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이상으로 클테니 두고 보라구"
요즘 안양 LG의 조광래감독은 고졸 2년차 수비수 박용호(20)를 칭찬하느라 입에 침이 마를 지경이다.3-5-2 포메이션에서 중앙 수비수로 뛰는 박용호가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용호는 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아디다스컵 2001 조별리그 A조 수원전에서도 천금의 결승골을 터트려 팀의 2연승을 주도했다.전반 37분 안드레의 센터링을 받아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11경기만에 프로 데뷔골을 뽑아낸 것.또 수원의 파상 공격을 침착한 플레이로 차단해 경기를 지켜본 히딩크감독의 눈길을 끌었다.
이천수(고려대) 최태욱(안양)과 함께 지난 99년 부평고의 전국대회 3관왕을 이끌었던 박용호는 지난해 청소년대표팀에서도 한국의 수비를 떠맡았던 기대주.부평동중과 부평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연고지명선수로 안양에 입단했다.
박용호의 최대장점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유있게 플레이를 한다는 점.위기를 맞아도 서두르지 않고 동료 수비수들과 밸런스를 맞춰가며 그물수비를 펼치고 있다.게다가 패스가 정확하고 경기를 읽는 시야가 넓어 홍명보의 플레이와 비슷하다는 게 조감독의 설명이다.특히 1m82의 장신을 이용한 헤딩력이 좋아 제공권 싸움에서도 유리하다.조감독은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박용호를 조별리그에 3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기용했는데 기대 이상"이라며 "스피드가 떨어지는 게 흠이지만 재치와 판단력으로 충분히 커버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