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다보면 갑자기 한국의 음식이 그리울 때 가 있다. 비가 구질구질하게 오는 날 별로 할일도 없고 창밖으로 비오는 것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성북동에 있는 허름한 닭볶음탕 집이 생각이 난다.
직장 근처에 있어서 툭하면 차를 몰고 가서 먹었다. 토종닭(?)을 커다란 가마 솥에 삶은 다음 뚝배기에서 얼큰하게 닭볶음탕을 만들어 주던 식당인데 커다란 뚝배기를 가운데 놓고 먹으면 스트레스가 다 날려가는 것 같았다. 가마솥에 닭고기를 삶아서 그런지 육질도 쫄깃하고 구수해서 기분이 우울하면 달려 가던 곳 이다.
아주머니가 인심이 좋으셔서 2인분을 시키면 남아서 보통 3명이 가서 식사를 하곤 하였다. 남가주에도 닭볶음탕 식당이야 있겠지만 이렇게 가마솥을 얹어서 닭을 삶아내는 식당이 없다고 생각하니 더욱 먹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전에 먹었던 닭볶음탕을 기억해 내고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먹기로 결심을 하고는 마트에 가서 닭한마리를 사가지고 돌아 왔다.
닭 Chicken …… 1마리
감자 Potato …… 2개
당근 Carrot …… 1개
양파 Onion …… 1개
청양 고추 Chili Pepper …… 2개
대파 Scallion …… 2대
볶음탕 양념 만들기
재료_ 고추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고추가루 3큰술, 간장 3큰술, 맛술 2큰술, 물엿 2큰술, 후추가루 필요량, 소금 1작은술
1_믹싱 볼에 분량의 고추장을 부은 후 고추가루를 넣고 섞어 준다.
2_섞어 놓은 재료에 나머지 재료를 넣고 잘 섞은 후 30분정도 실온에 둔다.
3_양념의 간을 보고 소금의 양을 조절하여 완성한다.
만들기
1_분량의 감자는 껍질을 깍은 후 되도록 큼지막하게 자른 후 10분정도 찬물에 담구어 둔후 채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다.
2_양파는 잘 씻어서 굵은 두께로 썰고 대파도 역시 큼직하게 썰어 놓는다.
3_청양 고추는 고추씨를 제거하고 어슷썰기로 썬다.
4_닭은 토막난 것을 구입해서 가위를 이용하여 기름기 많은 부분은 잘라 낸다.
5_손질을 끝낸 닭은 끓는 물에 소주를 반컵 정도 넣고 1분정도 데쳐 준비한다.
6_재료 준비가 끝났으면 커다란 냄비에 먼저 데쳐 놓은 닭을 넣고 감자를 올린 후 양념장을 넣는다.
7_나머지 재료도 모두 넣은 후 닭이 약간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끓인다.
8_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맛을 보고 얼큰한 것이 좋으면 고추가루를 더 넣는다.
9_마지막으로 대파와 청양 고추를 넣고 2분정도 더 끓여 완성한다.
고추가루로 얼큰한 맛을 조절하여 완성하였더니 얼추 비슷한 맛이 되었다.
혼자 먹기도 그래서 남편이 돌아오는 시간에 맞추어 근처에 사는 친구 부부도 부르고 해서 한상 차렸더니 바로 예전의 그 맛이라고 감탄을 한다. 사실 남가주에는 한국인이 많이 살아서 먹고 싶은 것은 언제든지 먹을 수 있지만 조금 특별한 것은 맛 보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몇달 전에는 황금 도토리 마을이라고 계곡에서 한인이 카페를 하는 곳을 다녀 왔다. 그래도 이 곳은 한국의 닭볶음탕 맛을 제법 그대로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아주머니가 인심이 후해서 다 먹고 나니 한국식으로 밥과 김치, 김가루를 넣고는 팬에서 볶아 준다. 도토리 묵까지 먹고 나니 남한 산성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오렌지 카운티의 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