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70대 촌부가 본 '성완종 리스트' "철없는 죽음을 했소이다 그려" |
아주경제 홍준성 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삶을 마감하면서 남긴 '성완종 리스트'로 정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어느 70대 촌부가 쓴 글이 SNS를 타고 빠르게 퍼지고 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성완종 리스트' 성완종 영전에서 묻습니다"라고 시작하는 이 글은 시종일관 성 전 회장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 글을 쓴 글쓴이는 자신을 보령에서 사는 칠십 줄에 들어선 촌부로 소개했다.
글쓴이는 성 전 회장이 '성완종 리스트'를 남긴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글쓴이는 "온통 나라가 들썩이다 못해 댁이 돈 먹였다고 지목한 이는 차치하고라도 정국은 대통령이 탄핵되야 된다는 극단의 상황에 까지 몰리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또 성 전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인 것도 진정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글쓴이는 "전에 기자회견하면서 눈물 흘리는 모양을 봤는데, 왜 당신이 우는지 그 까닭을 모르겠다" 며 "그 우는 까닭은 마치 내가 너희들에게 준 돈이 얼마인데 내가 힘들게 되었을 때 내돈 먹은 자들이 나를 외면하는가 하는 원통한 눈물 외에는 당신의 진정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글쓴이는 끝으로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 못 한 성 전 회장에 아쉬움을 전했다.
글쓴이는 "이 밥만 축내는 촌사람도 '만년필 녹음기'도 알고 '시계 카메라'도 아는데 만약을 위해서라면 이런 결정적인 증거를 남겼을 것이고 그것을 혐의사실과 같이 공개했더라면 이처럼 나라가 혼돈에 빠지지 않았을 텐데"라고 탄식했다.
▶다음은 SNS글 전문
'성완종 리스트' 성완종 영전에서 묻습니다.
나는 댁이 태어난 서산지곡에서 60km가 채못된 곳인 보령에서 사는 사람으로 따져보니 귀하보다 너덧살 더먹은 촌부 올씨다.
당신이 목숨을 끊는 날 당신에게서 발견된 쪽지로 말미암아 지금 온통 나라가 들썩이다 못해 댁이 돈 먹였다고 지목한 이는 차치하고라도 정국은 대통령이 탄핵되야 된다는 극단의 상황에 까지 몰리기에 이르렀시다.
이 상황에서 대답을 들을리 만무하지만 묻고자 하는 바가 댁의 정체가 뉜지를 알고 싶소이다.
所謂 국회위원을 했던 자라고는 믿겨지지 않게 악필이란 말은 오히려 칭찬이니 찌질한 솜씨로 작성한 돈준자의 명단을 볼라치면 이들이 하루라도 그 맡은 직책에서 손을 놓는다면 이나라 정치라는 신경조직이 마비된 정도로 중책을 맡은 자들이니 이촌부 따위는 의혹이 아니라 당징 징역을 가더라도 당신 쪽지 위에 그 서툰글씨로 이름 한번 올려보고 싶소이다.
대저 정치인과 사업가가 설령 그 만남이 조우(遭遇)였다 할지라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것이 순수하게 치부될 리가 만무하거니와 그렇게 조직적으로 수많은 정계인사를 만나서 돈을 뿌리고 다닌 이유가 나변(那邊) 에 있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내 돈 아깝 잖은 사람 없고 더구나 서민은 평생을 벌어도 못 모을 거금을 참으로 힘들고 어렵게 벌었다면 그리 쉽게 들고 다니면 자룡이 헌 칼쓰듯 했겠소이까? 결국 당신은 그만치 돈을 써야 당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고 그만한 인맥을 형성해야 당신의 민모습이 보일 위기에 당신을 피하고 도망시킬 피신처를 만들고자 하는 속셈이 아니었겠소이까?
(무슨 사업을 이따위로 하는지, 뇌물을 받치지 않고는 사업을 못하는 사람, 뇌물 주는 행위가 범법행위
라는 것 도 모르나, 스스로 범죄를 저질은지가 무엇이 어굴하다고 눈물을 국민이 보는 자리에서 흘리나!!!)
난 당신이 생전에 기자회견하면서 눈물 흘리는 모양을 봤는데, 왜 당신이 우는지 그 까닭을 모르겠습디다. 사람이 떳떳하면 법이 그 정당성을 가려줄 것이지 사람이 혐의의 바람막이가 되는 세상이 법의 정의가 서있는 나라랍니까? 그 우는 까닭은 마치 내가 너희들에게 준 돈이 얼마인데 내가 힘들게 되었을 때 내돈 먹은 자들이 나를 외면하는가 하는 원통한 눈물 외에는 당신의 진정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소이다.
듣자하니 댁이 뭔 복지사업인지 장학사업을 벌였다는데 당신이 벌인 행적으로 봐서 그 순수성은 가장된 것이고 단지 당신을 독지가로 속포장을 하고 당신이 뇌물준 자 명단에 적혀있는 바 그 정계에 내로라 하는 자들을 뇌물로 포섭하여 겉포장을 하자는 심산이 였시다 그려!
그러면 그렇게 본인의 맨 얼굴을 겹겹이 가리고 도대체 궁극에 가서는 무슨 짓을 꾸미고자 했는지 그 흉중을 들여다 보고 싶다는 말입니다.
그 당신 돈 받은 자들이야 당신이 죽어서 말이 없으니 입에 게거품을 물고 손사래를 치며 발뺌하지만 당신의 다른 것은 못믿어도 돈 준자 명단 만큼은 안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소이까?
헌데 죽은 당신이 여기서 정말 잘못한 일이 뭔가를 짚어 봐야 합니다. 모두(冒頭)에 말했듯이 이 미증유(未曾有)랄 사태가 대통령에게 까지 칼날 겨눠졌으니 정국이 이일로 거의 마비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이 정계의 내로라 하는 사람들에게 나가는 직책당 인건비만도 밤도 휴일도 안가리고 불어나니 그부담이 오롯이 국민의 몫인데 이들은 명단에 거명된자 이든 당신으로 하여금 들어날 비리가 있는 자든 해당인물들은 거의 맨붕상태가 되어 제보신을 위해 밤잠을 설치며 눈알이 벌겋습니다.
이 국정의 손실은 국민 정신건강 손상은 물론 경제측면에서 환가가 불가할 정도로 나라가 쑥밭이 되어 버렸다 그 말입니다.
당신도 저고리깃에 금배지 달아본 사람이니 육하원칙을 모를 리가 있소이까? 귀하가 만난자 교우한자들을 소상히 적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허술하기가 그지 없으니 확인할 증거가 뒷받침이 안되는 의혹만 던지고 목숨 끊은 까닭이 도대체 무슨 끝을 보려고 이같은 짓을 저질렀는가 말입니다.
이 밥만 축내는 촌사람도 ‘만년필 녹음기’도 알고 ‘시계 카메라’도 아는데 만약을 위해서라면 이런 결정적인 증거를 남겼을 것이고 그것을 혐의사실과 같이 공개했더라면 이처럼 나라가 혼돈에 빠지지 않았을 텐데 무책임하게 문제만 던져놓고 떠난 당신 영전에 온전한 정신으로 명복이 빌어지겠소이까?
만일 당신이 제기한 의혹이 명약관화한 증거와 함께 제시 되었더라면 당신은 자신의 죄를 벗을지에 대한 일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뇌물먹은 자의 벼슬을 빼앗고 정계에서 영원히 아웃시키는 큰일을 했을지 모릅니다. 대한민국은 교육열만치나 인재도 많은 나라니 썩은 것들 도려내면 되채우는 일이야 까짓 거 문제가 될라구요?
헌데 이도 저도 아니게 이게 뭡니까? 현미 노랫말처럼 떠날 때는 말없이 걍 조용히 가던가 아니면 싹쓸이 청소를 하고 가던가 죽은 당신이 이 혼미에 빠진 정국을 어찌 수습 한다는 말입니까?
물론 날짜에 맞춰 이를 증빙할 자료가 더 있을지 모르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이렇게 뜸들이고 내놓게 해서는 안된다 그말입니다. 불필요한 시비와 부적절한 공방이 지속되어 나라가 몸살을 길게 앓게 되면 죽어나는 것은 힘없는 백성들입니다.
저자들 돈 처먹은 ***나 *** 나부랭이는 막말로 쇠고랑차고 징역 갔다 나와도 저평생 제새끼들이랑 처먹고 살 것 챙겼지만 쥐뿔도 없이 사는 우리네는 나랏일 해야 될 것들이 저렇게 손놓고 있으니 입에 풀칠하기에 조건과 환경이 더더욱 어려워진다 그말입니다.
허기야 호텔로 일류 요릿집으로 집한 채 값은 넉히 쓰고 다니는 당신이 아무리 어려서 고생했느니 어쩌고 뇌까리지만 원래가 인간의 속성은 “시집을 고되게 산 며느리 일수록 더 고약스런 시에미”되기 마련 아니요. 어려서 고생한 자일 수록 돈 벌면 없는 자 더 깔보고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깡그리 잊게 마련이거늘 자수성가 했다는 자들이 어려서 고생해서 힘든자 속내를 안다는 말은 쌔빨간 거짓말인 것은 칠십을 살아 보고 얻은 깨달음이라우-.
암튼 당신은 저 세상에서 이런 난리를 미소로 바라볼지 모르나 참 칠십줄에 들어선 사람이 철없는 죽음을 했소이다 그려.
홍준성 jshong@ajunews.com
첫댓글 자수성가한 기업인의 허황된 야망이 부패한 정치인들과 결탁하여 시궁창 정부를 만들었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곳곳에 숨어있을 터, 행복국가 복지건설 국민안전... 등등 애초부터 불가능한 립서비스 였슴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아! 정말 슬픈 현실입니다.
선배님의글 의미있게 잘보았습니다
잠시 쉼하며머물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