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북한과 러시아 간 관계가 강화되고 있고 미국 주도의 서방과 러시아 간 관계가 악화되는 와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신뢰도는 매우 높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은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대신 가스수출 계약 등 13억 인구를 보유한 동시에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서방 측 요구를 따를 필요가 없다.
작년 6월 김정은은 북러(北露)가 "모든 분야에서 역동적 발전을 이뤘다"며 러시아에 감사를 표했다.
국영통신을 통해 러시아의 이번 '소련 6.25 참전 시인'은 북한과의 관계 강화를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소련의 6.25 참전을 치부가 아닌 북러 혈맹(血盟) 역사의 '자랑'으로 전환시키려는 것으로 추측된다.
러시아는 북한이 중국은 물론 자국 통제 하에도 있음을 서방 측에 각인시킴으로써 경제제재 해제 카드로 쓸 수 있다.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시 핵무장 중인 미친개(북한)를 풀어놓겠다"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
6.25 당시 돌격하는 북한군. 많은 물자와 무기가 소련제였다.
6.25는 김일성이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에게 '침략 승인'을 받으면서 발발했다.
당초 스탈린은 미국과의 전면전 가능성을 우려해 반대했지만 한반도에서 미국과 대리전(戰)을 치른다는 방침으로 전환했다.
북한·중국과의 싸움에서 미국 국력이 소모되는 사이 동유럽을 장악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유엔연합군 파병 투표에서 '기권'함으로써 북한을 배신했다.
21세기 오늘날에도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사이에서 기권은 곧 찬성으로 간주된다.
자유진영(미국+영국+프랑스)과 독재진영(중국+러시아)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양 진영 중 한 개 국가라도 기권할 경우 그대로 찬반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스탈린은 그러나 북한이 한미(韓美) 주도 유엔연합군에 점령될 경우 소련이 미국 지상군과 대치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해 소규모 병력을 한반도에 파병했다.
참전 미군 증언에 따르면 중공군 복장을 했지만 중국인과 확연히 차이 나는 슬라브족 특유의 거구로 인해 멀리에서도 소련군임이 단번에 식별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