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수록 정신이 맑아지네 | 진천 생거진천자연휴양림
돌아보면 나의 이십 대 후반은 마음만 급했다. 모든 것이 불안하고 답답했다. 혼자만 지나치게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았다고 할까. 행여 당신도 그런 마음이라면 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생거진천자연휴양림은 진천 무제산 자락 동남쪽에 자리하고 있다.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 옆으로 ‘숲속의 집’이 들어서 있다. 마지막 집을 지나면 곧 임도가 시작되는데 마치 긴 나무 터널을 걷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생각에 잠기게 된다. 어쩌면 사색은 눈을 감고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포행(布行)은 참선의 연장이나 다름없다. 이내 송림정이라는 팔각정이 나온다. 이곳부터 무제산 정상까지는 불과 1km 거리. 정상을 밟아도 좋고 발길을 돌려도 괜찮다.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든 당신은 다시 사색에 잠기게 될 테니까. 어느 쪽이든 휴양림에 다시 도착했을 때면 마치 먼 길에서 돌아온 수도승처럼 맑아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불편함 속에서 얻는 편안함 | 영동 송호국민관광지
송호국민관광지의 솔밭. 푸른 잔디 위에서의 하룻밤은 꿈만 같다
송호국민관광지는 아름다운 솔밭뿐만 아니라 금강의 풍경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솔밭과 금강 사이에 자리한 여의정(如意亭) 옆에는 이름도 없는 돌부처가 서 있다. 가슴에 손을 모은 부처의 얼굴은 코 이외에는 알아볼 수가 없다. 불편함 속에서 느끼는 편안함처럼 투박함 속에서 느끼는 인자함이다.
체험이 있으니 즐거움이 두 배 | 증평 좌구산자연휴양림
좌구산자연휴양림 내의 명상구름다리. 구름다리 위에서 계곡을 내려다보면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다
수십 년 손길로 완성된 정원 | 세종 베어트리파크
수십 년 동안 사람의 손길로 가꾼 베어트리파크. 꽃과 나무들이 아름다운 정원이다
사회 초년생을 위한 마지막 힐링 장소. 바로,
베어트리파크
이곳에는 여러 동물도 살고 있다. 특히 반달가슴곰은 베어트리파크의 상징과도 같은 동물. 처음에 몇 쌍 기르던 것이 지금은 대를 이어서 수십 마리가 되었다. 수목이 자리를 잡듯 동물들도 뿌리를 내린 것이다. 먹이를 달라고 손을 흔드는 모습과 던진 먹이를 입으로 완벽하게 받아내는 동작은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한편 안쓰러운 마음도 숨길 수는 없다.
힐링을 마쳤으면 이제 다시 사회로 돌아갈 시간이다. 자세히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결과물만 재촉하고, 자기들 하기 싫은 일은 다 나에게 떠넘기는 것 같기도 하다. 더욱이 사회 초년생인 주제에 모르는 게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강박에도 시달린다. 그리고 결국 사수가 원수가 되는 날이 오고 만다. 혹시 그런 날이 찾아오면 다시 숲으로 가길 권한다. 숲은 언제나 안식을 선물한다. 숲은 생명의 근원이다. 숲이 어머니의 품속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다.
첫댓글 숲에서 살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