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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정신 이제 미얀마로"
미사 봉헌, 가톨릭 민주 열사 묘역 참배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미사가 1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봉헌됐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광주 망월동 구묘지에서 가톨릭 민주 열사 추모 미사와 묘역 참배가 진행됐다.
이들은 5.18 희생자와 가족들을 기억하고 민주, 인권, 평화를 향한 5.18 정신의 실천, “오늘의 광주”인 미얀마 시민들과의 연대를 다짐하는 자리가 됐다.
5.18 41주년 기념미사는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한국 천주교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 전문위원회가 주관했고, 박상훈 신부(예수회) 등 사제 6명이 공동 집전했다.
김정대 신부. ©️김수나 기자
이날 김정대 신부(예수회)는 강론에서 5.18 희생자와 피해자들에 대한 온전한 사과와 보상을 바탕으로 회복적 정의가 이뤄져야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5.18과 같은 국가폭력이 용산참사, 쌍용자동차 파업 폭력 진압 등으로 끝없이 이어졌던 것은 그 이전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고통이 사회적으로 기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정의의 관점에서 사회적 차원의 화해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피해자가 그 사과를 받아들이는 교환적 정의를 통해 사회적 차원의 화해가 이뤄진 뒤, 가해자가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보상적 정의와 제도적 장치인 회복적 정의가 이어져야 올바른 화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신부는 “민주화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홍콩과 미얀마 시민들의 갈망이 이뤄지도록 연대하고 그들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여 주는 것도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의 계승이자 회복적 정의를 이루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봉헌된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미사. ⓒ김수나 기자
이날 기념미사에 참례한 김용만 상임이사(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는 미얀마가 41년 전 광주와 똑같은 일을 당하고 있다면서 군부를 피해 접경 지역으로 모여든 미얀마 난민 소식을 전했다.
그는 “현재 미얀마와 타이 국경 부근에 난민 약 7만여 명이 먹을 것도 잘 곳도 없이 오직 국제사회의 도움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며칠 뒤면 우기가 시작돼 비를 피할 곳이 없고 이질과 콜레라 같은 수인성 전염병에도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 난민을 우선 지원할 자금을 모으기 위해 5월 18일부터 6월 10일까지 ‘프리 미얀마 월드 런 앤 워크’(FREE MYANMAR WORLD RUN & WALK)가 진행된다. 기부금을 내고 참가 신청을 한 뒤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걷거나 달리면서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응원하는 방식이다.
그는 “민주, 인권, 평화, 통일이 5.18정신의 핵심이다. 이는 80년 5월 광주나 대한민국만의 것이 돼서는 안 되고, 온 세상을 향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5.18에 베풀었던 가톨릭의 사랑과 관심과 보호를 이제 미얀마로 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미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5.18 정신 실천을 다짐하는 참례자들 모습. ⓒ김수나 기자
한편 15일에는 망월동 구묘지에서 가톨릭공동선연대, 가톨릭평화공동체,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이 마련한 조성만 열사 등 민족민주 열사 묘역 참배 및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이 자리에는 생전 조성만 열사와 함께 활동했던 지인 등 신자들이 참여했다.
국립5.18민주묘지와 망월동 구묘지에는 윤상원 요한, 김태훈 다두, 이재호 스테파노, 조성만 요셉, 이정순 카타리나, 박승희 아가다, 박복실 요안나, 김윤 데레사, 백남기 임마누엘 열사가 안장돼 있어, 천주교 사회단체들은 매년 이곳에서 추모 행사를 진행해 왔다.
이날 현우석 신부(의정부교구)는 강론에서 “열사들은 분단과 독재로 고통받고 신음하는 친구들과 민중들을 사랑했기에 그들이 참 기쁨을 맛볼 수 있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외치며 본인의 가장 소중한 것을 주고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신부는 “독재체제와 분단 상황에서도 우린 서로 사랑함으로써 참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면서 “이 기쁨은 불의와 억압, 불공정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내 것으로 삼아 그들이 참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움직이게 만든다. 이것이 사랑이자 더 많은 이를 위한 사랑인 아버지 하느님의 정의”라고 말했다.
15일 광주 망월동 구묘지에서 조성만 열사 등 민족민주 열사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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