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
그 때 초인종이 울리는가 싶더니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 왔다. 이준인가 싶어 문을 열고
들어 온 남자의 품에 무작정 달려 가 안겼다.
"이 바보야, 어딜 갔다 온거야! 걱정 했잖아! ...이준아?"
그는 분명 이준이였다. 하지만.. 술 냄새가 가득한 그의 모습을 보고 놀란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이준이를 바라보기만 했다.
"하아, 누나. 걱정 했어?"
"야, 어떻게 된 거야! 너 술 마셨냐?"
"어? 어.. 키킥, 그래. 마셨어, 왜?"
"너, 너 술 같은 것도 하냐?"
"응, 아니, 응. 아니, 몰라."
"후우, 미치겠네. 일단 와서 누워."
"어, 싫어. 키키킥.. 싫어, 싫어.."
"누우라면 누워, 이 자식아!"
싫다는 이준이를 강제로 내 방 침대에 뉘이자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얼굴이 붉어져 가지고
나를 노려보고만 있는 이준이.
"기다려. 내가 금방 꿀차 타다 줄게."
그리고 문을 닫고 나와 부엌으로 갔다. 뜨뜻한 물에 꿀을 잔뜩 타 약수저로 몇 번 저은 후
이준이가 누워 있을 내 방으로 들어 갔다.
"자, 얼른 마시고 정신차려."
그러며 꿀차를 내밀자 받을 생각은 않고 나만 빤히 바라보던 녀석은 섹시하고 붉은 입술을
열고서는 징그러운 말을 한다.
"먹여 줘."
먹여줘, 먹여줘, 먹여줘...
니가 애냐, 짜식아?! 어디서 이젠 아가들도 안 하는 '먹여줘'라는 말을 지가 하고 있어!!
"넌 손이 없냐, 발이 없냐?! 니가 먹어!"
"싫어. 입에서 입으로 먹여 줘.."
이, 입에서 입으로?! 이 녀석 미친 거 아냐?!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술 먹은 게 귀엽기는
하지만 너무 과감해 졌잖아! 이러면 나는 어찌라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꼭 해 보고 싶었던 나는 결국 꿀차를 한 모금 들이키고서 이준이의 입
속으로 흘려보내려 다가갔다.
3cm.. 2cm...
다, 닿았다!! 근데 이 녀석 역시 옛날에 카사였는 지 입술을 살짝 벌리고선 혀로 내 입술을
간질인 후, 내 입이 벌어지자 지가 내 타액이 섞인 차를 마셔버린다.
그러며 벌떡 상체를 일으킨 후 나를 도리어 눕히는 녀석.
그리고 입술을 아래로 내려 내 목 아래를 거칠게 빨아 들인다.
"흐읍..!! 너, 너 뭐 하는 거야..!"
하지만 그 말에 더 자극 받았는 지 얇은 천으로 만들어진 내 반팔티를 확 찢어 버린 후 내
가슴에 손을 댔다.
그리고 속옷 버클을 푸르려는 듯 그대로 뒤로 손을 옮기는 녀석.
"꺄악!! 이, 이것 놔!!"
너무도 놀라 이준이를 확 밀쳐버리자 술에 취해 힘이 없던 녀석은 금방 뒤로 자빠져버린다.
"으윽... 하.. 비야."
"꺼, 꺼져! 오지 마, 오지 말란 말이야! 저리 가!! 흑, 가까이 오지 말라구!!!"
"하비.. 누.. 나.."
"흐흑, 저리 가.. 제발, 제발 저리 가!!"
이준이가 너무 무서워서 울부짖으며 악을 써댔다.
짐승.. 짐승 같아. 지켜준다며.. 지켜준다고 해 놓고선.. 나쁜 놈.. 흑, 흐흑..
"하비야.."
"흑, 흑.. 오지 마, 오지 말란 말야.."
"미안.."
"으흐흑, 흑.. 흐흑.. 으.. 으으흑.. 흑.. 끅, 끅.. 엉엉엉.."
"하비야, 울지 마.. 미안해."
"꺄악! 저리 가! 저리 가란 말야!"
"........."
내가 발악을 해 대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내 방을 나가 버린다. 나는 목 놓아 울어 버렸
다. 이준이도 남자다. 남자에게 처음으로 이런 수모를 당했다.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이제 더욱 남자가 두려워 지려고만 한다.
그리고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 지 이준이는 그 날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 그런 자식 평생 안 돌아 와도 좋아. 차라리 아예 밖에서 살아라, 나쁜 자식!
그렇게 생각하려 하면서도 미치도록 이준이가 보고 싶다.
".......씨, 허이준 이 자식은 어딜 간거야.."
그래, 이게 내 진짜 마음이었다. 인정할 건 인정 해야만했다. 나는 이준이와 보냈던 그 자그
마한 시간 속에서도 녀석을 사랑하고 있었나보다. 이젠 더 이상 부정 하고 싶지도 않다. 빨
리 이준이를 다시 찾아야 겠다는 생각 뿐이다.
이준이를 찾으러 밖에 나가 이리저리를 돌아다녀 보지만 이준이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
다. 그래서 이준이를 계속 기다렸지만 이준이는 돌아 오지 않았다.
드디어 개학.
그 날까지도 이준이는 돌아 오지 않았다. 이제 이준이를 그만 잊기로 하였다.
훗, 백하비. 미련 하기도 하지.. 그 남자가 널 사랑해 줄 때 잡지 그랬어. 왜 뒤 늦게 깨닫
고는 이러는거야..
그 후, 난 많이 변해 있었다. 남자 때문에 이러는 내가 한심해 나를 예전처럼, 아니 예전보
다 더 많이 변화시켰다.
남자한테 채였다고 방콕을 하는 것보다 헬스클럽에 다녀 몸매를 가꾸고 음식은 건강식으로만
먹고, 옛날 친구들한테까지 연락을 하여 같이 놀고 해서 더욱 더 활발하고 완벽한 여자가 되
어 돌아왔다.
여름 방학 사이 살이 찐 경란이가 말 했다.
"와아, 하비 너 예전보다 더 이뻐졌다? 난 무려 8cm나 졌는 데.."
"키킥, 너 방학이라고 실컷 놀았나보구나? 난 너 먹고 잘 사이에 운동이랑 공부나 하고 있었
다, 요 년아! 천재는 갖가지 노력으로 만들어 지는거야."
"쳇, 나쁜 년. 잘났으셔."
"내가 좀 잘났지."
불량아들처럼 줄이지 않은 단정한 교복 차림에 앞 머리는 곱게 빗어 내리고 긴 머리를 한 쪽
으로 곱게 묶은 내 모습을 보며 담임 선생님도 한 말씀 하셨다.
"오오, 우리 하비 왠 일로 예뻐 보인다?"
"아이, 쌤도 참. 난 맨날 이뻤잖아요. 왜 새삼스럽게.."
"이 녀석, 하하. 공부 열심히 해라."
그러며 볼 살을 쭈욱 늘리고 가 버리시는 담임 선생님. 그래, 다시 예전처럼 사는거야! 여름
방학 안에 이준이 때문에 내 인생은 더욱 좋아지고 있었다. 남자한테 차였다고 질질 짜는 여
자들은 정말 패버리고 싶었는 데, 나도 순간 그렇게 될 뻔했다. 아, 난 차인 게 아니지? 쿠
쿡.
"어이, 백하비! 너 저번에 본 것보다 더 잘 빠졌다?"
유진이가 시셈하는 듯 밉지 않게 날 쨰려보며 말 했다.
"후후, 그 동안 운동 좀 했거든."
"허헐, 너 헬스도 했냐? 심하다, 야."
"역시 좀 그런가?"
"야, 그 늑대 새끼 가출하고 어때, 찾았냐?"
이준이의 얘기가 나오자 왠지 가슴이 약간은 욱씬대는 걸 느꼈다.
제길, 아직 완전히 잊지는 못한 건가..?
"아아, 이준이? 새 주인 만나서 지금쯤 잘 눌러 앉아 있겠지, 뭐."
"키킥, 그러게."
"야, 그나저나 너 남자는 있냐?"
"아, 좀 집적대는 새끼 한 마리 있긴 한 데.."
"그래? 누구야?"
"우유현이라고 3학년이야. 얼굴은 완전 조각인 데, 영 싹쑤가 누런게.."
"우유현? 너랑 이름 심하게 닮았다야!
"그렇지? 그래서 더 재수 없어. 게다가 성도 같은 한자야. 그래서 우리 어차피 결혼도 못
해."
"어머, 어머 정말? 엄청난 우연이네. 근데.. 벌써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니, 너도 꽤 마음
이 있나 보네? 아쉽지?"
"아, 아냐! 아쉽긴 뭐가 아쉬워!! 그딴 새끼.. 쳇."
"키킥, 야 근데 너 오빠 없어?"
"오빠?"
"왜, 그런 거 있잖아. 그 유현이라는 남자가 설마 옛날에 너네 오빠가 아니었을까? 그러다가
뿔뿔히 흩어졌는 데, 지금 다시 만난 거 말야!"
"웃겨, 정말.."
하지만 유진이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아 보였다.
근데 설마 진짜 그 유현이란 사람이 진짜 유진이네 오빠라면 서로 불륜인거네?
사실이라면 진짜 소설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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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중편 ]
어린 늑대 한 마리와 귀여운 주인님 < 11 >
크림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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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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