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이야기 (21) - 오늘은 부활절, 이곳은 오늘도 축제다.
예수님 부활을 축하도 하고,온 가족이 성당도 가고,예배를 드리고,저녁 식사를 같이 하며,축제를 지속한다.
우리 설날이나 추석같이 전통 음식 (케익이나 과자, 요리등)을 손수 만들어 가족과 함께 먹는다.
부활절 미사는 12시에 시작한다. 보통 미사는 30분정도 소요하는데, 특별한 날에는 1시간 정도로 길어진다고 한다.
아침 일찍 숙소인 Hospital de Orbigo에서 출발한다(07:30분). 전통적인 중세 문화 도시Astroga 에서 부활절 예배를 참석하려고 부산스런 걸음을 걷는다.
자동차 도로 옆 길보다, 마을도 지나고,주변 구경거리가 많다는 우회도로를 택한다. 겨우 12:15분경 도착하여, 성당을 들어서니,자리는 꽉 차고, 서서도 3겹의 사람이 들어서서 예배를 보고 있다.
그런데 입구에는 "지금은 예배 중이며,관광객 입장은 금하며, 사진 촬영도 하면 안된다" 문구가 있어서,잠시 분위기만 보고 나온다. 모처럼 부활절 예배를 참석하려 했는데 아쉽다.
부활절 축제 분위기에 편승하여, 다소 무모한(?) 도전을 하고 싶다. 이틀 동안 걷는 코스를 하루에 해 보아 야 겠다는 생각이다
Hospital de Orbigo 에서 Rimbanal del Camino 까지 38km 다. 우회도로로 가면 43 km. 해발 830미터에서 계속적으로 오르막 길을 걸어야 하며, 1,150 미터 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간다.
거의 30km는 사람의 그림자도 없는 나홀로 끝없는 광야를 걷고,또 걷는다. 발바닥도 아파 오고, 걸음걸이도 세찬 바람 결에 흔들리고, 작은 돌자락에 걸치어도 몸이 휘청거린다.
순례자의 고통을 실감하면서, 녹초가 되어, 11시간 만에 도착하였다.
마을과 마을 사이가 12 km가 되고, 중간에 쉼터도 없고, 그늘도 없는 곳에 오아시스 같은 곳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생수는 물론 바나나, 수박,자두,토마토등 각종 과일을 진열해 놓고, "셀프 바 (self bar)" 를 운영한다.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하여 놓고, 대금은 스스로 기부(Donation) 하는 방식이다. 자두를 하나 먹어 보니, 참 맛있다. 두개를 먹고, 수박도 맛 본다.
숙소에 도착하니, 놀랍게도 며칠 전에 부활절 저녁을 함께 하던 줌마 둘이 같은 숙소에 묵게 된것을 알았다.
나보다 하루 앞서 출발 했는 데, 그것도 수많은 숙소 중에서, 하필 여기서 또 만나게 될 줄이야.
이름도 성도 모르는 두 줌마.교수 부인들이고, 간호윈으로 정년 퇴직한 사실만 아는데,나에게는 "어르신"이란 호칭을 쓰는 데,영 맘에 안든다. 이 교수 부인네들 호칭도 어렵다.
15년 아래인데, 사모님이라기도 거북하고, 아주머니 라고 하면 촌스럽기도 하고, 단순히 여사님 이라기도 웃읍고,여보세요, 저보세요 할 수도 없고,두 사람을 구분하여야 하는데, 참 난관하다.
외국에서는 나이나 성별 관계없이,John 이니 Susan이니,Jeany 이니 하면 되므로,사람을 만나면 .이름부터 묻는 것이순서인데, 성인 여성 이름을 묻기도 거북하다.
어떻게 차별화한 호칭을 써야할지 궁리해 보아야 겠다.
내일은 1500 미터 산을 넘어서, 500미터 까지 하강하는 길인데, 은근히 기대가 된다.
첫댓글 우와!!! 43키로!!!
상상이 안됩니다. 철인!!! 존경합니다..
와우!!대단합니다.거칠것없는 철각의 의지에 새삼 존경의 마음이 듭니다.과일 오아시스,,아름다운 마음 씀에 절로 감사의 고개 숙여집니다.
줌마를 남편 성을 물어서 Mrs로 호칭함이???
일정이 너무 지나치지 않게 무릎, 발가락 잘 관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