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 발견된 약 600년 전 브래지어. 뉴시스 |
여성 속옷 역사 새로 써야 할 판 오스트리아에서 약 600년 전 여성이 착용했던 리넨(아마) 소재 브래지어가 발견돼 인류의 속옷 역사를 전면 새로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은 18일 고고학자들이 오스트리아의 렘베르크 성에서 중세시대의 브라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패션 전문가들은 이제까지 여성들이 브래지어를 착용하기 시작한 것은 몸에 꽉 끼는 코르셋을 포기한 100여년 전부터인 것으로 간주돼온 점에 비춰볼 때 이번 발견은 혁명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으로 코르셋보다 브라가 먼저 사용됐으며 코르셋 이후 모양이 개선된 현대와 같은 브라가 등장한 것으로 속옷 역사가 바뀌게 됐다. 런던 박물관의 패션 담당 큐레이터 힐러리 데이비드슨은 "특히 한 종류는 현대의 브래지어와 아주 비슷하다.이는 매우 놀라운 발견이다"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서 발견된 약 600년 전 속옷. 뉴시스 |
발굴을 이끈 고고학자 베아트릭스 누츠는 "발굴은 지난 2008년 이뤄졌지만 이제까지 발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새로 발굴된 것에 대한 연구와 탄소 검사를 통해 제작 시기 등을 밝혀내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누츠는 지난해 이 같은 발굴 사실을 한 강연에서 밝혔지만 여전히 고고학계 일부에만 알려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영국 BBC 히스토리 매거진이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누츠는 "우리는 처음 우리 자신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 15세기 때 브라와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인스부르크 대학 발굴팀은 렘베르크 성에서 2700점이 넘는 섬유류들을 찾아냈는데 이 가운데 브라는 모두 4점이었다. 4점의 브라 모두 컵이 있는 등 현재의 브래지어와 비슷했지만 특히 하나는 두 개의 어깨끈이 달리고 비록 존재하지는 않지만 등 뒤로 돌려 묶게 돼 있는 끈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현재의 브래지어와 매우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 브래지어에는 레이스 등 장식이 달려 있어 단순한 기능성뿐만 아니라 착용자의 만족감 충족까지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비드슨은 이번 발견이 여성 속옷 역사에서 잃어버린 고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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