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사무처장 김유진입니다.
언소주 회원이지만 그동안 게시판에 글을 남긴 적은 없었고, 늘 언소주 활동에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연히 저희 조직에 관련된 왜곡된 주장이 언소주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고 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아래 어떤 분께서 <민언련을 좌지우지하는 최민희는 자신의 욕심때문에 미디어랩 방향을 설정하지 말라>는 제목으로 종교방송의 한 기사를 올리셨더군요. 논쟁을 하는 가운데 사실과 다른 주장도 펴셨구요.
저는 제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이런 식으로 왜곡되는 것에 대해 적어도 사실 관계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그동안 미디어렙법안에 이해관계가 걸린 일부 언론들이 '소설'에 가까운 음해를 쏟아냈으나 일절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민언련 조직에 관한 문제를 언소주에 올린 데 대해서는 분명한 사실을 말씀드려야 언소주 회원님들이 오해가 없으시리라 생각했습니다.
1. 민언련이라는 조직은 특정인에 의해 좌우될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쓰신 분은 "민언련을 최민희가 좌지우지 한다", "최민희가 미디어렙법의 방향을 설정하려 든다"고 하셨네요.
또 논쟁 가운데 민언련 대표를 '임명'한다고도 하시고, 최민희와 그의 인맥 김유진(바로 저)이 민언련을 좌우한다고도 하셨더군요.
민언련은 이사장과 대표는 물론 이사진까지 모두 총회에서 선출합니다.
올해 3월말 또는 4월초에 민언련 정기총회가 있으니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직접 대표에 출마하실수도 있으니 의사가 있다면 문의해주십시오. 절차를 말씀드리지요.
더불어 최민희 전 대표가 민언련을 떠났지만 그의 인맥인 저를 통해 민언련의 방향을 오도하고 왜곡한다고 판단하신다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시고 언소주가 아닌 민언련에 저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글 쓴 분의 주장에 따르면 최민희라는 사람이 20년 이상 민언련에 몸담았다는 사실, 그의 '인맥'인 제가 민언련에서 사무처장을 한다는 사실이 "최민희가 민언련을 좌지우지"한다는 근거더군요. 그렇다면 '최민희'가 죽거나, '김유진'이 민언련을 영원히 떠나지 않는한 민언련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최민희 좌지우지'론을 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2. 민언련의 미디어렙법안은 운영위원회와 정책위원회에서 2년 가까운 논의 끝에 나온 결과입니다.
민언련은 올해 초 미디어렙법에 대한 안을 공식 채택했습니다. 그 안은 민주당은 물론 언론노조의 안과도 다릅니다.
이 안이 도출되기까지 1년 이상 정책위원회에서 그야말로 피튀기는 논쟁이 있었으며, 마지막에 운영위원회를 거쳤습니다. 민언련 정책위원회는 언론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정책을 논의하는 기구입니다. 외부 인사 한두명이 좌우할 수 없습니다.
민언련의 미디어렙안에 비추어 보면 지금 '여야합의안'이라는 누더기 미디어렙법안은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울러 저희는 '연내처리' 자체를 반대한 바 없습니다. 법안의 내용을 반대한 것입니다.
민주통합당 최민희 최고위원이 당내 회의 중에 미디어렙법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것과, 민언련의 미디어렙법 비판을 아전인수식으로 묶어 "최민희가 민언련을 좌지우지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악의적 음해일 뿐 아니라 현재 민언련 지도부에 대한 모욕입니다.
혹시 글 쓰신 분이 그런 증거가 있다면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3. 민언련과 언론연대 관계 등 기타
글쓴 분은 민언련과 언론연대의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셨는데요. 그 갈등의 원인은 잘 모르시는 듯 합니다.
핵심 원인이 '최민희'라고 하셨는데,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알수 없으나
단체 사이의 입장 차이와 갈등은 대의를 위해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거나, 논의한다면 정확하게 따져야 할 문제입니다.
혹시 형편이 되실 때 민언련에 한번 찾아오시면, 제가 그동안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많은 팩트들을 구체적 증거와 함께 제시하지요. 그걸 원하신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오신다면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준비 정도는 하고 오셨으면 합니다.
2008년 KBS 정연주 사장 강제 해임 당시의 상황부터, 과연 어떤 조직이 무늬만 '시민단체'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언론단체 간의 갈등이 '최민희'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시려면, 적어도 저희의 주장도 들어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방의 말만 듣고 판단하고, 그것을 다시 공개적으로 주장하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봅니다.
미디어렙법 이견과 관련해서 당부드립니다.
'누더기' 미디어렙법안이라도 지금 통과시켜야 한다는 글쓴 분의 주장을 존중합니다. 그렇다면 논리적으로 반박해주시기 바랍니다. 뜬금없이 '최민희'라는 개인을 끌어들여 미디어렙법안의 본질적 논쟁을 피해가지 마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제가 최근에 오마이뉴스에 두차례, 민중의소리에 한차례 미디어렙에 대한 기사 및 칼럼을 썼습니다.
'최민희 비난'이 아닌 그런 저의 주장에 대해 논리적 반박을 해주신다면 더 없이 좋겠습니다.
끝으로, 미디어렙법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민언련 뿐 아니라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미디어오늘 등에서 나오고 있는 건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오늘은 언론악법 날치기 당시 가장 비판적 목소리를 내셨던 텍사스주립대의 최진봉 교수님께서도 오마이뉴스에 미디어렙법 처리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글을 쓰셨더군요. 읽지 않으셨다면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글쓰신 분은 설마 이런 비판 주장이 다 '최민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시겠지요?
민언련이든 민주통합당이든 '최민희가 미디어렙의 방향을 설정한다'는 말이 성립된다면 매우 역설적이게도 그의 능력이 엄청나다는 주장이 되고, 종교방송 등의 소설 뺨치는 왜곡보도는 그에 대한 '두려움'의 발로라고 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공격하고자 하는 말이 '비난'이 아닌 '띄우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민언련 조직의 문제와 관련한 내용은 언소주가 아닌 민언련에 직접 올려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김유진 처장님, 언론연대 김동찬입니다. 이번 미디어렙 논쟁 과정에서 벌어진 격론으로 인해 여러 사람과 단체가 큰 상처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언련도 그렇겠지만, 저희단체도 많은 비난과 모욕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억울한 심정 공감하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욕을 당했다하여 다른 이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치는게 과연 정당한 일일까요? 위 글 3.이하의 내용에 대해 언론연대 활동가로써 엄청난 모욕감을 느낍니다. 언론단체 간 분열상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많아 이 글을 올릴까 매우 고민하였습니다. 그 마음 잘 헤아려 주실 거라 믿습니다.
언소주 카페에는 오래 전에 가입했는데, 이런 글로 첫 인사를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비록 미디어렙 관련 이견으로 저희 입장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있으시겠지만 언소주와의 오래되고 소중한 연대관계가 이어질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비판도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