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옛 도심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열풍이 본격화 되고 있다. 지난해 청주시가 수립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38개 정비예정구역에 포함된 지역에서 추진위를 구성하고 정비계획안을 마련하는 등 구체화 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주택재개발과 재건축 예정구역으로 지정된 25개 구역이다. 이중 1·2단계 추진계획이 확정된 16개 구역이 추진위를 구성했으며 6개 구역에서 정비계획안을 수립, 청주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제안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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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직2구역-타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습지식물원과 각종 교육시설, 클럽하우스 등 입체설계를 통해 특화를 시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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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재개발이나 재건축사업은 주민들이 조합을 설립해 추진해야 하며 지자체 등 공공의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파트 위주의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추진위가 구성된 16개 구역중 재건축사업은 사천동 신라아파트와 봉명동의 주공1·2단지 3곳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주택재개발사업이다.
주택재개발 사업은 ‘추진위원회 구성 - 정비계획수립(구역지정) - 조합설립(사업자 지정) - 사업승인 인가 - 관리처분 - 착공’의 순서로 진행되며 현재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다.
각 구역마다 들어설 아파트는 높은 품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각 구역 추진위의 계획이다.
‘품격 높은 주거공간 조성’ 공언 최대한 넓은 지상공간을 확보해 각종 공공·편의시설을 마련하고 특히 바람길과 조망권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층고제한을 대폭 완화해 입체적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주차장을 지하화한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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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암 1구역-20만㎡가 넘는 넓은 부지에 다양한 스카이라인과 지상의 80% 이상을 녹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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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암1구역의 경우 20만9130㎡의 비교적 넓은 부지의 장점을 활용해 최대한 쾌적한 주거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용적율 210%에 건폐율을 13%대로 줄여 지상공간을 마련해 녹지공간을 80%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산책로와 실개천, 연못, 분수대 등 수경시설과 야생화단지, 잔디마당, 조형마당 등 주민 휴게공간도 넉넉히 확보하겠다는 게 추진위의 설명이다. 3%에 해당하는 장애인용 외에는 모든 주차시설을 지하화 하고 특히 다양한 층고 적용으로 조형성에도 신경을 쓴다는 계획이다.
이훈 우암1구역 추진위원장은 “대통령상을 받은 대전 가오지구 코오롱하늘채를 비롯해 전국 모범지역에 대한 수차례 답사를 진행했다. 관건은 층고제한 완화로 지상공간을 최대한 넓혀 공공과 커뮤니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보해 주거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탑동2구역 또한 비슷한 컨셉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7만6400㎡의 부지에 건폐율을 최대한 낮춰 다양한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것. 특히 이 지역은 주변 도로가 좁아 기반시설에 많은 부분을 할애할 예정이다. 진입로 등 주요 도로를 20~25m로 확대해 계획하고 주민편의시설도 지하화 해 지상공간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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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동2구역-주요 도로를 대폭 확대해 충분한 기반시설을 갖추고 각종 시설의 지하화를 통해 지상공간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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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영 위원장은 “공원 속의 아파트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녹지확보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고품격의 아파트를 건설함으로서 주민들의 이익을 높이고 공익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사업을 펼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직2구역도 타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습지식물원과 각종 교육시설, 클럽하우스, 장승광장 등 특화된 단지내 시설을 통해 격을 한차원 높여 설계를 진행중이다.
사직2구역은 특히 5만9700㎡의 넓지 않은 부지임에도 불구하고 3개의 단지내 대형 광장과 야외무대, 수변공원, 물결쉼터, 하늘정원 등을 입체적으로 배치하는 시도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김중길 사직2구역 추진위 총무는 “선진 주거단지의 입체설계 기법을 도입해 시각적 효과뿐 아니라 기능적인 면에서도 최고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의 화합과 커뮤니티공간 확보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으며 침상형 광장도 조성해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토록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거수준 업그레이드 기대 이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추진위의 계획대로 된다면 아파트 주거수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얼마전까지 아파트가 실내 구조와 마감재, 층간소음 등 건축물 자체 품질로 경쟁을 해 왔다면 최근들어 단지배치와 공간활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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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의 가치는 내부 구조 보다 단치배치와 지상공간 활용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은 도시정비사업으로 추진되는 다양한 지상활용 계획 조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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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주거패턴의 변화를 적극 반영하려는 노력이 정비사업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아파트 품질과 주거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우리와 시장 여건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이미 20여년전부터 나타나고 있다. 주거와 상업, 업무기능을 혼합한 다용도복합개발이나 침상형 광장 등을 통한 커뮤니티 공간 확대 등이 좋은 예다. 국내에서도 분당과 동탄신도시 등에서 입체설계가 일부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도시정비사업들을 통해 청주지역에서도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개발업체 관계자는 “단지에 국한해 본다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재개발 구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품질 경쟁력 확보를 통한 사업성 제고라는 측면도 작용하면서 상승효과로 나타나는데 현실로 이어진다면 청주지역 주거수준도 한층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정비계획안을 만드는 과정이고 저마다 기대치가 높은 과정에서 계획단계에 불과해 현실화에는 적잖은 어려움이 따른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시정비업체 관계자는 “사업추진단계에서는 다양한 구상과 계획이 가능하지만 조합이 만들어지고 주민들의 이익이 현안으로 떠오른다면 사업적 측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각종 편의시설 등은 사업비 증가와 고분양가를 불러 올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얼마나 당초의 계획과 구상이 현실에 반영될 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층고제한·절차단축 한목소리 도시정비사업조합추진위원회의 한결같은 주장은 층고제한 대폭 완화와 행정절차 기간의 단축이다. 이훈 우암1구역 추진위원장은 “아파트 건축의 추세도 그렇고 정부가 지향하는 단지 또한 지상공간을 활용함으로서 녹지와 공공·편의시설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현재 15층으로 돼 있는 층고를 대폭 완화해 적용해야 한다. 용적율로 제한할 경우 개발면적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층고를 완화한다면 다양한 스카이라인은 물론 지상공간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07년 살기좋은 아파트 대통령상을 수상한 대전 가오지구의 코오롱하늘채 아파트는 층고를 최고 31층, 최저 13층으로 다양하게 적용함으로서 건폐율을 16%로 크게 낮췄고 이에 따라 생태연못과 휴식·체육시설 등도 마련할 수 있었다.
특히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23~31층 규모 타워형아파트 4개 동이 꽃술처럼 솟아 올랐고 그 주변으로 13~19층 높이 판상형 아파트 12개 동이 꽃잎처럼 퍼져나가 꽃봉오리를 형상화하는 조형미도 구현했다. 용적율은 그대로 두되 층고제한을 대폭 완화해 이와 같은 단지설계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또한 타 지역의 경우 4년 이상 걸린 행정절차를 단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비계획 수립(구역지정)은 청주시 뿐 아니라 충청북도의 도시계획심의를 거쳐야 하고 조합설립과 사업자 지정, 사업승인도 보완에 보완을 거듭하는 일이 다반사다.
관리처분 또한 주민들의 협조가 부족하거나 이해관계가 엇갈릴 경우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각 구역 추진위원회는 이러한 절차를 최대한 빨리 끝낼 수 있도록 행정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 조합추진위 관계자는 “행정절차가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보완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런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야 하며 주민들 또한 적극 협조할 수 있도록 조합이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빠르면 2년 내 마무리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