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오 각 회수별 회장 총무가 모여 총동문회 점심식사가 ‘25시삼계탕’에서 있었다. 변회장이 치과 예약이 12시라 대타로 나가달라는 부탁을 받고 낄 자리는 아니지만 쾌히 승낙한 후 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기라성 같은 선배 이십여 명이 좌정하고 있었다. 아마도 도착한 이들 중에 최총무와 내가 가장 막내이지 않나 싶어 좌불안석이었다.
이윽고 동창회장님, 전 대성고 교장, 선배님 등 인사말씀이 끝나 우연히 상석 쪽을 보게 되었는데 얼핏 프래카드가 보인다. 고개를 쑥 내밀고 읽어보니 ‘청주대성고 총동문회’다. 아니 “나는 대성고 출신이 아닌 청주상고 출신인데 잘못 된건 아닌가”별로 좋지 않은 기색이었는데 어떤 선배 한분이 응원가를 부른다. 잘 부르고 나서 “청상 청상 우리의 청상”하고 앉았으면 금상첨화인데 박자도 잘 안 되는 “대성 대성 우리의 대성” 사족을 붙인다. 본인도 멋쩍었는지 박자도 안 맞는다.
늘 대성고(구 청주상고)라는 글자에 불편해오던 차인데 슬그머니 부화가 치민다. 일어나서 “우리 청주상고 출신 아닌가요. 웬 대성고요”한마디 하고 싶었으나 꾹 참았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도 대성고 어쩌고저쩌고 하는데도 가만히 있는데 괜히 주인공도 아니며 판 깨지는 소리하고 싶지 않아 삼계탕 대충 먹고 2등으로 휙 나왔다.
글쎄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나는 분명 대성고 출신 아니다. 현 대성고 출신이 청주상고 출신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대성고가 청주상고 기수를 잇댄다 해서 청주상고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청주상고 출신들도 대성고 출신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도 “대성고(구 청주상고)”라는 글자를 왜 그렇게 즐겨 쓰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이제 와서 뭘 어쩌겠느냐”“이미 엎지른 물” 따위의 말로 이제 와서 괜한 트집이라고 생각하는 동창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취직 한 명도 못하고, 대학 진학 한 명도 못한다하여 부득불 대성고 전환을 추진하였던 이들에게 묻고 싶다. 지지리 공부 못했던 후배들이 지금 청주상고 이름에 먹칠하였던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들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어엿하게 자리 잡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마 모르긴 해도 그들의 가슴 속에도 청주상고란 이름이 뿌듯하게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당시의 사회 추세가 그런 것을 어떻게 취직 입학 핑계를 대며 그렇게 일사천리로 대성고로 몰아쳤는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르겠다. 저 가슴 밑에서 우러 나오는 충직한 애교심? 대성고 전환을 추진하였던 이나 이를 승낙한 이들에게 묻고 싶다. 오늘 응원가 끝에 몸에 익숙치도 않은 “대성 대성 우리의 대성”소리를 들으니 감회가 어떠신가요.
“대성고 나오셨어요?”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25시 삼계탕 맛이 뭔 맛인지도 모르고 후딱 대문을 나섰다.
첫댓글 372 총무님께서 정말 어려운자리 참석하고선니 마음에 상처가 깊게 난것 같습니다.화 친구와 같은 마음이 아닐런지 이 정상 응원가 이지요...
화친구와 같이 부화가 납니다
아마도 우리네 모두가 똑같은 마음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누구던 참석했더라도
청상 청상 우리의 청상
앞으로 그런 모임은 참석불가 합시다.
인천 모임도 18회 선배님이 항상 청상 응원가로 해야된다고 목청높여 말씀하시죠.
어째거나 어려운자리 참석하느라 수고 하셨고
감사 합니다
그려 자존심 상해 그렇고 말고 나도 똑같이 그랬을 거야. 유수불빙 아닌가? 흐르는 물은 얼지않아 나중에 명맥이 끊어진 청주상고 후배 대성고에서 우리나라 지도자가 나오면 그때 시린마음 달래며 환하게 웃어 봄세
종화친구가 슬픈 구경을 했네. 분명히 슬픈일이다. 요즘와서 고등학교 졸업생을 뽑는다고 입장을 바꾸는데, 상고 나와서 취직이 안되니까 모두 대학을간다.
어디를 가도, 실업계 과목 위주의 교육을 받고 대학을 가니,실력이 뒤떨어진다.
당시, 동문중에서 자제분들을 청주상고로 보내고 싶은 동문계시면, 손들어 주십시요. 한명도 없었다. 정원부족!
그학교를 졸업하신 분도 출신고로 보내고 싶지 않은 학교로 변화가 된겁니다. 슬픈 사회상입니다.
결정하기전 싸움도 부지기수.
기라성같은 선배님들도 한 때 등을 돌렸었고. 크게 마음을 돌리고, 그래도 우리는 청상!청상! 우리의 청상!
장학금 못낸다니까 동문체육대회 다른 곳에서 하라고? 장학금 내지 말고 청주종합운동장 빌리면 훨씬 낫지. 잔디밭이데
친구야! 너무 맘 아파하지 말자 명맥이 끊긴 것보다 옷은 갈아 입었어도 우리체취가 묻어나는 배움터에서 훌륭한 인재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이 나라를 이끌어갈 차세대지도자들 울 후배 꿈나무 가꾸어보자구 나가자!나가자!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