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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세계에 부처님이 오신 뜻 / 진제스님
질문/ 스님,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사바세계에 오신 뜻에 대해서 한 말씀 주십시오.
답변/ 중생계에는 항시 오탁악세(五濁惡世, 말세에 발생하는 피하기 어려운 사회적, 정신적, 생리적인 다섯 가지 더러움) 거든요.
탐•진・치와 '나'라는 허세, 허욕을 좇아 온갖 번뇌가 그칠 날이 없어요. 욕망을 좇아 고귀한 생명이 희생이 되고, 좋은 인간성이 하루 아침에 등을 돌리고,
상대를 짓밟아 상대의 허물로 인해서 내가 드러난다는 그런 못난 생각에서 이 세상이 어지럽고 투쟁이 그칠 날이 없습니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간 모든 중생을 간파하시고 이 중생의 가지가지의 고통과 투쟁을 어떻게 하면 벗어나 쉴 수 있느냐,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하시고,
'자기의 참모습을 바로 보아 모든 중생계의 투쟁을 일시에 다 제거할 수 있다'는 그런 뜻에서, 자기의 '참 나'를 바로 보라 하는 뜻에서 이 사바세계에 오셨어요.
그러면 '참 나'를 바로 보면 '참 나'는 맑은 가을 하늘과 같이 아주 청정하고 맑고 맑아서 한 점의 번뇌와 허물이 없습니다.
'참 나'를 봄으로 인해서 거기는 자비뿐이고 지혜뿐이에요.
모든 사람이 지혜가 밝아짐으로 인해서 광명이 이루어지고 거기에서 자비가 바로 서게 되면 모든 자타(自他)가 둘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투쟁은 종식이 되어서 항시 화목한 지상이 되는 거예요.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좋은 진리가 있음을 알려 주시기 위해 이 사바세계에 오신 것입니다.
질문/ 스님, 부처님께서 처음 태어나셔서 동서남북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는 게송을 읊으셨는데 그 뜻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답변/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한 손은 땅을 가리키고, 하늘과 하늘 아래 나만이 도를 얻었다고 말씀하신 게 자기의 참모습을 가리킨 것이지요.
석가모니 부처님이 자기의 진정한 참모습 그 자체를 몸으로 보여주어 그것이 부처님의 참모습일 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의 참모습이 다 그렇다는 뜻을 나타낸 거죠.
하늘과 하늘 아래에 나 말고 따로 위대한 것이 없으며, 오직 나 자신이 독존, 독귀하니 오직 그러한 진리의 눈을 열어 세계가 진리가 아닌 것이 없고 자타가 둘이 아니니 평등하고 세계평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죠.
부처님께서 대도를 깨닫고 보니 나만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이 팔만사천의 지혜와 덕상을 갖추고 있는 것을 설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본래 진리의 밝은 눈을 갖춘 이가 보건데는 멀쩡한 맨살을 괜히 긁어 상처를 낸 격이고, 똥 위에 똥을 눈 격이지요.
질문/ 선(禪)의 본래성불(本來成佛)의 입장에서 볼 때 그렇다는 말씀이시군요 ?
답변/ 그렇지요, 깨끗한 살을 긁어 부스럼을 낸다는 말은 그런 이치를 말하지. 세상 사람은 이해가 잘 안 되겠지.
그러니까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만 사람이 자기의 참모습을 봄으로 인해서 부처님과 같은 독존 독귀의 홀로 높고 홀로 귀한 그러한 것을 일상생활 가운데 수용하라는 것이지요.
질문/ 비록 괜한 살을 긁어 부스럼을 낸 격이고, 똥 위에 똥을 누는 격이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인류의 참모습을 바로 보라 그것을 가르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그러셨다는 말씀이네요.
답변/ 그렇지요. 방편으로, 눈 밝은 이가 보건대는 똥 위에 똥을 누고 깨끗한 살에 긁어 부스럼이 나지만 그러한 안목을 갖춘 이가 세상에 몇이나 되겠어요.
다 고통과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생을 위하여 대자대비로 그러신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역대 조사의 가르침은 하나다.
질문/ 스님, 그러시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과 선종의 역대 조사스님들의 가르침은 같은 것입니까, 다른 것입니까?
답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대중에게 세 번 특별한 법문을 하셨습니다.
한 번은 인천 백만 대중이 법문을 듣기 위해 좌정하고 있을 때, 제석천왕이 부처님께 우담바라꽃을 올리니 부처님께서 그 꽃을 받아서 아무 말없이 대중에게 보이셨습니다.
또 한번은 법회일에 모든 대중이 법문을 듣기 위해 다 운집해 있는데 맨 마지막으로 가섭존자가 오니,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기 위해 법상에 좌정하고 계시다가 자리의 반을 비켜 앉으셨습니다.
가섭존자가 그 뜻을 알고는 선뜻 그 자리에 가서 앉으니, 부처님께서 가사를 같이 두르시고 대중에게 말없이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또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지 일주일 후에, 교화를 위해 타방에 가 있던 가섭존자가 돌아와 부처님의 열반신을 향하여 위요삼잡(圍繞三匝, 오른 쪽으로 세 번 돌아 예경함)하고 합장 예배를 올리며,
'삼계의 대도사, 사생의 자비스런 아버지시여 ! 우리에게 항상 법문하시기를, '생노병사가 원래 없다'하시더니, 이렇게 가신 것은 모든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 아닙니까? 하니,
칠 푼 두께의 금관 속에서 두 발이 쑥 나왔습니다. 그래서 가섭존자가 다시 합장 예배를 올리니, 두 발은 관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이것이 삼처전심(三處傳心)입니다.
질문/ 꽃을 들어 보인 뜻은 무엇이며, 자리를 나누어 가사를 같이 두르고 앉으신 뜻은 무엇이며 또, 두 발을 내미신 뜻은 무엇입니까?
답변/ 중국의 위대한 도인들도 이러한 석가모니 부처님의 살림살이를 바로 알았기 때문에 부처님과 같은 법을 써서 백천 공안(百千 公案)을 베풀어 놓은 것입니다.
그러니 참선법이라는 것이 지금에 와서 제창되었다고 하는 것은 잘못 알고 하는 말입니다.
이 견성법(見性法)이라 하는 것은, 내 살림살이가 따로 있고 고인네 살림살이가 따로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천불만조사(千佛萬祖師)의 견성이나 모든 후래인(後來人)의 견성이나 다 성품, 즉 마음 땅을 본 것을 말합니다.
백천 공안은 모두 이 가운데서 베풀어진 것이므로, 우리가 성품을 바로 보게 되면, 한 번 봄으로 인해서 모든 공안을 다 알 수 있게 되어 있으며 부처님의 살림살이도 다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진제법원선사(법회와설법)0
첫댓글 감사합니다 ...
항상 좋은글 올려 주시니 ..
잘읽고 있습니다.
일일이 댓글은 못달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글을 읽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