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우리 경비원들은 모두 라츠펜 기사단 입니다. 그리고 주최자 께서는 그 기사단장이구요."
슐리아가 한마디 안 거들 수가 없지.
"네? 라츠펜 기사단??!"
경비원이 계속해서 계단통로를 통해 걸어가며 말했다.
"예. 아십니까?"
"알고 말구요! 기사를 꿈꾸는 자들이라면 모두들 한번 쯤 꿈꿔 볼 만한 곳이죠! 총 병력 2만에 국가 상비군 보다 뛰어난 전술과 기사들 간의 호흡. 정말 세상 어느 기사단 보다 훌륭한 기사단이죠. 근데..."
"잘 아시는 군요. 하지만 2만명 모두가 여기의 관리자는 아닙니다. 약 10팀 가량이 이 토너먼트에 참여헀고, 만명 가량은 모두 휴가를 줬습니다."
경비원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이곳의 총 관리자 이구요. 라츠펜 기사단의 부기사단장이기도 하지요. 팩티스님?"
무심코 벽을 잡고 천천히 계단을 통해 걸어가던 팩트가 대답했다.
"응? 내 이름 알아?"
경비원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공작님의 아드님인데 왜 모르겠습니까? 공작께서 그러시더 군요. 아들이 좀더 넓은 세상을 향해 갔다고."
"으응... 그런건가? 하여튼. 난 가출했어."
"하하하 어떻게 보면 그렇겠군요."
"정말이라니까...."
하지만 그 말은 애초부터 질문한 경비원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 방이 하나 보였고 그 옆으로 통로가 나 있었다. 경비원이 다다르자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자. 다 왔습니다. 들어가시죠.."
그리고 방문앞에 가서 공손히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단장님."
방안에서 젊은 청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러지?"
"오셨습니다."
방안에서 매우 기쁜 듯한 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들어 오시라고 해."
경비원이 방문을 열자, 검은 옷을 입은 단정한 금발의 반듯하게 생긴 청년이 문 앞에서 잔잔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제일 먼저 반응한 것은 팩트였다.
"아...아..롤랑 아저씨이!~"
"어서오세요. 작은 공자님. 하하하.. 벌써 이렇게 크셨군요."
그렇게 두 남자의 상봉이 되자 자연히 나머지 넷은 조용할 수 밖에 없었고 경비원은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하하하.. 역시 팩티스 꼬마 님이 맞군. 벌써 저렇게 크시다니... 하지만 아직도 여자같으신건 여전하시군..."
아빌라르가 슐리아를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
"슐리아."
"네?"
"라츠펜 기사단이 코안가와 무슨 인연이 있는 거야?"
"그것도 모르셨어요?"
아빌라르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 나 무식하다."
슐리아가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냥 농담이었구요. 코안가에서 라츠펜 기사단을 만들어 냈을 정도로 라츠펜 기사단은 코안가와 인연이 깊죠. 그러니까... 저도 몰랐네요. 팩트가 코안가의 공자인줄... 하지만 코안가의 15대가주 가 라츠펜 기사단을 창립 했다죠. 그래서 단장은 코안가의 가주가 아니지만, 거의 코안가의 소속이라 할 수 있겠죠."
아빌라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너 똑똑하다."
"하하하.."
그 옆에서는 이드넘이 새뮤얼과 열심히 대화를 하는 중이었다.
"이드넘. 팩트 아빠가 필츠라는 것도 알아?"
"그럼요. 필츠의 아버지께서도 팩시스 경인 것도 알죠."
"오오... 너 시사에 꽤 밝군."
"헤헤.. 오랜 장인 생활 덕분에..."
그리고 가장 주가 되는 대화. 바로 롤랑과 팩트의 대화였다. 롤랑이 의자에 앉고 갸냘픈 팩트의 몸을 무릎에 앉히며 말했다.
"팩티스님. 아버지께서는 잘 계시더군요."
"응. 근데. 난 팩티스가 아니라 팩트야. 이름내가 새로 지어냈어."
"호오... 진실이라... 꽤 잘 지으시는 군요. 아버지 께서 자랑스러워 하시더군요. 이제 사나이로써의 모험을 시작했다고. 그랬나요?"
팩트가 하하 거리며 웃었다.
"하하하. 사나이로써의 모험은 아니고, 그냥 집을 나온거야. 일종의 용사 수행이지."
갑자기 롤랑이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시합에 출전하신다구요?"
"응."
롤랑이 얼굴을 아주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 그러나 전혀 기분 나빠 하거나 그런 표정은 아니었다.
"이런... 위험하실 텐데요..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팩티스 님은 강하시니까요."
"응! 고마워! 근데 난 팩트야."
"하하.. 예 팩트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경기장까지는 부기사단장이 가르쳐 줄겁니다. 그만 나가 보시죠. 그리고 꼭 우승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