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적 여유가 있을때 자주자주 업해야겠다는 생각에...
오늘은 제 예감에 하이웨이스타님의 취향에 어울릴만한
데모들 같군요.
본론에 앞서 제 개인적인 얘기를 잠깐 해보자면, 제가
본격적으로 음반을 수집하기 시작한 계기는
그러니까 초등학교때부터 가요테잎만 들어오다가 '팝'이라
불리는 또한 'CD' 를 수집하게 된것은
소위 '메탈' 이라고 분류되는 음악들 때문이었습니다.
이유없이 반항하고 싶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불만투성이었던 고등학교 시절은 주로 익스트림 계열의
음악을 찾아듣고 나름대로의 해방구를 찾았는지도 모르죠.
당시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보급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수입CD를 구하려면 수집가들에게만
유명했던 서너개의 수입CD상이 그나마 젖줄이었습니다.
지금도 유명한 압구정의 상아레코드, 노량진의
머키레코드가 주 수입원이었는데, 통신상에서
"나 이 음반 드디어 구했다", "말로만 들어왔던
쟈켓을 실제로 보니 정말 감동이었다" 등등의
씨디 구입기가 순수한 텍스트로만 되어있던 게시판에서
종종 볼수있었으니, 지금 보면 참으로
웃을수 있는 기억들이죠.
저도 처음으로 수입씨디란것을 만져본것이 어느
겨울이었던것 같은데, 상아레코드에서 무식하기로
소문난 Brutal Truth 의 2집을 손에 들고 흥분된 기분으로 집에
돌아오던 것이 생생히 기억나네요.
(휴대용 씨디피도 가지고 있지 않던 시절이라 집에까지
오면서 참 맘졸였던것도....)
또한 저의 첫 공연 관람은 (케이블등의 녹화가 아닌 내
돈을 내고 표를 사서 공연장으로 직접 찾아가서
보았던...) 바로 크래쉬의 공연이었던 것을 봐도 한동안
메탈키드의 꿈을 가지고 살았던 것으로 기억이....
그당시 학교에서는 스쿨밴드가 She's gone 만을 카피하고
같은 반 아이들은 본조비와 스키드로 미스터빅 등의
우리나라에서도 드라마등에 삽입되어 좀 떳던 팝적인
락발라드 그리고 라메탈 (L.A. ^^;) 정도의 음악들을
반복하고 있을때, 그것들에 대한 반감으로 자꾸 익스트림
계열의 쓰래쉬/데쓰 쪽을 탐닉했던 저는 스스로
어둠의 자식을 자처하고 나섰고, 주위에서도 나에게 X-Japan
을 빌려달라는 친구는 있었어도, SLAYER나
DEICIDE, TYPE O NEGATIVE 에 대하여 말을 걸어주는 친구는 없었죠.
단 한명도....
그렇다고 제가 그것에 대해서 우월감을 가지거나 팝적인
메탈음악을 무시한것은 아니었고, 단지 더 큰
자극을 줄수있는 음악을 찾아다녔다는것이었죠. (아직도
스키드로 본조비등의 테잎을 소중히 간직하고...)
이런 저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동창녀석들에게는 제가
델리의 공연을 자주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피식~ 하고 웃을까봐 쉽게 얘기는 꺼내지 않고 있다죠. -_-
잡설이 너무 길어졌네요.
90년대 중후반을 거쳐 한동안 부흥기를 맞았던 그 음악들이
예고된것처럼 사향길을 접어든것은
얼터너티브와 하드코어라는 장르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얻어가면서 였습니다.
커트코베인의 죽음으로 화제가 되어버린 그쪽 음악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죽고 나면 많은 관심을 가지는
독특한 풍토가 있는지 몰라도 죽을죄를 지은 죄인이 자살을
해도 약간은 측은한 마음으로 어느정도 죄를
사면해 주는 착한 마음씨가...) 바로 모던락의 부흥을
몰고와 이렇게 재밌는 음악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었죠.
결과는 뻔하게도 소수 매니아들로 인해 겨우 생명을
유지하던 데쓰계열의 음악들은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그쪽음악은 너무 뻔하다는 매너리즘에 빠져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저도 하드코어쪽을 몰라서 그랬지 아마 알았다면
그쪽으로 한귀를 팔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재밌으면서도 한방한방 날려주는 음악들이 그쪽에는
많았으니까요...)
그런 무식한 음악들이 나름대로의 활로를 찾게된것은
멜로딕데쓰, 블랙, 고딕 으로 불리는 일종의 변형된
익스트림뮤직이었는데, 이것도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것은
아닌 북유럽을 중심으로 특유의 어두움과
서정성을 동시에 가진 음악들이 축축한 지역적 특성과
어울리게 부각되어 지기 시작한것이죠.
90년대 후반을 지나올때쯤 그런 음악들이 어느정도 시장을
형성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아모피스, 디섹션,
씨어터오브 트레지디 등등의 음반이 라이센스 되기
시작하였고, 익스트림계열에 심한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무조건 질러대거나 문지르는것이 아닌 깔끔한 기타리프도
있고 멜로디(!)도 있으며 그로울링보컬외에도
깔끔한 음성이 삽입되거나 심지어는 여성보컬을 따로 두는
밴드도 많아지고, 웅장한 느낌을 표현하려
키보드와 신서사이저의 비중이 높아지고 오케스트레이션의
삽입, 그리고 신화 혹은 민속시 등 하나의
커다란 주제와 스토리로 이루어진 앨범에게 완성도 높은
점수를 주고는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기류의 영향을 받고 지하에만 있던
밴드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기 시작했는데,
지구레코드에서는 라이센스화에서 멈추지 않고 헤드뱅어즈
라는 레이블을 만들어 사두와 토이박스를
(두 그룹이 블랙계열은 아니었지만....)필두로 활기차게
출발했고 서울레코드 등의 메이져 레코드사들도
그쪽 계열의 해외회사들과 많은 계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밴드로는 칼파, 싸일런트아이, 새드레전드,
오딘, 문샤인 등등이 그나마 이름을 좀 알리는
성공한 블랙 그룹들 이었는데 현재는 주신레코드라는
블랙계열 전문 레이블에서 싸일런트아이, 새드레전드,
오딘이 몇몇 신생 그룹들과 함께 여전히 지하세계에서
묵묵히 그들의 길을 걷고 있죠.
<OATHEAN>

Vocal & Guitar 김도수
Lead Guitar 이분도
Bass 문종수
Drum 박재륜
1. 차가운 공간 Frigid
Space
2. 떨림은 두려움을 안고 In
Tear with Shiver
3. 아주 커다란 슬픔의 눈 The
Eyes of Tremendous Sorrow
93년 Odin 으로 결성되어 그쪽에선 화제를 몰고 개업했던
해머하트 프로덕션의 도움으로 97년 첫 데모를 발표하고
이듬해 정규앨범을 발매한 이 그룹은 그동안 많은
멤버교체로 지금은 김도수만 빼고 갈렸다고 하는데, 최근에
이들의 정규 3집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당시 써브에서도 이들의 음악을 소개했었는데, 한국인의 주
정서인 슬픔과 한을 극대화 시킨 멜로디와 과격한
음악위에 독특하게 국악기를 접목시켜 주목을 받았었죠.
곡이 긴 관계로 한곡 들어보세요.
# OATHEAN - 아주
커다란 슬픔의 눈
<Moonshine
/ Shined By Darkness>

Amon - Lead
Vocals / All Guitars / Effects
Giga - Vocals / Drums / Percussions
Torr - Vocals / Keyboards
Additional Musician : Pain - Bass
1. Ablaze (Let Me Burn)
2. Burning Corpse
3. Here Lies
4. Domesticated Creatures
5. Wake Up The Moon
6. Black Sleeves (Dedicated To Black Candle)
국내보다는 오히려 외국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찬사를
보냈던 그룹입니다.
해외 웹진이나 마이너 음악중심의 웹싸이트등에서 인터뷰를
많이 요청도 받았고 이들의 음악을 높이 평가했었죠.
mp3.com 에서는 다운로드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동안 데모앨범을 많이 발표하고 그 데모들의 곡들의
모음과 결정체격으로 1집 앨범이 발표된후 잠잠한
상태이지만,
조만간 2집이 발표된다는 소문도 있네요.
이 테잎은 정규앨범 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데모이구요,
쟈켓과 안쪽 글씨등에도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입니다.
# Moonshine - Here Lies
# Moonshine - Black
Sleeves
저의 옛날 기억들이 많이도 링크되어 있어 글도 막힘없이
금방 써졌네요.
요즘에는 이쪽 음악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구석
밑바닥에 뭉쳐서 몇년간 저의 손길을 받지 못한
씨디들이 오늘따라 정겹게 느껴지네요. 아마 또 몇달
몇년후에 꺼내어 들어보게 될지 모르지만....
잘나간다는 이쪽 계열 해외 그룹들이 '뜨고' 나서 인터뷰
한것을 보면 한결같이
'이제 음악만 하고도 먹고 살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글을 많이 읽었는데,
우리나라야 얼마나 열악할까라는 짐작을 할 수 있고, 문화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밴드들이
그냥 사장되어지기 보다는 어느정도 그 맥을 유지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설마 이 땅에서 뜨기야....)
그럼 지루하고도 잡설이 많았던 글 읽어주셔서 감사.
.낮의 빛이 밤의 어둠의 깊이를 알게 뭐야 ! 우습게
보지마라...... 슛팅.
첫댓글 오 오 오 오 오 ~ 방이 한가득 한가득
와~~~~~우
음...
ㅋ라메탈-!! 이젠 정말 끝일까?!
오딘,문샤인도 꽤 좋아했었는데.... 새드리전드랑 같이...
그리고 메탈은 곧 다시 오버그라운드로 올라올것같습니다.. 요즘 미국 언더그라운드씬 밴드를 보면 죄다 메탈과 하드코어(서태지 림프비즈킷 콘식하드코어가 아니고 바이오하자드와 같은 빡씬 하드코어)와 그 외 여러가지를 결합한 메탈코어 밴드들이 더군요 결코 메탈은 죽지 않습니다!! 메탈만세!!
음... 제 생각에 메탈은 이미 죽은 것 같습니다만, 모르죠 어떻게 될지.
어둠의 자식들이 일어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닷^^ ㅋㅋㅋ 문샤인이 기다려지기도 하는데..쩝..우선은 2004년의 문은 레이니선으로 서서히 시작해야지~요. 슛팅의 멋진 선곡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