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avel : 무용곡 <Bolero>
라벨은 드뷔시와 함께 프랑스의 근대음악을 대표하는 인상주의의 거목입니다. 하지만 라벨은 드뷔시와는 달리, 고전파의 명확한 형식과 균형미를 중요한 기초라고 생각했습니다. 라벨은 지성에 의해 억제되는 감정의 표현을 통하여 음악을 구현했는데, 그의 음악이 주는 ‘정확한 복잡함’의 묘미는 가히 스위스 시계에 비견될 만큼 놀랍습니다. 이 곡은 참으로 신기한 곡입니다. 음악사에서 처음 나타난 독특한 방식으로 그 어느 누구도 스위스 시계처럼 치밀하게 계산된 <볼레로>를 흉내 내지 못할 것입니다. <볼레로>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약15분 동안 시종일관 똑같은 멜로디가 169회나 반복되어 나옵니다.
<볼레로>는 라벨이 맨 마지막으로 쓴 발레 음악이며 또한 그가 65세 때 쓴 마지막 관현악곡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1928년 당시 파리에 있던 러시아의 유명한 무용가인 이다 루빈스타인(1888-1960)을 위해 작곡한 무용 음악입니다. 루빈스타인은 에스파냐 풍의 무용에 관심을 갖게 되어, 라벨에게 알베니스의 ‘이베리아’를 편곡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 아르보스(1863-1939)가 이미 편곡을 하고 있어서 저작권 법상 불가능했습니다. 라벨은 미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 자신의 ‘에스파냐-아리비아 풍의 주제’로 1928년 6월 10월까지 <볼레로>를 완성했습니다. 이다 루빈스타인에게 헌정된 이 작품이 그해 11월 22일 발레의 형태로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되었을 때 열렬한 찬사를 받았는데, 그 후로부터 세계 각국에서 즐겨 연주하는 레퍼토리가 되었습니다.
똑같은 리듬을 작은북으로 계속 반복하여 나타나는데 그 리듬은 단순하면서도 경쾌하고 이국적이면서도 정열적이어서 인상적인 느낌을 받아 듣는 이로 하여금 곡이 진행됨에 따라 그 흐름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됩니다. 이 단순한 반복이 듣는 이를 싫증나게 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라벨의 절묘한 관현악법의 산뜻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곡은 느릿한 동양적인 맛이 풍기는 연결된 2개의 선율이 볼레로의 리듬을 타고 발전이나 변형 없이 반복만으로 엮여져 있습니다. 처음에 작은북으로 조용히 리듬만 나오고, 이어서 작은북으로 하는 리듬과 주제 음악이 똑같은 리듬과 멜로디가 같은 속도로 16번 반복됩니다. 한 번 반복하는데 대개 53초 정도 걸리며, 리듬을 담당한 작은북 소리가 멜로디를 압도해갑니다. 반복할 때마다 지루함을 없애기 위하여 등장하는 악기의 짜임을 달리 하고 갈수록 점점 강하게 연주하고 있습니다. 17번째 반복할 때에는 주제의 전반부가 나오고 끝맺음으로 들어가 금관악기의 금속성 소리가 압도하면서 끝을 맺습니다. 처음 몇 번 반복할 때에는 한 개의 목관악기로 조용하게 나오고, 계속 반복되면서 악기 수도 늘어나서 음의 세기도 커지면서 끝날 무렵에는 아주 강해집니다. 독주 부분 외에는 전체 악기가 유니즌으로 연주되다가 후반부에 들어서 병행 화음이 첨가되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크레셴도로 되어 있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이 작품을 음악적으로 규정한다면 모두 18개의 변주곡으로 이루어진 악곡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하나의 선율에 계속해서 색채와 두께를 더해 가면서 전개되는 극적인 효과를 최대한 살린 작품입니다. 원래 관현악을 위해 작곡되었으며 작곡자 자신에 의해 피아노 연탄곡으로도 편곡되었습니다. 무용과는 별도로 독립된 관현악 레퍼토리뿐만 아니라, 대중음악이나 영화음악으로도 편곡되어 연주되고 있습니다.
Bolero, Op.81
라벨 / 볼레로
Joseph Maurice Ravel [1875∼1937]
모리스 라벨(Ravel)의 <볼레로>(Bolero) 관현악 연주
<볼레로>(Bolero) 피아노 협주곡으로 감상하기
Bolero
볼레로(Bol?ro)는 라벨이 전위적인 무용가인 루빈스타인(Ida Rubinstein)으로부터 스페인 풍의 무용에 쓸 음악을 위촉받고, 1928년 10월에 완성했다. 같은 11월 28일, 파리의 오페라 극장에서 루빈스타인 발레단에 의해 초연된 이 곡은 스페인 무곡이지만 리듬이나 템포가 본래의 볼레로와는 다르다. 3개의 색소폰이 사용되어 진기한 편성을 보이는데, 작은 북, 비올라, 첼로의 피치카토로 독특한 리듬을 새긴 후 C 장조의 밝고 쾌활한 주제가 이 리듬을 타고 들려온다. 이 주제는 두 도막 형식으로 악기를 바꾸면서 반복되고, 이 주제에 응답하는 듯한 형태로 또 하나의 주제가 연주된다. 즉 이 곡은 하나의 흐름결꼴과 두 개의 주제를 반복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며, 가장 작은 소리에서 가장 큰 소리로 변화하는 '크레센도'(cresendo)만 사용되는 특이한 작품이다.
라벨 볼레로의 특징은 철저한 계산하에 두 개의 주제만이 연속적으로 반복됨으로써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맨 처음엔 리듬 주제가 2회 피 아니시모로 매우 여리게연주되고 주제가락 A와 B가 각각 2회씩 악기를 바꾸어 가며 점점 강하게 연주됩니다. 첫 주제가 악기를 바꾸면서 반복 되면 이 주제에 응답하는 형태로 또 하나의 주제가 뒤따르죠. 그 사이마다 볼레로 리듬이 두 마디씩 끼어들고요. 이것이 통틀어 4회 반복된 후 마지막으로 A가 한 번 연주된 후 리듬이 나오고 비로소 B가 변형됩니다. 한 조의 주제가 동일한 리듬을 따르면서 조바꿈도 변주도 되지 않고 단 지 악기 편성을 바꾸면서 고조되고 반복되는 셈입니다. 악곡은 그대로 진행되고 가장 작은 소리에서 가장 큰 소리로 변화하는 크레센도만 사용 되는데 끝 두 마디에 이르러서야 조바꿈이 일어나 장대한 절정부로 마무리 됩니다.
Gustavo Dudamel
구스타보 두다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