라보게 되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그래서 주님과 관계가 더 깊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오늘도 새벽 이른 시간, 잠에서 깨어 말씀을 읽고 주님 안에 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저는 교회에서 찾아 오는 교인들을 맞이 했습니다.
그들에게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복음’과 주님과 동행하는 삶에 대하여 전했습니다.
그 일도 매우 귀하고 중요한 사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주님께서 저를 이곳 저곳으로 데리고 다니시는 것 같습니다.
주님의 눈이 머무는 곳, 주님께서 주목하는 사람에게로 저를 이끌어 가십니다.
그것은 정말 말할 수 없는 감동이고 기대가 됩니다.
그렇다고 늘 환영만 받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곳에서는 무관심하고, 어떤 곳에서는 배척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관없습니다.
환영을 받든지 무관심하든지 멸시와 배척을 받는지 주님을 따라갈 뿐입니다.
광야로 나가는 것 같지만, 오히려 주님과 더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언제나 너무 늦게 깨닫는 것입니다.
진작 이렇게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