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과 의사 전용 커뮤니티 플랫폼 인터엠디가 의사 500명을 대상으로 추천하는 운동과 추천하지 않는 운동을 물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헬스조선은 인터엠디(InterMD)와 함께 매월 정기적으로 주제를 선정해 ‘의사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합니다. 인터엠디는 4만 3000여 명의 의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의사만을 위한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Web, App)'입니다. (편집자주)
"운동 열심히 하세요." 어떤 질환이든 진료를 마칠 때면 의사들이 꼭 덧붙이는 말입니다. 실제로 운동의 건강 효과는 이미 무수히 많은 연구 결과로 증명됐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등 다빈도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죠. 그러나 바쁘고 바쁜 현대사회에 짬을 내 운동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누구보다도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최고로 바쁜 의사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운동하세요?
◇의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유산소 운동
먼저 의사 500명에게 평소 시간을 내 운동하는지 물었습니다. 5명 중 4명(80%)이 '한다'고 답했는데요. 40대 이후부턴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운동을 하는 집단의 비율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70대에선 10명 중 단 1명만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운동량은 권장량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심장협회(AHA), 미국질병예방센터(CDC) 등 인류 건강을 고민하는 세 기관 모두, 건강을 유지하려면 일주일에 150분 이상은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라고 권장하는데요. 과반수를 훌쩍 넘는 68.3%가 한 주 동안 120분 미만으로 운동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헬스조선 DB
어떤 운동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봤습니다. ▲유산소 운동(32.7%) ▲무산소 운동(20.5%) ▲생활 속 활동량 늘리기(19.7%) ▲골프, 댄스 등 취미 운동(8.3%) ▲축구, 농구 등 구기 종목 운동(4.6%) 순으로 많이 한다고 답했습니다. 나이대별로 보면 순위가 살짝 달라졌는데요. 20대 의사들은 유산소 운동보다 무산소 운동을 더 많이 했고, 40대는 무산소 운동보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 등 생활 속에서 활동량을 높이려고 노력했습니다. 60, 70대에선 무산소 운동이 3위권에 들지 않았습니다. 60대에선 등산, 70대에선 취미 운동이 3위였습니다. 운동 목표가 무엇인지도 물었습니다. 많은 의사가 현재 체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했습니다. 근육량 유지를 꼽은 사람이 23.9%로 가장 많았고, 체중 유지가 23.3%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후 체중 감소(19.2%), 근육량 증가(14.9%), 자세·몸매 교정(13.3%), 정신 수양(4.7%) 등을 꼽았습니다.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는 3위 안에 체중·근육량 유지와 체중 감소가 포함됐는데요. 20대에선 체중 감소, 근육량 증가, 자세·몸매 교정이 공동 1위 목표였습니다.
◇스키·축구·거꾸리, 권장 안 해
모든 운동이 몸에 좋은 건 아닙니다. 부상 위험이 크거나, 몸의 균형을 오히려 무너뜨리는 등의 이유로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나은 운동도 있는데요. 논란이 있는 운동을 꼽아, '나라면 이 운동만큼은 안 하겠다'고 생각이 드는 운동을 의사 500명에게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보기로는 배드민턴(발목 질환 위험), 탁구(상체 질환 위험), 축구(하체 질환 위험), 농구(발목 질환 위험), 등산(무릎 질환 위험), 스키(부상 위험), 볼링(손목 질환 위험, 저강도), 골프(한쪽으로만 움직이는 편측성 운동, 저강도), 거꾸리(척추 질환 위험), 윗몸일으키기(척추 질환 위험), 공복 유산소 운동(소화기 질환 위험), 고강도 근력 운동(부상 위험) 등이 포함됐습니다.
사진=헬스조선 DB
의사들이 안 할 거라고 꼽은 운동 1위는 스키(22.2%)였습니다. 의사들은 "다치면 부상이 매우 심할 수 있다", "생각보다 스키를 타다 사고가 나 병원으로 오는 환자의 수가 많다"고 했습니다. 2위는 의외로 축구(13.4%)였는데요. "40대 이후에 격렬한 운동인 축구를 하면 부상 위험이 매우 크다"고 꼽은 이유를 댔습니다. 축구는 순간적인 반응에 의지해 몸의 근육을 움직이는 스포츠입니다. 공을 따라 방향을 급격하게 전환하면 근육의 탄성력이 좋고 반응 속도가 빠를 땐 문제가 없지만, 근육이 노화한 이후엔 골절, 십자인대 파열 등 여러 부상을 입기 쉽습니다. 3위는 거꾸리(12.5%)였습니다. 많은 의사가 "아무 효과가 없다" "할 이유가 없다" "척추·경추가 손상될 수 있다" "평형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후 고강도 근력 운동(10.4%), 골프(8.1%), 농구(7.2%), 윗몸일으키기(6.1%), 등산(4.5%), 배드민턴(3.7%), 탁구(3.7%), 볼링(3.1%), 공복 유산소 운동(2.1%) 순으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23명의 의사는 "강도만 잘 조절한다면 안 하는 것보단 낫다"며 모든 운동을 추천한다고 답했습니다.
◇운동 효과는 유산소 운동이 최고
사진=헬스조선 DB
그럼 어떤 운동을 추천했을까요? ▲유산소 운동(31.7%) ▲생활 속 활동량 늘리기(23.1%) ▲무산소 운동(19.7%) ▲골프나 댄스 등 취미운동(5.2%) ▲수영(5.2%) ▲필라테스(4.6%) ▲구기 종목 운동(4.5%) ▲요가 등 정신 수양 운동(3.4%) ▲등산(2.4%) 순으로 의사들은 추천한다고 답했습니다. 한 의사는 기타란에 크로스핏을 적기도 했습니다. 유산소 운동을 추천하는 이유로는 "증명된 운동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다칠 가능성도 적다", "전신운동이다", "심폐기능을 유지·향상하고, 스트레스는 줄이고, 혈당·혈압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생활 속 활동량을 늘리는 운동은 "접근성과 지속성이 중요한데, 그 점에서 최고다", "따로 시간을 안 내도 된다", "돈 들지 않고, 생활 속에서 가능하다"는 이유로 추천했습니다. 전체 3위였던 무산소 근육 운동은 20대 의사들 사이에선 가장 추천하는 운동이었는데요. "유의미한 운동 부하를 줄 수 있다", "근육량을 늘리고, 체지방을 뺄 거라면 유산소 운동에 무산소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슬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