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에 빠진 교육계…서이초 사망부터 교내 칼부림까지 '혼란'
대낮 학교에서 칼부림… 학생, 학부모, 교사 등 집단 패닉
허술한 학교 출입 통제 비극 불러…외부인 통제 강화 여론
지난 4일 오전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한 남성이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고등학교 앞에 '학교안전지대' 푯말이 붙어있다. 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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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대낮 학교마저 안전지대가 되지 못했다.
흉기 난동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대전 한 고등학교가 피습 위험에 노출된 사건을 두고 교사들은 끝없는 교권 추락의 결과라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교내를 활보할 수 있도록 방치한 학교 출입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6일 대전 대덕경찰서와 대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쯤 대전 대덕구 소재 고등학교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교사(49)가 크게 다쳤다.
교사는 얼굴과 복부, 가슴 등을 수차례 찔렸으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학교마저 안전 사각지대로 내몰리자 교육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전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흉기 난동 이후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대낮 학교에서 교사를 상대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난 탓이다.
당시 해당 고등학교는 지난 3일 개학한 이후 이틀째 전교생이 수업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안전해야 할 장소인 학교가 피습 장소가 되면서 학생, 학부모, 교사할 것 없이 모두 집단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대전의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언제 어떻게 안전 사고가 일어날 지 모른다는 생각에 굉장히 불안하다"며 "개학하자마자 그것도 대낮에 학교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신입 교사가 사망한 여파로 교권 회복 여론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며 지역 교육계의 혼란은 한층 더 가중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용의자가 교사의 제자였던 것으로 전해지는 상황에서 최근 무너진 교권의 비참한 결과로 보는 관점도 있다.
대전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교권은 무너졌고 학교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제자가 스승을 해하려 했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교사들은 이제 목숨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술한 학교 출입 통제가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잇따르면서 교육부 '학생 보호 및 학교 안전 표준 가이드라인' 등 안전 대책이 마련돼 있지만, 대전 학교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수년 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조직폭력 집단의 난투극이 벌어진 사건, 2014년 충남에서 흉기에 찔린 40대 남성이 교실에 침입한 사건 등이 일어났다"며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외부인 침입에 의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은 현실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외부인 민원 응대 매뉴얼을 포함한 교권 보호·강화 방안을 논의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