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가뜩이나 손님도 없는데 세 사람이 서 있으면 못 태운다는 게 말이 되나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 첫날인 12일 저녁, 서울 강남역 일대 번화가는 적막이 느껴질 정도로 고요했다. 넓은 도로에는 ‘빈차’불을 켠 택시와 승객이 없어 텅 빈 버스만 가득했다. 자영업자들은 오후 6시 이후 손님이 3명 이상 찾아올 때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돌려보내며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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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12일 오후 10시쯤 강남역 인근에서 승객이 없는 택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사람 없어 허탈”…강남역 일대 택시·버스 ‘텅텅’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는 794명이다.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꾸준히 1000명대를 넘어서자 방역당국은 12일부터 2주 동안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수도권 내 사적모임은 오후 6시 이전에는 4명, 이후에는 2명까지 가능하다.
정부의 초강수 조치에 서울 주요 번화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12일 오후 9시 이후부터 강남·서초구 일대 도로와 인도, 지하상가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하철역 출구 앞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빈차’ 택시 행렬이 줄을 이었고 버스는 승객을 소수만 태운 채 달렸다.
고속터미널역 앞 택시 대기 행렬에 줄을 서고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이모(85)씨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될 거라고 발표된) 9일부터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니까 거리가 이미 한산하더라”라며 “가뜩이나 손님도 없는데 길에 3명이 서 있으면 못 태운다는 게 말이 되냐”라고 불만을 표했다.60대 택시기사 김모씨도 “수입이 반토막 난 지 1년 반째인데 오늘은 더하다”라며 “이제는 22시 이후에 잠깐 ‘반짝 손님’이 많은 것도 기대할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승객이 없는 건 버스도 마찬가지였다. 강동공영차고지~강남역을 다니는 340번 버스 운전기사 A(59)씨는 “1시간 30분이 넘는 운행거리를 10분 이상 단축해 온 건 처음”이라며 “강남·송파·강동구 모두 조용하고 한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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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으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 손님이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손님 3명 이상 오면 난감”…자영업자도 울상
식당·카페에서는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골머리를 앓았다. 일일이 손님들에게 해산하라고 당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0)씨는 “낮부터 손님이 아예 없어 오늘 매출이 평소의 3분의 1로 줄었다”며 “손님 2명이 앉아 있다가 일행이 온다고 해서 ‘안 된다’고 말리느라 골치가 아팠다”고 털어놨다.
사실상 오후 6시 ‘코로나19 통금’ 조치에 배달 주문 수요는 오히려 평소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강모(30)씨는 “4단계가 시행된다고 발표된 날 바로 배달 사업을 신청했다”며 “식당에 직접 방문하는 손님보다 배달시키는 손님이 늘어날 것을 대비했다”고 말했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지키지 않으면 개인은 최대 10만원, 방역수칙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거나 다수 위반 사례가 발생한 사업장은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업주들은 정부가 이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긴다며 울분을 토했다.
김씨는 “방역당국의 조치가 너무 못마땅하다”며 “손님과 업주 모두 공평하게 책임을 지는 ‘양벌규정’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남에서 칼국숫집 직원 배모(47)씨도 “(이번 조치는) 가게 문을 닫으라고 하는 얘기”라며 “너무 불공평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댓글 택시기사 이모씨(85세)---->이거 사실입니까?
아이디 멋지심.
버스도 승객 안태운 빈차투성~
택시는 말해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