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모두 모여있었던 거니? 내가 제일 늦었구나."
옷자락을 단정하게 다듬으며 하멘 아저씬 교실 바닥에 그대로 앉았다.
"자, 이제 콘테스트 후보를 정해야 할 때인가? 그럼 어디, 먼저 하고 싶은사람?"
"............"
".............."
조용했다.
"아아, 그러고보니 우리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구나. 어디 통성명부터
마저 가자구나. 노인네 정신이 이러한건 이해들 해주길 바란다. 껄껄껄~"
그러면서 하멘 아저씨는 얼마 있지도 않은 턱수염을 만지작 거렸다.
자기소개는 간단하였다. 원으로 둘러 앉은 우리들은 하멘 아저씨의 오른쪽
부터 쭈욱 혼자 서가면서 이름을 말했고, 학부나 간단한 취미 등을 얘기하였다.
그렇게 1시간정도 흘렀을까, 모두의 이름을 알고 얼굴을 알았다.
이런 시간이 지나고 나서인지, 아니면 하멘 아저씨의 인자한 웃음 덕택인지
분위기는 차츰 밝아졌고,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엔 난장판이 될정도로
떠들썩 했다.
"자자 여러분~. 다 같이 노는것도 즐겁지만, 우린 해야할일이 있다는 걸
잊지 말거라. 그럼 우선 남장 여자 부터 뽑기로 해볼까? 서로의 이름은
이정도의 시간을 갖었으니 다들 알겠지? 지금 차분히 앉아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눈여겨 보도록 해라. 그리고 돌아가면서 말하는 거야."
"저...."
그때 한 학생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아까 마법학부의 헤레느 란 여학생이었다.
두꺼운 안경과 볼에난 주근깨, 양갈래로 따여진 빛이 바랜 짙은 붉은 머리색
을 가진 그녀가 손을 들었던 것이다.
"그래, 헤레느양. 하고싶은 말을 하렴."
"아..아..아까..저..전과 같이....조..종이에다 써서
그..그 투표결과로 보았으면....하는데요."
아이들의 시선이 주목되어서인지 더듬거리는 말투와 점점 더 목소리는
모기 목소리 처럼 기어들어갔다.
"내 생각엔, 비밀 투표는 별로라고 생각한단다. 절대 헤레느양의 의견이
잘못되어서 한것은 아니니 그렇게 기죽지 마렴. 투표와 같은 형식이 진행이
된다면 아직 있는 이 어색한 분위기는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이 선생님은
생각한단다. 나는 불려진 이름을 후보에 올려서 그 결과로 투표를 할생각이었는데
다들 싫으니?"
차분하고 조용한 음성은 아이들의 마음을 놓이게 하였고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아이들은 하멘아저씨의 어휘에 빨려 들어갔고
결과적으론 하멘 아저씨의 뜻대로 진행 되었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자구나. 이 남자아이가 여장을 한다면 우리 반에게
큰 혜택을 안겨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학생 이름을 불러다오."
학생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선생님의 독촉하는 눈초리만 계속 될 뿐이었다.
그때 아주 작은 목소리로 누군가 속삭였다.
"라스트...네이.."
"아..맞어 라스트네이.."
동조하는 분위기가 슈슉- 하며 울렸고 그럴 수록 라이, 즉 카슈는
얼굴에 가득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이런~ 우리반의 여장 남자 할 사람은 한명 뿐이니? 좀 더 얘기해줄래?"
아저씨는 흥미롭다는 듯이 카슈를 바라보았다.
"뷰겐트"
여학생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누구인지 학생들은 몰랐다.
귀가 밝은. 아니 신체적으로 좋은 나나 카슈는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아까 투표를 하자고 하였던 헤레느 였다.
차츰차츰 입을 연 학생들은 곧 자신이 생각하는 학생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의견이 좁혀진 결과 여장남자의 나갈 사람은 총 4명의 후보가 선정되었다.
"그럼, 후보는 이리로 와서 대기하거라. 학생들이 너희들에 얼굴을 세심히
살펴보고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알아봐야 하지 않겠느냐?"
결국 불려나간 남학생들은 상당히 불쾌한 얼굴로 나간 두명.
그리고 앞자리로 불려간 것에 대한 부끄러움인지 귀까지 빨개진 학생이 두 명이었다.
잠시간 감상하고 있던 와중 하멘 아저씬 또 여장남자에 나갈 학생들의
이름을 묻고 있었다.
"..메르시..."
"...유샤이스"
쭉 불려지다가...
"아스레..리아.."
"............."
나의 가명인 것 같은(?) 이름이 불리워 졌다.
잘못 들었겠다 싶었지만... 나의 시선은 소리가 난 진원지로 고개를 틀게 되었다.
"으..음.."
진원지는 나를 외면했다.
나는 끝까지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저....저기..보..보고싶어서...그냥.."
류시였다. 바로 내 왼쪽에 앉아있던 류시는 고개를 푹 내린 체 더듬더듬 말했다.
".........."
별 수 없었다. 하멘 아저씨도 웃고 있었고,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리자 다들
동조하기도 하였다. 뭐 후보는 나만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내려올 것이라 생각하여 하는 수 없이 한숨만 내쉬었다.
이런 내 모습을 보는 카슈는 동지애를 느낀다는 눈빛으로 나와 시선이 마주쳤다.
"여학생 후보도 나의 오른 편에 나와서 서있자."
하멘 아저씨는 이름을 제차 불러주었고, 호명된 나나 그외 2명의 후보는
앞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자~ 우리는 이제 감상의 시간에 들어가지. 쿠쿡, 과연 누가 우리에게 영광을 안겨줄지
신중히 생각해서 앞으로.......10분뒤. 정하도록 하지."
하멘 아저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분위기는 다시 떠들썩 해졌다.
'저 애 이렇게 요기단 이런 옷을 입히면 멋지지 않을까?' '이런것도 괜찮을 꺼야'
'난 쟤가 괜찮을거 같은데' '아냐 그 옆에 있는애가..' '분위기를..'
등등의 상의하는 목소리들. 둥그렇게 앉아서 서로의 옆에 있는 학생과
혹은 뜻이 맞는 학생들 끼리 웅성웅성 거렸다. 류시 역시 밝은 웃음으로
그녀 에게도 많은 학생들이 동조하였다.
그들이 떠드는 내내 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류시와의 대련 기간이 필요하다. 이제 수련은 끝났다. 저정도의 무게 까지 견디어 냈다는
것부터가 꽤 빠른 성과를 이루고 있다는 소리다. 물론 내가 거친 과정은
그녀의 십분의 1 아니 오십분의 1도 되질 않지만 인간으로서 그녀는 견뎌 내었다.
소드 마스터 정도는 아니더라도 여자로서 현재 익스퍼트 급은 되어있는 듯 하다.
이제 검술만 좀 더 다져지고 날카로운 예기와 스피드로 다듬어져야 할 때가 왔다.
"먼저 남학생들 부터 뽑기로 하지. 각자 자신이 맘에 둔 남학생 뒤로 줄을 서길 바란다.
후보들은 모두 눈을 감도록."
사색에 잠겨있던 날 현실 세계로 끌어낸 것은 하멘 아저씨의 박수소리였다.
마찬가지로 열띤 토론중인 아이들을 다시 현실세계로 끌어온 것도 그 박수 소리였다.
카슈는 흉흉한 살기를 흘러내며 자기 뒤에는 서질 않기 바라는 기색으로
뽑힐 때 까지는 그러 하였지만, 왠지 지금은 체념한 듯. 아니면 뭔가 계략을
꾸미는 것인지...간판용, 영업용 미소를 흘리며 사뭇 진지한 여학생들에게
비명을 안기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레 변한 태도에 후보들 역시
'쟤 왜저래?' 란 눈빛을 보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모를 일이다. 그것은 오직 카슈만이
알일... 쨌든 얼마 안지나 승부는 단 두명으로 인하여 가려졌다.
솔륀, 이라는 가냘파 보이는 마법학부인 남학생과 검술학부인 카슈.
카슈의 미소로 단 두명의 학생이 그에게 더 많이 가게 되었다.
무슨짓을 하려는지 심히 궁금하다. 그렇게 끝나자 이번에도 하멘 아저씨는
같은 방식으로 여학생 후보 뒤에 줄을 서라 하였다.
킬러생활을 할때. 남자 분장을 해본적이 있었다.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외모
나름대로 준수하게도 생겼다. 라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평가 하며 지나쳤던..
거울앞에 앉아있다 임무를 수행하러 나갔던.. 그때의 생각이 스팟- 하며
지나갔다. 그닥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던 남장. 여학생 후보들을 보면
내가 될 확률은 작다고 생각했다. 눈을 감고 소리만으로 어떻게 되어가는지
파악하고 있는데...
바닥의 타닥..하는 소리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나의 뒤로...
'이런.....'
하는 순간.. 또 몇번씩 타닥 거렸다.
무슨 연유에선지 양 옆에 서있던 학생들이 다시 발걸음을 옮기고 옮겨
또 옮기고 옮겨 내쪽에 있다가도 다시 옮기고 다른 쪽에 있다가도 내쪽으로
오고를 반복했다.
"그만. 이제 더 이상 움직이지 말도록 하자. 인원 수를 세어볼까?"
안세어 봐도.. 알았다.
"아스레리아양이 단 한명 차이로 메르시 양과 갈렸구나. 이로서 우리는
너희 둘에게 기대를 하도록 하겠다."
눈을 떠보니 카슈가 눈앞에서 씨익- 하고 웃고 있었다.
절로 양 눈썹 사이의 적당한 그 공간이 수많은 강줄기를 만들게 하였다.
웃던 카슈는 다시 외면하고 다른 곳으로 시선처리를 하여 미소를 흘렸다.
이건 뭔가 음모가 있었다... 이런 귀찮은 일을..
천천히 내 뒤를 돌아보았다. 제일 먼저 서있던 건 류시였다.
"축하해~"
"축하할 일은 아니라고 보는데."
"...으음...그래도 아..아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난 좋은데..?"
"........"
밝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볼을 긁적이는 귀여운 포즈를 취한 나의 계약자인
류시에게 화를 낼수도, 신경질을 부릴 수도 없었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나갔다. 초창기 첫 마왕으로 여러가지 서류를 확인하고 인장
처리하는 것만큼이나 정신 없었다. 특히나 나나 라이, 둘다 모두 귀찮고도 귀찮은
일에 휘말려서 그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나머지 모두 바빴다.
힘쓰는 일은 대체로 검술학부가 맡았으며 마법으로 사랑의도우미를 하는
마법사들은 선생님의 보조마법을 좀더 연구 과정을 거쳐 화려하고 아름답게
만드느라 진을 뺐으며, 예절 학부나 기타 다른 학부는 보조 처리와 함께
옷, 장신구, 덧붙여 2학년 클로버 반인 우리 반의 홍보를 위한 홍보 팀 까지
분해 되서 다들 바쁘게 지났다. 그리고 오늘...
"ㅌ ㅏ ㄹ ㅏ ㅇ ㅏ ㅋ ㅏ ㄷ ㅔ ㅁ ㅣ 학원 축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축제의 개막은 뛰어난 사회자라고 유명하다는 수도의 유명인 할퓨린인지
뭔지 하는 인간이 맡았다. 물론 개막 하면서 이래저래 바쁜건 그들 보다는
학생들 자체였다. 학원 입구에 여기저기 걸려있는 광고 문구들 처럼
각자의 반을 홍보하는 것들은 화려하게, 아주 정신산만할 정도로
꾸며져있었다. 상당히 심열을 기울여 만든 각각의 홍보 판들은
상당히 눈에 띄였다. 오히려 차분하면 알아 차릴 수 없을 정도였다.
학원가로 들어가는 바닥엔 화살표로 여기저기 자신의 반으로 와달라는
문구들도 있었다. 심지어 아주 귀여운 강아지 발자국으로 남겨놓기도 하였다.
사람들의 발길은 새벽녘 부터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제 막 오전으로 접어든
지금은 시장바닥 못지 않게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다만 시장과는
다른점이 있다면 그것은 다들 귀족이란 점이다. 혹은 예의를 아주 잘 아는
평민이라든가. 다른 학원 학생으로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한가로이 이렇게 앉아서 구경할 수 있는 이유는...
콘테스트 예선전을 치뤄야 하기 때문이다.
"움직이지좀 말아!! 라이. 네가 움직일 때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손을
써야하는지 알아?!"
앙칼진 목소리로 빈둥빈둥 답답해서 죽겠다는 얼굴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라이에게 따끔한 말을 한 것은 헤레느였다. 상당히
차분하고 조용하며 내성적인 줄 알았는데, 이러한 꾸미는 것에는 상당히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모양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그러하는것을 즐기기도 하였고.
그래서인지 '작품' 이 헝크러지는 것을 원치 않는 그녀는 첫날의 이미지는
상당히 버려져 있고, 가까이 하기 힘든 유형인 나나 라이에게 다른 학생들 보다는
수월하게 대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 나에겐 말한마디 제대로 오간적이 없지만 말이다.
다른 학생들과도 마찬가지다. 류시나 세르티 에게도 역시나, 필요한 말을 제외하곤
왠만해서 하지 않는다. 천천히 생각을 접고 짜증을 부리는 라이의 모습을 보았다.
상당히 예뻤다. 고운 턱선을 따라 매끄럽게 흘러내린 긴 머리.(가발이다.)
14살의 평균 체구의 어깨와 살짝 패인 쇄골은 뇌쇄적으로 보이기 까지 했다.
잘록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들어간 허리는 도발적이었다.
화사한 핑크색 원단에 주름진 여러 레이스, 그러나 복잡하지 않고 단조롭지도
않으며 아름답게 재단된 그 옷은 헤레나 스스로가 예전에 디자인 해뒀던 옷이라고 한다.
나중에 크면 손수 만들어 입어 보려했지만, 승리를 위해 그녀는 그것을 기꺼이
내놓아주었다. 그녀는 중산층 계통의 상인에 딸이었다. 똑부러지며 재능이 있어서
타라아카데미에 힘겹게 입학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상에 대한 집념이 대단하다.
물론 그러한 그녀에게 전혀 관심도 없는 라이는 단지 무언가의 꿍꿍이만을 생각하는지
가끔 창밖을 보며 히죽히죽 웃거나 자신 스스로가 폴리모프를 살짝 미소년 틱하게
만들기 까지 하였다. 물론 마나의 흔적은 지워 버리고 말이다.
현재 내가 있는 곳은 타라아카데미측에서 마려한 탑 안이다. 그저 둥그런 원형에
3층 높이 되는 이곳에선 아래의 전망이 훤히 보였다. 콘테스트 참가자들이 모두
모여있는 이곳에 나나, 라이는 지루하지 않을 창가자리에 운좋게도 자리잡았고,
난 여기저기 터지는 우리 반의 하트문양 마법이라든가 꽃다발을 건내 주며
즐거워 하는 모습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반들도 상당히 많은 준비를 하였다.
어떤반은 자신들의 한가지 작품을 파는데 여념이 없었으며 어떤반은 식당을
카페를, 그리고 연극 공연하는 반은 의상을 입고 홍보하며 손님을 이끌고 있었다.
무언가를 코스프레라도 하는 것인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사진을 같이 찍어주는 대신
돈을 받는 곳도 있었다. 다양하게 준비된 만큼 아카데미 축제에 놀러온 이들은
심심치 않게 즐거워 하였다.
"저..."
뒤에서 인기척이 있었지만, 그닥 돌아보고 싶지는 않았기에 가만히 냅뒀었는데
누군가 나를 한참이고 쩔쩔 매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
턱을 괴고 있던 손은 내려놓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위를 쳐다보았다.
상당히 어려보이는 나이에 남자 아이였다.
콘테스트 참가자는 아닌 모양인지 꾸밈이 없었고 단지 서류로 보이는 뭉치와
바구니를 옆에 끼고 펜을 들고 있었다.
"아스레리아..선배님이..마..맞으십니까..?"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초로색 눈에 단발의 금색머리.
하얀 피부는 여지없이 귀족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뽀얗게 단장된
그의 흰 윗옷위에 채워진 노란색 타이는 그가 신입생인 1학년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타라 아카데미 주최측에선 학년 구분을 할때 타이의 색으로하는데
전에 그 5학년 생이 빛의 구를 만들었던 색과 동일하였다.
1학년은 노란색, 2학년은 초록색, 3학년은 파랑색, 4학년은 보라색, 5학년은 검정색
"아, 버...번..호와 참가여부를 확인차 온...온 것입니다.. 선배...님의 번호는
38번...입니다...여..여기.."
그는 바구니를 뒤척뒤척 거리다가 동그란 번호표를 주었다.
"어디에든...오.옷 어딘가..에..보이..도..도..록 부..부착하시면 됩니다..
그...그럼.."
무슨 연유 인지 말까지 더듬 거리며 그는 훽 돌아서더니 빠르게 사라졌다.
잠시동안 그가 가는 발걸음을 눈으로 쫓다가 의아해 졌다.
헤레나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 피해다니는 라이에게는 전혀 망설임 없이
번호표를 건내는 것을 보았고, 그것이 끝난 후에는 다시 내게로 오는것이었다.
"........"
그저 묵묵히 그를 올려다 보았다.
"저기...실례지만, 한가..지..지..질문이 있는데..요."
"..........."
"왜...왜 저희 학생회에 들어..오시지 않으..셨는지...."
학생회...?
아, 그러고 보면. 신입생 대표가 되었을 때 그와 동시에 학생회 제의가 들어왔었다
그러나 그런 귀찮은 일에는 별 흥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휘말리기도 싫었기에
단번히 거절하였다.
".........."
나의 답을 간절히 바란다는 듯한 눈빛으로 그는 기달렸다.
"귀찮아서."
"......예....예?! 다...단지..그 뿐입니까..?"
"...(끄덕).."
"아... 그렇군요...예..그..그럼 실레 많았..습니다....제..제이름은
카렌 디 쥬드 입니다....."
신입생인 그의 이름을 물은 적도 없는데 그는 싱긋- 웃으며 이름을 남기고
다시 사라졌다. 총총 걸음으로 토끼처럼 뛰어가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피식-..."
별 내용 없는 대화였지만 왠지모르게 인상 깊게 남았다.
그러고보면...그의 목소리가 낯이익은데..?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 후 조금 시간이 흐른 과거의 일이 떠올랐다.
".........드!! 거기 안서!!!"
신입생 환영회가 지난 지 4일 정도 됬을까, 세르티와 류시 그리고 가는길에
카슈를 만나 가는데 달리기를 하는 소년의 소리와 뒤에서 쫓아오는 선생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헐레벌떡 뛰는 모습이 보였다. 옆으로 피하려는 찰나에 마법학부
교복을 입은 체로 뛰다가 그 스스로의 로브 끝 자락을 밟아버리는 바람에
넘어지는 것이 보였다. 아마 저대로 넘어진다면 카펫이 깔려있는 바닥이라 할지라도
상당량의 코피를 흘릴 것이다. 그 생각이 미치자, 자리를 피하는 류시나, 세르티
가장 먼저 피한 카슈와는 달리 가는 길에 팔을 뻗었다. 이미 바닥과의 각도가
90도가 채 안되던 그는 나의 팔에 감겨 버렸다.
"켁...켈룩..켈룩!"
갑작스런 배의 압박이서 그런지 그는 기침을 토했고, 곧이어 날 올려다 보았다.
후드가 앞으로 씌워져 입술만 보였다. 침이 세어나오던.
깜짝놀란 소년은 얼른 입을 부비더니 고맙습니다- 하는 인사와 함께 선생님한테
끌려 갔다. 달려오던 마법학부의 선생님은 고맙네- 라는 인사만 남기고 그를
끌고 사라졌다.
방금 본 쥬드라는 소년의 입술과 그때의 그 소년의 입술은 같은 인상착의임을 확인되었다.
머리속에서 일치하듯이 그려진 소년의 얼굴. 그때의 그 하나의 만남 때문에
인상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때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2시간을 마치는 종소리가 탑에서도, 탑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울려퍼졌다.
상당히 큰소리였는데도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기 위한 학생들의 투지 때문인지
축제 장이 조용해 지는 것은 조금 뒤였다.
[다 들 하 던 일 을 멈 추 고 각 자 의 반 으 로 돌 아 가 주 시 길 바 랍 니 다]
아카데미 전체에서 쩌렁쩌렁하게 경고의 음성이 들렸다.
[학 원 측 에 진 행 대 로 따 르 지 않 을 시 점 수 를 삭 감 하 겠 습 니 다.]
첫번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주 조금씩 움직이는 이들 때문인지 두번째의 협박성
경고가 들어왔다. 어느새 학생들이 벌여놓은 식당 이나 카페에서 즐기던 손님들도
하나하나씩 일어서서 한 장소를 향해 움직였다. 우리반 학생들을 찾아보니
정문 앞에서 마지막 커다란 하트를 모든 사람들에게 선보이며 마무리 지었다.
물론 그 보인 것 단 하나만으로 동전들이 던져 졌지만 말이다.
손님들이 점차 모여들면서 탑 앞 광장 비슷하게 꾸며놓은 넓은 무대는 바글바글
하게 변해갔다. 부인들에 화려한 모자들이 빼곡히 보이기도 했고, 남자들의
폼으로 잡은 지팡이들이 진열 돼 보이기도 했다. 손님들이 차갈 수록 탑 내부의
많은 참가자들은 긴장을 하거나 더더욱 바쁘게 움직였다. 나 역시 마무리라며
헤레나와 함께 나를 치장해준 유샤이스와 류시가 다가와 내 옷매무새를 다듬어주었다.
"아스.. 너무 멋져..!"
나의 복장을 다듬어 주면서도
황홀하게 두손을 모아 자신에 왼쪽 뺨에 대며 내 모습을 감상하는 계약자 류시.
반 정신이 나간 듯 보이는 류시의 얼굴을....간신히 외면하였다.
====================================================================================
설날입니다.. 두둑한.. 묵직한... 그런 세뱃돈을 받으시고요!!>_<//
새해 福 많이~~~많이~~~많이~~~ 받으세요오오오오오오오오~♥
카페 게시글
로맨스판타지소설
[판타지]
붉은빛이 어둠을 깨트릴때...[아흔방울]
다음검색
첫댓글 오~이 조회수 0때보는 상콤함!>ㅁ<소설 읽지도 않고 릿플 다네요;맑음님두 새해복 많이 받으시구요!세뱃돈 원츄!*-_-*b전 소설 읽으러~쓩~/>ㅁ</
맑음님도 세벳돈 많이 받으세요,♡ 오랜만에 보는 맑음님의 소설, 여전헤 재밌어요, 날이 갈수록 기대 되네요!!
맑음님도 새뱃돈 두둑히 받으세요~+_+
크크 맑음님두 새해에 복 많이 받고, 세뱃돈 많이받으세요 ㅋㅋㅋ 으헤헤헤
+ㅅ + 역시역시 맑음님ㅎㅎ 맑음님두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ㅎㅎ 세뱃돈도 많이엄청받으시고ㅎㅎ
와~ 넘 재미이써여~~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맑음님두 새 福 많이받으시고여 잘보고 갑니다.^^
우오오~~ 너무 재미잇어요..ㅎㅎ 맑음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기대되네요, 하하...
전 세뱃돈 꽤 받았는데 맑음님은 어떠셨나요?..그런데 아르가 남장한 모습 나도 상상하는게 아닌 진짜로 보고파~;ㅁ;
아..그러고 보니 어느새 다 읽었네요..담편 보고파~우앵~;ㅇ;
담편~~> ㅁ< 담편~~넘 재밌써요!!!맑음님두 새뱃머니(?)마니마니 받으세용~
우우우... 후속편이 너무 늦는거 아니에여 ? 저도 요즘 겜ㅇ ㅔ빠졋던 관계로 많이 못읽기는 했지만.. 겨우 2편이라니 ㅜ.ㅜ 대략 실망이 큽니당 o _ o ㅎ
=_=;; 큼.. 좀 늦지만 보고갑니다.. 근데 ..+_+!!! 남장한모습 너무 보고싶어요~!! > ㅁ< ♡ 오호호..<-타앙!! -ㅁ-..건필하시고.. 다음편도 왠만하면 빨리써주셨으면.. ;ㅁ;.. 아.. 천천히 해..해도 되시구요;;
오타 2개가있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