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잠이 많던 시절, 늦은 밤 11시나 돼서나 TV에 등장하는 6백만불 사나이를 보는 것은
큰 고역이었습니다. 혹 잠이 들어 못보기라도 한 날이면 아침밥상에서 괜히 어머니께 심술부리곤 했죠.
(후에 폭발적인 인기로 일요일 저녁식사 시간대로 방영시간이 바뀌었지만...)
나레이션으로 시작되죠?
<< 전 우주비행사 스티븐 오스틴 대령, 그는 우주비행도중 사고로 인하여 오른쪽 팔과 두 다리
그리고 왼쪽 눈을 잃었다. 우리는 600만불을 들여 그에게 특수임무를 띄우기 위해 눈에는
줌렌즈를 달았고 두다리는 어쩌구........... 그래서 시속 60마일로 달리게 했으며................. >>
당시 애들에겐 최고의 인기 외화시리즈였죠..... 이런 기억이 있습니다.
[초딩샌님] 날씨도 더운데, 그만 하고 쉬자. 오락을 하던지, 궁금한거 있으면 다 물어봐~
[귤] 샌님 질문 있는데요~
[초딩샌님] 뭐냐? (공부 잘하는 반장의 질문과 귤의 질문을 받는 선생님 표정이 다릅니다. ㅡ.ㅡ)
[귤] 고속버스가 최고속도 100Km 달린다던데요. 6백만불 사나이는 시속 60마일을
달린 다거든요? 그게 몇 킬로 입니까요. (100km 달릴 수 있는 도로도 당시 흔치 않았거니와
육상에서 차가 낼 수 있는 최고속은 100km로 알 때였죠.)
[초딩샌님] (잠시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
맨날 TV만 보고 쓸데없는 거에 관심 있으니 너가 말 안듣고 공부를 못하는 거야~
궁금하면 백과사전 찾아봐! (하시다가,, 갑자기 수첩에 단위환산표가 붙어있는 게 기억나셨는지..)
아~ 정 궁금해? 내가 답을 주지... (뒤적뒤적) 1마일이 1.6 km 이라.....
그럼 60 곱하기 1.6은... 보자... 시속 96km네?
아. 고속버스보다 6백만불 사나이 달리기가 정녕 느렸단 말인가??????
샌님의 <96 !> 한마디에 비통한 교실 분위기..
그때 눈썰미 좋은 녀석이 벌떡 일어납니다.
"야야... 니들 그때 못봤어? 6백만불사나이 체력테스트 할 때... 어쩌구...
숫자가 60마일로 나오다가 더 막 뛰니깐 67까지 올라갔었자너~!!" "그때 어쩌구 장면에서... 기억안나?"
(갑자기 교실 안이 다시 시끄러워지기 시작합니다.)
"맞다. 맞어!!! 그래 67마일이었어 나도 봤어~~!"
[초딩샌님] 67? 그럼 보자...... (칠판에 계산하십니다.) 그럼 시속 107Km 구먼~~
조마조마 선생님 계산 끝나기만 기다리던 꼬맹이들은 "107km" 한마디에
공책 던지고 책상 위로 뛰어올라가고 교실은 온통 난리가 났습니다.
박대통령 외국순방길에 태극기 흔들 때보다 더 열렬한 지지였죠.
우리의 우상 6백만불 사나이가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고속버스보다 더 빨랐던 것입니다.
옆으로 말이 길게 샜군요. (누가 옆에서 지적해줘야 하는데 ㅡ.ㅡ)
스티븐 오스틴은 화폐가치가 낮았던 그 당시에도 6백만불이었거늘,,,,
저는 2000년대에 고작 19,800원의 사나이입니다.
제가 어제 걸으면서 스스로에게 붙인 저의 새 별명입죠. (유효기간 2006년 12월까지)
마트 가서 걸려있는 옷들 뒤적거리면서 젤 먼저 가격표를 봅니다.
60,000 원? 흠흠.... 좋아보이는데 가격이 맘에 안 드는군...
어~ 괜찮네? 32,000.. 사까?
아냐.. 뚱땡이 무신,,, 어차피 두 달 있다 쑥 20kg 빠지면 누구 줘야 할껀데~ 참자. 참어.......
<카페회원이신 자비심님 말씀처럼 맘에 드는 작은 치수 옷 사놓고 더 열심히......................>
제가 이러다 꽤 많은 옷을 입지도 못하고 준 경험이 다분하기에, 그 방법은 이젠 쓰지 않기로 ㅠㅠ
앗...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네~ 가격까지 19,800 ??!! 빙고빙고~~ 따봉빙고~
잉? 근데 사이즈가 100 사이즈만 남았네...... (사냥감을 확인했는데 물러설 수 없죠.)
옆에서 지루하게 시간때우기 중이신 샵매니저 아줌마를 부릅니다.
(버럭!) 아줌마!!!!!!!!!!!!!! 맨날맨날 왜 치수가 없어요. 110 남은거 없어요?
-- 큰 사이즈가 원래 적게 들어 왔어요. 여분 물건도 없구요.
아줌마... 저 이 옷,,, 맘에 들어 꼭 사야겠거든요? (실은 가격이 맘에^^) 추가물량 언제 들어와요?
-- 확인해봐야 합니다. 맞는게 없다면 저 쪽 코너에 등산복 전문매장이 따로 있습니다.
(내참... 누가 모르나.. 마트 경력 몇년인데... 거긴 기본이 십만원 이라구요!)
아. 가봤습니다. 허나 옷이 좀 타이트하게 나오더군요. 이 스타일 옷이 저에겐 잘 맞는거 같아요.
제 핸폰 적으셔요. 들어오면 때려주세요.
-- 손님 알았어요. 낼 본사에 확인 후에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사고야 맙니다. 끙.. (그러나 못살때가 더 많죠 ㅡ.ㅡ)
뒤돌아 가는 나의 뒤통수에 대고
'뚱땡아 그러게 누가 표준사이즈에서 벗어나래? 표준사이즈면 나도 일하기 편하자노?'
하시는지 몰라도... 그냥 제 손에 옷만 들어오면 그만 입니다.
이런 연유로 T, 자켓, 바지.. 모두 19,800 짜리로 도배하게 되었군요.
그뿐입니까.. 걷다보니 스톱워치의 필요성을 느껴 인터넷에서 고른 전자시계도 19,800 원 입니다.
모자도 역시 19,800 !! 제 몸에 좀 비싼 건 현재 신발 밖에 없군요..
마트 자주 가신 분은 아시겠지만. 재고방출차 염가에 때리는 19,800 제품 쏠쏠한 게 많습니다 ^___^
(19,800 이여 영원하여라~~~)
작년 여름 퇴원하면서.. 허리에 질병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모르고 의욕만 앞세워 등산 바지를 인터넷
에서 3벌 구입했죠. 최근 입어보니 조금 헐렁이는 것이 하계용이라 얇기도 하거니와 못 입겠더군요.
한번도 안입어 본건데.... 하지만 미련없이 주변 뚱땡 지인 드렸습니다.
(이유는 당연하죠! 앞으로 더 빠짐 빠졌지, 더 찔일이 절대루~ 없을테니깐요!!)
옷장 안에는 제가 20대 시절에 입었던 옷들만 수두룩하군요. 니코틴에 찌들고 옷이 좀 쓴 옷도
많습니다. 몸에 들어가는 것도 없거니와. 이 사이즈가 되더라도 입기 곤란한 스타일 옷들이
대부분인데 왜 못 버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옷 욕심이나 멋 내기 버린 지 어언~ 오래 전 일인데 말이죠.
추억을 회상할만한 사진도 찍은 놓은게 별로 없거니와, 사진 대신 옷장 속 걸린 옷들이
저에게 옛추억 회상 할 수 있는 사진의 대리품 일까요? 언제 한번 싹 버려야겠죠.~
혹시 열심히 걷기하시는데......
앞서가는 사람이 세월아, 네월아~ 느릿느릿 땀흘리며 걸으면서
분위기는 19,800원 도배 느낌이 팍팍 난다면....
등짝 한 대 퍽~ 치고 "힘내!" 하면서 휙 앞질러 가세요.
부담없이 퍽! 치세요 ㅡ.ㅡ;
옷이 찢어진들 허리뼈가 금이간들 배상액수 부담없는 19,800원 입니다. ㅡ.ㅡv
첫댓글 저는 왜 감동이 먼저 오는지 ㅎㅎ 남 애기 같지 않네요 명글입니다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십니다. 감동했습니다.
19800원으로 해결을 하신다 하면 무지 현명 하신 거져.. 근데 저는 왜 걷기 할때 앞서 가는 사람 지나 갈려면 미안한 생각이 드는지...남 앞에 제 뒷모습을 보이는게 아직 서툰거 같아여. 재미 있는 글 읽으면서 아침을 시작 하니 기분 좋아 지네여...오늘도 화이팅~~!!
현명해서라기보다 겨울에 옷 안입고 다닐 수 없자나요 ㅡ.ㅡ;;;
호호....저도 며칠전에 사당동 태평백화점 갔는데 웨스트우드, 반도스포츠 세일 하더군요. 19800원짜리 포라폴리스 점퍼 이쁜거 샀습니다. 프로스팩스 대리점 하는 친구가 깜짝 놀래요. 198,000원 아니냐구.
고기 포장마차 쭉있는데 떡볶이판에 특이하게 먼지방지차 비닐덮고 하시는 뚱땡 아줌마 계신데.. 10년단골였죠.
아, 그리고 그당시 원더우먼도 인기있었는데 내 친구중에 딱 린제이와그너 닮은 애가 있어서 걔랑 다니면 거리의 시선이 다 쏟아졌지요. (나는 절대 안 보고....)
소머즈 린제와그너와 6백만불의 리 메이저스와 후에 결혼했자나요. (파라 포세트와 결별후) 둘다 팔힘이 불도우저라 세간 남아나는게 있을지,, 잘사는지는 모르겠군요.
정정....린제이 와그너가 아니라 린다카터입니다.^^
6백만불 사나이 나래이션을 다 기억하다니(정확한지 아닌지 잘모르지만..) 어쨌던, 님은 멘사회원이거나, 순진한카페횐 탈을 쓴 외계인이 분명해!!! 흠 (조사들어가야혀~)
조사들어와서 먼지까지 다 털어봤자 에누리 없는 19,800 입니다 ㅡ.ㅡ;;
전 6백만불 사나이 별루 안좋아했는데요 남학생들은 다죠아라 했겠다 생각이 드네요,,"뚜두두두두두~"옥상같은데 올라가려면 항상 "뚜두두두두~"그소리만 기억이 나네요..원더우먼! 티브이 속에 빠지듯이 본건 기억이 납니다..걸으면서 마스크쓰고 걷는아짐마 만나면 아는척 할것..19800원느낌나면 등짝 칠것..걸으시는 회
뚜드드드~ 하면서 옥상에서 흉내내고 뛰내리다 다친 애들도 참 많았죠. 며칠전 6백만불의 혼령이 저에게 왔는지.. 정수기 물 빼러 쭈그리고 앉는데, 반바지 엉덩이쪽이 튿어지면서 그 소리를 내주더군요. 꼬마열렬팬였던 나를 여전히 잊지않고 찾아주다니......
원들 미션 하나씩 늘어납니다.......매일 매일 글을 나누다 보니 가족같다는 생각이 들고 여기 안들리면 입에 가시가 돗는거 가타여...장문의 글 참 잘 봤뜨여...ㅎㅎ 저두 마트갈일 있는데 마트갑니다.,
ㅎㅎㅎ역시 귤님~~~ 어찌 그리 글을 재미나게 쓰실까요? ㅋ~ 저두 꼭 참고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뚱한 시절이 오래라 가지고 있는 옷들이 마르고 닳도록 입고 운동 해야 하는데,,, 2006년 12월에 옷장속의 옷을 모두 버리는 그날까지 가는거야~~~~~~~~~~20킬로야 뚝 떨어져라 ^*^
아 정말 재밌습니다......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