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2학년인 아들이 친구와 함께 전단지알바를 하겠다고 합니다.
중학교 올라가서부터 공부엔 통 동기도 없고 해야하는 이유도 모르겠다고 하며
아예 공부를 하지않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 수업만 듣고 공부도 잘 하는 편이었지요.
방과후에 복습은 해야한다고 해도, 학교에서 공부하는데 왜 집에서까지 해야하냐던 아이입니다.
한때는 바둑프로기사가 되겠다며 바둑만 두더니(거의 싸움바둑이었습니다.)
바둑프로기사가 되겠다고 하며 열심히하고 잘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현실을 알고 포기를 하더니
바둑에 흥미를 잃었습니다.
또 한때는 농구선수된다고 새벽부터 나가서 슛팅연습도 하고 열심히 했습니다.
키가 큰 편이던 아이가 키도 안 크고 뭐 운동선수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뭐든 열심히 해본 경험이 나중에 힘이 될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현실의 벽에 부딪혔죠.
아이 스스로가 현실을 알고 포기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은 아팠지만 이 또한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게임만 하고 하루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봅니다.
할게없다나요? 게임을 잘하니까 애들이 인정해주는 모양입니다.
하긴 그렇게 많은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는데 당연히 잘할 수 밖에요.
중학교 가서는 수업도 듣지않고 성적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공부를 해서 뭐하냐고 서슴치않고 말하더라구요.
어제는 친구 부모님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도 지금 월600만원씩 번다고 공부 안해도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공부 안 해도 자기는 잘 살 수 있다고...
"그 부모님들이 그만큼의 노력을 하기 때문이란다. 노력도 해본 사람이 또 할 수 있단다. 너는 과연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구나"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러더니 친구가 자전거를 사기위해 알바를 하겠다고 같이 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하다며 허락해달라고 합니다.
뭐든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중학생 알바에 대해 제가 아는 것이 없어서 불안합니다.
제가 못하게 한다고 안 할 아이도 아니지만...
걱정도 되고 불안하네요.
첫댓글 우리 교회 아이들도 그런 이야기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30명 한반에 있으면 존재감이 있어야 하는데, 춤을 아주 잘 추고 잘 놀거나, 아주 이쁘거나, 아주 공부를 잘하는 아이, 친구들이 모두 좋아하는 아이 빼고는 존재감이 없다는 거에요. 아이들은 이것 만큼은 다른 아이보다 우월하다는 것으로 존재감을 찾는다고 하네요. 전단지 알바도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서,술집이나 성매매 찌라시 뿌리는 알바 라면 말리시구요, 신문에 전단지 끼우는 알바라면 해도 무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짜피 공부야 본인이 하고 싶어야 하는거니까요.
항상 많은 것을 배웁니다.
아드님이 게임을 하는 것도 게임 자체보다는 존재감 찾고 싶어서 그런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자애들은 30살 되어야 좀 철이 듭니다. 저도 고등학교때 내신 9등급이었어요. 밴드부 했구요. 고3때 밀린공부 할려니 얼마나 힘들던지, 질풍노도의 시기때 우리 부모님도 저를 성직자를 만들기를 포기 하시더라구요.ㅋ
요즘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학력격차가 예전에 비해서 너무 많이 벌어져 있어요. 예전에는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많아서 등수 뒤집기가 어느정도 가능했는데, 아이들 스스로 "쟤는 우리랑 달라"라는 생각을 먼저 가지고 있다보니 공부로는 안 될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듯 해요. 그래서 어느때보다 부모님의 역활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자신감 갖도록 격려 많이 해 주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저도 고등때 전교꼴찌 해본적 있는 사람이라서. 공부 안 하는 아이 심리는 좀 알것 같아요.
이 답글에 마음이 조금 무거워져요.. 공부를 잘 못하는 우리 아들은 어떤 부분의 자신감을 가지도록 도와줘야 할지..
공부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았다가도 어떤 곳이던 성적으로 1차 평가가 되어버리니 또 한마디씩 하게됩니다 ㅠㅠ
아이도 나름대로 존재감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난과 야단보다는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는 말씀도 많이 와닿습니다.
지금 공부도 않고 저렇게 게임만 하다가 나중에 고생할 거 생각하면 빨리 철 좀 들었으면 싶은데 30살까지 철 안 들면 평생 철 안들텐데...
아주 길게 보아야 할 거 같고 30이라는 숫자에 그냥 포기(?)랄까 마음이 좀 차분해지네요.
자기 인생이다~그래도 잘 살겠지~
자기 스스로 깨닫지 않으면 옆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듣지않으니~아이가 커갈수록 한걸음씩 뒤로 물러나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도움주는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허접한 답글에 감사하다는 말씀..감사드립니다.
글쎄요..저는 84년생인데, 나름 대도시에 살았고,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것도 아니었고 그래도 유복한 생활을 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도 초6그리고 중등때 친구들하고 용돈벌어보려고 신문배달이랑 전단지 아르바이트한게 생각이나네요.
나름 좋은 경험이었고, 다리가 매우 아팠지만 아 부모님이 이렇게 돈을 벌어서 날 지원하시는구나 하고 느끼는 계기가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믿음에 보답하기위해 공부를 좀더 했던것 같네요...그돈으로는 게임방가려고하다가 부모님 손수건을 선물로 사드렸던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또다른 계기가 될 수도 있겠군요~경험에서 우러난 조언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이와 동갑이네요. 그런데, 스스로 뭔가 되겠다고 했을 때 열심히 해보는 자세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뭐든 '아하'의 순간이 왔을 때 해낼 수 있는 저력이 있는 아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직접 해보려 하지 않는 것이 속상하던데요. 많이 믿어 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네~스스로가 결정하면 열심히 할거라는 믿음은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있는 이 아이를 보면서 지금은 잠깐 쉬어가는 때 일거라고 믿고 기다리는 것이 너무 어렵네요^^
중1 딸아이가 있어요. 우리 아이가 그런 걸 한다고 하면 저도 무척 고민될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원한다면 한번
쯤 해보는 건 괜찮을 것 같아요. 세상에 내보내는 게 아직 어렵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