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이 공부가 끝난 후 버스 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죠.
제 옆에는 저희 학교 학생들은 물론이고 주위 남학교 학생들도 많았답니다. 그 사이에 할머니 한 분도 계셨어요. 문득 할머니께서 옆에 서 있는 남학생에게
할머니: 니 어느 학고 댕기노?
남학생:(무뚝뚝하게) 학고 댕기는데요.
할머니: 그래,니 어느 학고 댕기냐꼬?
남학생: 학고 댕긴다니까요.
할머니: 그래, 학고는 학곤데 어느 학고 댕기냐꼬?
남학생: 아참~,학고 댕긴다니까요.
할머니:(약간 화가 나서) 이 자슥이 어느 학고 댕기냐꼬 물
어 보이까네 대답은 안하고 어른을 놀리나?
남학생: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놀리는 게 아이고요,진짜
학고 댕긴다니까요.
할머니:(진짜 화가 나서)아니, 이 자슥이 말 장난 하자는
거가 뭐꼬?
그러자,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어느 아주머니가 해명을 하셨어요.
아주머니: 할매요, 학생이 놀리는 게 아이고요,그 학생은
학성고등학교를 댕기는 데요,학생들이 줄여서
학고라 합니더.
그러자, 그 때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으셨던 할머니가 머쓱해 하시며
할머니: 그라믄 진작에 그래 말해야지... 놀리는 줄 알았
다 아이가.
그러시면서 그 옆에 서 있는 다른 교복을 입은 학생을 보고 또 말을 거셨다.
할머니: 야 야! 니는 어데 댕기노?
다른 학생: 울고 댕기는 데요.
할머니:(측은하다는 듯이) 와 울고 댕기노? 울지 말고 댕기
라.너그 부모들이 뭐라 카나?
다른 학생:(황당해서는)그게 아이고요, 울고 댕긴다고요.
할머니:(그래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고) 그래 와 울고 댕
기노 다큰 머스마가,인자 웃고 댕기라.
아주머니:(듣다 못해) 할매요,그 말이 아이고요, 울고 댕
기는 게 아이고요,야 학교도 울산고등학교를 그
래 부릅니더.
그러자,할머니께서는 민망하신 듯"진작에 그래 좀 말 해주면 되지 헷갈리게 하노" 하시며 화를 내며 저 쪽으로 가버리셨어요. 그 날 우리들은 뒤집어 질 듯이 웃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