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와 [사랑이 꽃피는 나무]로
알려진 이미연...그 이후...청춘스타에서 배우로 성장한
이미연의 솔직담백한 인터뷰를 옮겨와 봤어요...
여배우 이미연은 알고보면 참으로 터프한 여자다. 그렁그렁 눈물을
잘 흘리는 영화 속 이미지를 생각하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그래도 선택하라면 슬픈 이미연보다는 꽝꽝댈지언정 솔직한 모습의
그녀가 좋다고들 한다.
그녀를 향한 조심스런 질문들, 그러나 거침없이 이어진 답변들.
이지훈 기자 : 많이 바빠보인다.
이미연 : <인디안 썸머> 촬영이 늦어진데다 일이 한꺼번에 몰려서.
중간에 뮤직비디오도 한 편 찍었고 광고 촬영도 했다. 원래 작품을
연이어 하지는 않는 스타일인데, <흑수선>에 출연하기로 한 바람에
배창호 감독님과 미팅도 했다.
(중략)
이지훈 : 느낌이 어땠나? 특히 배창호 감독.
이미연 : 배감독님은 내가 연기하기 전부터 영화감독이었고,
까마득하게 영화감독 중에 배창호라는 사람이 있구나 했던 분이다.
그런 분과 일하는 건 처음이다. 처음 미팅할 때 많이 긴장했다.
강수연 언니나 안성기 선배님을 대할 때처럼 나보다 훨씬 먼저
영화일을 시작한 분들에 대한 어려운 마음 같은 거 말이다.
내가, 웬만하면 담배를 핀다. 양해를 구하고. 근데 배창호 감독님
앞에선 담배를 못 피겠더라. <흑수선> 시나리오에 대한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죽 해주시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소년 같았다.
(중략)
오동진 : 그동안 개인적인 아픔을 잊으려고 일부러 일을
많이 한 건 아닌가?
이미연 : 잡생각이 안 들려면 일을 해야지 하고 생각했던 건 사실이다.
(중략)
이지훈 : <흑수선> 출연 결정할 때 김승우씨 조언도 받았다고 들었다.
이미연 : 그랬다. 김승우씨가 69년생이고 내가 71년생이다.
승우씨나 나나 배창호 감독님 작품을 보고 자란 세대다.
<깊고 푸른 밤>이나 <기쁜 우리 젊은 날> 같은 영화들에 대한
향수가 있다. 그러니 배창호 감독님이 연출하고 안성기 선배님이
출연하는 작품에 같이 참여하는 게 좋은 기회라고 얘기해주더라.
오동진 : 자꾸 화제가 이혼 부분에 집중돼서 미안하지만 한 가지만
더 묻자. 많은 사람들이 결혼과 이혼을 자기 생활의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이미연씨는 어떤가?
이미연 :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는데, 결혼하자마자 유부녀 배우로 대접을 받았다. 큰 변화였다.
내가 아무리 강한 부분이 있다 해도 난 어쩔 수 없이 여자고
승우씨는 남자였다. 우리나라 사회구조에선 여자보다 남자가 잘
나가야 모양이 살지 않는가? 그런 면이 있었다.
거기에 맞춰 살다가 이혼으로 인해 또 모든 것이 확 바뀌었다.
이혼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사실 이혼이란 게 하기 전까지가
어렵지 하고 나면 오히려 괜찮다. 하기 전까지의 시간은,
특히 우리 공인들에겐 지옥이다.
누구한테 얘기할 수도 없고 티를 내서도 안 되고. 어딜 가도,
심지어 밥집에 가더라도 김승우씨 잘 있냐고 물어보니까.
이혼하고 나서 다시 혼자가 된 내가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5년의 결혼 생활에 최선을 다했던
나니까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
오동진 : <인디안 썸머>는 사형수가 법정에서 만난 변호사와
사랑에 빠지는 얘기다. 현실에선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이미연 : 글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거다. 근데 적어도
황당한 얘기는 아니다. 사랑이란 게 뭔가? 사랑이 원래 그런
거 아닌가? 지금 이렇게 카페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눈이 맞아
사랑에 빠지는 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진짜 리얼리티
아닐까? 실은 그래서 출연도 결심했던 거다. 이 사랑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 내 스스로가 이해가 안 되는 배역이라면
출연하지 않았을 거다. 내가 내 배역을 이해하고 사랑하지 못하면
관객들도 절대 그녀를 사랑할 수 없는 거니까.
이지훈 : 연기하는 동안은 배역에 푹 빠져사는 편인가 보다.
이미연 : 완전히 영화 속 인물로 바뀔 수는 없지만 그러려고
노력한다. 나는 어떤 배역을 맡았을 때 죽어라고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냥 주변에서 툭툭 들으려고 한다.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특징 중 영화 속 인물과 닮은 점을 찾아
내가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중간 지점을 찾는다고나 할까.
(중략)
이지훈 : 그동안 출연한 영화 중 <물고기 자리>가 가장 흥행이
안 된 작품인가?
이미연 : 아니. 흥행 안 된 작품 많다. (웃음) 데뷔작인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는 당시 서울 관객 20만 정도 들었다.
나쁘진 않았지. 두 작품 더 하고 나선 출연한 영화가 곽재용 감독님의
<가을여행>이었는데, 이 영화가 흥행이 아주 안 됐다. 서울극장에서
<사랑과 영혼>이랑 같이 개봉했었다. 정말 바닥이었다.
내가 그때 낮술을 처음 마셨다. 그전까지 고작해야 1년에 한두 번
정도밖에 술을 안 마셨는데 <가을여행> 개봉하던 날 너무너무 속상해서
낮술을 왕창 마셨다. (웃음) <사랑과 영혼> 창구 앞엔 줄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데 우리 영화는 썰렁한 거 보고 너무 속상했다.
그래서 도대체 <사랑과 영혼>이 어떤 영화길래 그러나 싶어 곽재용
감독님이랑 극장 들어가서 봤다. 그랬더니 또, 스포츠지에서 나랑
곽감독님이 같이 직배영화 보러 갔다고 기사 나고, 아휴.
오동진 : 요새는 어떤가? 술 많이 하나?
이미연 : 2월에 매니지먼트사를 바꾸면서 많이 마셨다. 아휴, 이혼할
때보다 더 고민스럽더라. (웃음) 그전에 매니지먼트하던 사람들과
워낙 인간적으로 친했기 때문에 바꾸는 결정하면서 술 좀 마셨다. (웃음)
(중략)
이지훈 : 이번에 <인디안 썸머>에서 박신양씨하고 공연한다. <모텔 선인장>에
이어 두번째로 같이 출연하는 건데, 호흡이 잘 맞았겠다.
이미연 : 학교 선배님이니까 우선 존경하는 마음이 있다.
근데, 신양이 오빠가 원래 친해지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오동진 : 미연씨가 원래 붙임성도 있고 해서 사람들하고
잘 지내는 편 아닌가?
이미연 : 사실은 반대다. 나는 천성이 그렇게 붙임성이 많은 애는
아니다. 내 노력에 의해서 그렇게 된 거다. 난 사실 피곤할 정도로
지독하게 예민한 성격이다. 내 스스로를 상당히 괴롭히는 편이다.
내가 많이 웃고 또 상대 배우와 친해지려는 이유는 다 작품을 위해서다.
나는 한 영화에서 적어도 주연을 맡은 배우라면 자기 연기 외에도
스탭들을 북돋아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배우의 몫이다.
솔직히 한국영화 스탭들, 너무 형편없는 대우 받으면서 일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 현장에서라도 재미있게 일하게 해줘야지.
근데 주연배우라는 사람들이 슛 안 들어갈 땐 차 안에 쳐박혀 있고
슛 들어갈 때만 나와서 찍고 그러면 무슨 재미로 일을 하겠나?
나는 스탭들 이름을 거의 다 외운다. 조명부 막내까지.
그건 내가 인간성이 좋아서 그러는 게 아니다. 난 어린 스탭들한테
그런다, “너 누나 슛할 때 실수하면 죽어”, 촬영 퍼스트한테도
“잘해, 이거 중요한 거야”, 음향 스탭한테도 “마이크 조심해,
이 자식아”. 그게 서로 친해져서 현장이 재밌어지는 것도 있고,
또 그러면서 내가 연기를 최대한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거다.
나이가 들어서 더 그런 것도 있나보다. (웃음)
이왕이면 즐겁게 일하고 싶고.
오동진 : <모텔 선인장>에서 연기 정말 좋았다. 뭔가 사랑의 유형을
잘 다루는 여배우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선 삶의 경험이
많아야 할 것 같은데.
이미연 : 아니, 근데 그렇지가 못하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배우를 일찍 시작한 것 때문에 안타까운 게 뭐냐면, 실제 삶에선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다는 거다. 남자도 너무 못 사귀어봤고.
배우로 살다보니 항상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내가 술 취해서 망가진 거 본 사람 없을 걸?
그런 모습 안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솔직히 사생활 나쁜 배우는 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이혼녀가 돼 버렸지만. (웃음)
사생활 좋으면서 연기도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이지훈 :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게 있나?
이미연 : 나, 동국대학교 중퇴했다. 연기는, 이론을 공부한다기보다
얼마만큼 사람에 대한 이해와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늘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결코 정체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처음 데뷔했을 때의 마음, 결혼 후 공백기를 거쳐 다시 시작했을 때의
마음, 영화가 드문드문 들어왔을 때 생각했던 마음을 갖고 있다면
말이다. 난 배우 생활하면서 큰 욕심 없다.
누구는 빌딩을 샀다더라, 이런 말 들으면 돈 벌고픈 욕심이 들다가도
다시 그냥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을 뿐이다.
이지훈 : 요즘 이미연씨 활동이 부쩍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오동진 : 전성기라는 얘기다.
이미연 : 배우들한테 쓰는 표현 중에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전성기라는
말이다. 요즘 내가 광고도 많이 들어오고 영화도 연이어 찍고 하니까
사람들은 그것만 생각한다. 어느 순간 인기를 얻은 운 좋은 애처럼.
근데 내가 지금까지 영화를 해오면서 쌓아온 외로움은 진짜 몰라준다.
그건 너무 짧고 간단하게 표현해버린다. 난 정말 유부녀로서 영화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자존심도 너무 상했고.
그것에 대해서는 아주 짧게 그런 일이 있었나보지 하고 쉽게 넘어가고
요새 잘 나간다는 얘기만 한다.
세간의 평가는 그 배우의 진짜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어떨 땐 너무 열심히 했는데도 외면을 받을 때가 있고,
또 어떨 땐 대충 했는데도 막 칭찬해줄 때가 있다.
배우라는 건 흔들리지 않는 자기 선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으면
정신병자가 된다고 생각한다. 눈길조차 안 주다가도 어느 순간
막 치켜세우지 않는가? 상 한두 번만 타면 완성된 배우로 불리는데,
세상에, 완성된 배우가 어딨나?
(중략)
이지훈 : 이미연씨 여고 생활은 어땠나?
이미연 : 불행했다. 세화여고를 나왔는데, 그 학교가 8학군에 있는
좋은 애들이란 애들은 다 다니는 학교였기 때문에 연예활동 자체를
반대했다. 다행히 가장 친한 친구의 아버님이 교감선생님으로
재직하셔서 그 덕분에 그나마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공부도 별로
잘하지 못했고 집도 그렇게 잘 살지 못했고, 연예 활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선생님들한테 괄시 많이 받았다.
오동진 : 대학은 왜 중퇴했나?
이미연 : 내 성격이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못한다. 요새는 강타가
쉽게 동대 들어가고 그러는데 내가 들어갈 땐 그렇지 않았다.
채시라 언니도 떨어져서 재수하고 그랬다. 정말 어렵게 들어갔다.
근데 선배들이 장난이 아니더라. 아침에 불러서 소극장 청소시키고.
입학할 때 교수님들이 부르더니 3학년까지만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하더라. 나도 그러고 싶었다.
근데 대부분의 여배우들이 팔자가 세서 그런지 아버지 하는 일이
잘 안 되고 그러지 않나. 어쩔 수 없이 내가 일을 해야 했는데,
일하고 공부를 같이 하기가 쉽지 않더라. 그래서 그만뒀다.
나보다 학교 안 나오던 애들도 양주 사들고 교수님 찾아가서
부탁해서 다 졸업하더라. 근데 난 그러고 싶지 않았다.
오동진 : 후회는 안 하나?
이미연 : 후회하는 게 딱 하나 있다. 가끔 연출 공부를 조금은
더 해보고 싶단 생각을 한다. 감독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좀 더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 이제 배우 생활한 지 14년이 됐는데,
연출이 이해가 안 갈 때가 있다. 그러면, 아 내가 감독이 안 돼봤기
때문에 이해를 못하는구나 라고 생각한다. 근데 지금 다시 복학해서
학교에 다니자니 힙합 처녀총각들과 같이 다니기도 좀 그렇고. (웃음)
(중략)
오동진 : 같이 작업한 감독 중에 굉장히 재능있는 감독인데 잘 안
풀려서 안타까운 사람이 있나?
이미연 : 곽재용 감독님. 정말 뭔가 있는 감독인데 너무나도 잘 안
풀렸다. 이번에 <엽기적인 그녀> 하시더라. 그래서 거기 출연하는
전지현한테 “네가 아주 어렸을 때 입봉을 한 감독이 있다.
그 분이 곽재용 감독님인데, 비록 흥행이 안 된 <가을여행> 같은
영화를 만들었어도 정말 훌륭한 감독님이다. 그러니까 잘해라”
그렇게 말했다.
이지훈 : 살다보면 이거냐 저거냐를 결정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판단이 빠른 편인가?
이미연 : 난 고민이 굉장히 많다. 친구들이 나더러 너처럼 생각
많은 애는 처음 봤다고 한다. 그러다가 막상 결단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빨리 내린다. 나라는 애의 문제가 뭐냐면, 사실 내가
내년에 죽을 수도 있다. 세상일은 모르는 거니까. 그러면 좀 앞을
내다보고 대비해가며 영악하게 살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는 거다.
근데, 사실은 그런 내가 좋다. (웃음) 영화가 너무 좋아서 그냥
하는 거니까 찬밥 될 땐 찬밥 되더라도 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산다.
오동진 : 보면, 참 잘 운다. 무슨 생각을 하면 그렇게 눈물이 나나?
이미연 : 어떤 배우들은 엄마 생각을 하며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그런 말 들으면 막 화가 난다. 난 감독님한테 이렇게 말한다.
“감독님, 내가 눈물 도르르 안 흘려도 진짜 슬프게만 보이면 되는 거죠?”
라고. 굳이 눈물 펑펑 쏟고 이러는 연기에 강박관념 같은 거 없다.
눈물 흘리라면 정말 5초 안에 흘릴 수 있다.
사실 눈물 도르르 흘리는 거 쉽다. 근데 그건 가짜다. 어떤 제작자가
저번에, 슛 안할 땐 미친 듯이 놀다가 슛 들어가면 바로 눈물 흘리는
여배우 보고 대단하다고 하더라. 그건 진짜 무식한 소리다.
배우의 진짜 적은 자기 자신이다. 누구는 허벅지 꼬집거나 조명 보면서
눈물 흘린다던데, 진짜 연기를 사랑하면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된다.
(중략)
오동진 : 외국에선 배우들이 노출신에 대해 계약서에 명시를 한다.
우리도 그런가?
이미연 : 아니,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프로니까 계약서에 그런 조항 넣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막상 현장에선 배우와 감독이 인간 대 인간으로, 감정으로 만나는
거고, 또 촬영하다 보면 상황이 언제든 바뀔 수도 있는 거다.
<모텔 선인장> 찍을 때 박기용 감독님 꾐에 빠져서 등판을 노출하기로
했었다. 근데 박감독님이 앵글을 잡아보더니, 아무래도 안 되겠어
속옷 조금만 더 내리자 그러면서 막 내리는 거다. (웃음) 그랬을 때
내가, 감독님 이러지 않기로 하셨잖아요 하면 감독님 입장이 뭐가
되겠나? 감독이랑 배우가 작품하는 동안 충분히 신뢰가 쌓이면 그런 건
인정된다고 생각한다.
이지훈 : 베드신을 거의 안 해본 배우 중 한 사람이다.
이미연 : <모텔 선인장>이 가장 많이 노출한 작품이다.
<살어리랏다>라는 작품도 있었지. 거기서 벗은 옆모습이 나왔었다.
원래는 대역을 구했었는데 이덕화 선배님이 나는 대역이 안 했으면
좋겠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하셔서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냥 포개져서 누워 있는 느낌 정도였다.
오동진 : 우리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이다. 요즘 행복한가?
이미연 : 영화 현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작업할 때의
그 행복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정도다.
어느 순간은 내가 배우인 게 너무나 슬프기도 하지만,
또 다르게 보면 행복하기도 하고.
이렇게 보면 행복하고 저렇게 보면 슬픈 게 인생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