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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수채화
타닥타닥..
타닥타닥..
후루룩.
타닥타닥.
지이잉.. 지이잉..
“주문하신 메이플 와플 나왔습니다.”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달콤한 향기가 곁을 스쳐가며 문득 정신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까페는 이미 내가 앉은 2층까지 만석이었다.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는데 얼마나 집중하고 있었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제 자리를 찾은 정신과 함께 뻐근한 어깨를 느끼고 한숨이 버릇처럼 흘러 나왔다.
손을 들어 어깨를 주무르며 고개와 눈길을 좌우로 움직였다.
나무를 다듬어 만든 내부에 갖가지 화초와 꽃으로 장식한 인테리어가 맘에 들어 자주 찾는 이 까페에는 안타깝게도 커다란 시계가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다시 노트북 화면의 조그마한 시계로 시선을 돌렸다.
향긋한 커피 냄새와 흙비 냄새, 나무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맴돌았다.
어느덧 2시.
내 기억이 맞는다면 나는 오늘도 분명히 9시 정각에 이 창가에 자리를 텄었고 커피와 와플을 먹으며 참고 자료를 읽기 시작했던 시간이 10시 쯤 이었다.
정신을 차리니 4시간이 훌쩍 흘러있는 이런 일은 내겐 일상이다.
아무렇지 않게 달콤한 냄새에 반응하는 배를 살짝 쓸었다.
이 2층 창가 자리는 거의 나를 위해 오픈되어 있는 자리였다.
이 까페에 자주 찾는 사람들이라면 늘 나를 보아왔고 일부는 낯부끄러워 질 내 필명이 적힌 책을 들고 와 펜과 함께 내밀곤 했다.
많은 글쟁이들이 조용한 산 속이나 집구석을 선호하는 반면 나는 독특하게도 시내 한 복판의 까페를 찾아 전전하곤 했다.
나는 커피 향이 좋았고 또한 시내 한 복판을 거니는 사람들의 발소리와 차 소리를 벗 삼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일까. 언젠가부터 작품을 시작하면 이곳에 얼굴 도장을 찍는 것이 버릇이 되어있었다.
제각기의 삶에 치여 바쁜 걸음을 더욱 재촉하는 사람들은 나의 시선이 그들 가운데서 소설 속 주인공이 될 누군가를 찾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문득 눈앞의 창가로 빗방울 하나가 토옥 터지며 이미 그 곳에 있었던 다른 방울과 자리다툼하다 빗물이 되어 방울방울 부서져 내렸다.
언제부턴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미처 젖지 못하고 앞의 의자에 가지런히 걸려 있는 약간은 빛바랜 파란 우산이 눈에 들어왔다.
잿물 가득 찬 구름을 향한 내 무거운 시선을 받들기 위해 한쪽으로 삐딱하게 꺾인 머리를 손으로 받쳤다.
이미 식어빠진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물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욕심 많은 사람들 얼굴 찌푸린 사람들 마치 그림처럼 행복하면 좋겠어. 빗방울 떨어지는 길거리에 서서 내 숨소리 살아 있는 듯 느껴지면..
까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과 어우러진 빗물 다투는 소리가 마치 클래식의 한 장을 듣는 것처럼 귓불을 간질였다.
2년 전.
나는 대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아직 정식 작가임을 밝히지 않고 인터넷에서 소설을 집필하던 시기였다.
한창 나의 필명이 인터넷 사이에서 유명해졌던 시기. 난 지금 계약하고 있는 출판사의 잡지 인터뷰를 받게 되었다.
잠결에 인터뷰 제의 전화를 받고 너무 놀라 어떻게 알고 내게 연락 한 것인지 반문도 하지 않고 얼떨결에 응해버렸다.
그들은 젊은 인터넷 소설가 코너에 나를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내게 당시에 연재하던 소설의 첫 출판을 제의했다.
탑 1,2위를 오가는 큰 출판사와 장안의 화제를 등에 업고 나는 단숨에 베스트셀러를 출판해냈다.
출판 이후 한 번 더 같은 잡지에 인터뷰 기사가 나갔는데 아무래도 내가 젊은 학생이었기에 소재거리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나의 첫사랑에 대해 궁금해 했고. 나는 고민 끝에 중학교 1학년 여름의 추억을 처음으로 입 밖에 내었다.
“제 첫사랑은 군인이었어요.”
딱히 첫사랑이라고 하기에도 머뭇거려지는 기억이었지만, 젊은 여대생 작가의 사소한 발언이 전국의 군인들의 환호를 자아냈다는 후문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유독 남성 팬이 많은 이유가 그때의 군인들이 여전히 내 소설에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제대했을 그들과 새로 입대했을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보니 문득 어린 시절의 그 사람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훤칠한 체격의 남자가 싱긋 웃던 모습이었다.
하지만 워낙 오래된 기억이라 그때 그의 얼굴은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나 우연히도. 정말 우연히도.
그 잡지를 읽은 한 남자에게서 편지가 왔다.
더도 덜도 말고 짧은 두 문장이 쓰여 있었다.
-1999년 8월 초. 강원도 원주시 태장2동.. 당신에게 용기를 얻었던 군인 아저씨가.
편지를 읽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어!?”
“무슨 일 이야. 지혜씨?!”
“이거.. 이거 어디서 났어요?!?”
나는 무의식중에 큰소리로 소리를 질렀고 편지를 전해준 편집장님이 무슨 일이냐고 묻는데 대답은 않고 이 편지의 출처를 되물었었다.
편집장님은 얼떨결에 조금 전에 인터뷰 했던 유명한 피아니스트에게 받았다고 알려주었다.
그를 찾아 밖으로 뛰어나갔지만 그는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헐레벌떡 다시 편집장님을 찾아 뛰어 들어와 그의 연락처를 물었었다.
평생에 그렇게 뛴 기억이 없었기에 아주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나는 기절할 듯 말듯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잃어버린 부모님이라도 만난 마냥 소리쳤었다.
“편집장님!!!!!.. 헉헉.. 연..연락처.. 아까 그 사람 연락처요!!!!”
“어이구. 괜찮아?! 대체 무슨 일이야. 기다려봐.”
편집장님은 내게 큰일이라도 났다고 생각했는지 전후사정을 묻지 않고 바로 연락처를 내주었다.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그 사람은 잡지를 거의 읽지 않는데 그날따라 할 것은 없고 일은 일대로 지체 되어 손에 잡힌 잡지를 읽게 되었다고 했다.
내가 소개 된 코너를 읽다가 편집장님을 통해 편지를 전하게 된 것이다.
정말 말 그대로 우연히 이루어진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외출 중입니다. 빠른 시일 내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의 연락처로 전화를 해보았지만 계속 부재중 메시지만 반복 되었다.
그의 연락처는 안타깝게도 집 전화였고 더 이상의 연락은 소용없는 일이었기에 기다려야만 했다.
며칠 뒤.
정말 그 사람일까 궁금증이 극에 달해 도저히 작품에 손을 델 수 없을 지경이 되서야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그의 연락이 왔다.
하지만 전화로는 얘기를 길게 할 수 없었다.
그는 얼마 후 세계 투어가 있는데 준비를 위해 곧 출국하기 때문에 수속 등의 이유로 집에 가지 않아서 연락 할 수 없었다고 이유를 친근히,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마치 예전에 알던 그 어린 아이를 대하는 듯, 어르고 달래는 느낌이 들어 조금 우울해 졌던 기억이 난다.
“안타깝네요.. 한번 쯤 꼭 뵙고 싶었어요.... 아저씨는 저한테 큰 힘을 주셨던 분이세요..”
그의 바쁜 일정을 듣고 나는 안타까움에 거의 소곤거리다 시피 전화기에 대고 작게 웅얼거렸다.
그리고 인자한 그의 대답은 나를 환하게 웃게 만들었다.
[출국하기 전에 2일 정도 여유 있는데. 한번 볼까요?]
지이잉.. 지이잉..
감상에 젖은 귓불을 따갑게 쳐대는 문명의 이기가 내 눈을 띄웠다.
늘 작업 할 때면 버릇처럼 핸드폰을 끄곤 했었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문득 내 손끝이 약간 떨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시선을 한곳에 고정하지 못하고 왼손으로 오른손을 열심히 주무르며 크게 심호흡을 했다.
기다리고 있던 전화였다.
오늘 만나기로 약속했던 사람의 전화였다.
늘 궁금했던 사람의 전화였다.
자주 만났던 사람의 전화는 아니었다.
아주 사소한 인연의 끈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늘 놓아주지 않고 비가 오는 날이면 다시 떠오르게 했던 사람의 전화였다.
약간은 빨갛게 된 것 같은 손을 애써 무시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지혜씨. 나예요. 어디예요?]
빙긋. 입 꼬리가 귀를 향해 가쁘게 올라갔다.
빗물소리와 같이 잔잔한 그의 음성이 입 꼬리가 걸린 귓전에 닿았다.
오랜만에 듣는 음성이었다.
행여 반가움이 너무 티 나지 않을까 뜸을 들이며 잔에 남은 쓰디쓴 커피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모두 목안으로 꿀꺽 넘겼다.
“저 역 앞에 까페예요.. 어디까지 오셨어요?”
입으로는 나긋나긋 묻고 있었지만 눈알 굴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나의 시선은 연신 창밖 멀리를 오갔다.
어디 있을까.
도착했을까.
나를 보고 있을까.
비가 오는 거리에 서있을 그 사람이 눈에 그려지는 듯 해 눈을 비볐다.
[방금 내렸어요. 거기 있어요. 데리러 갈게요.]
“..으응. 천천히 와요.”
왠지 그의 미소가 소리가 되어 들려오는 듯 했다.
그도 나만큼 설렐 것이다.
너무 오랜만이었다.
거의 1년 만에 만나는 듯 했다.
나는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기 위해 다 마신 커피 잔과 그릇을 정리했다.
그와 나눠야 할 말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었다.
아직 환하게 빛을 내고 있는 노트북 화면에 깨작깨작 나열된 글자들을 바라봤다.
나의 설렘과 기다림이 과하게 반영되어 별반 진전을 나타내지 못한 소설의 한 부분이 내 눈에 들어왔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나였다.
내 인생의 반이 넘는 오랜 시간을 함께해왔던 어린 시절의 추억 한 조각을 소설에 넣어 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이 어느덧 반년이나 흘러 오늘이 되었다.
그 날도 오늘처럼, 그리고 2년 전 다시 만났을 때처럼 비가 왔다.
그 때마다 내 손에 들려있었던 것은 나와 함께 나이를 먹은 파란 우산이었다.
우산은 나를 향해 어서 가자는 듯 바람을 타고 살짝 흔들렸다.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또 빙긋 웃음이 나왔다.
그가 출국하기 이틀 전.
9년이나 기억 깊은 곳에 세워 두었던 군인 아저씨와 만났다.
세월에 지워졌던 얼굴이 문득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어렸을 때는 군인은 다 아저씨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보니 나랑 몇 살 차이도 안 나는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생각 했을까.
물론 내 나이는 23살이었고 그의 나이는 29살 이었으니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저씨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거기다 그는 꽤나 동안이었다.
결혼적령기의 그는 대학생이라고 우겨도 될 정도로 베이비 페이스라 나는 나도 모르게 내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피부에서 꿀리는 느낌이 불현듯 들어서였다.
놀란 건 나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땅꼬마였던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까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우리는 30분이나 다른 테이블에서 서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설마 저 사람이겠어? 라는 생각이 강했던 탓이었다.
뒤늦게 서로를 인식하고 한 테이블에 앉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과 갭이 너무 커서 인사말만 나누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그런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그가 어색함을 깨보고자 먼저 말을 꺼냈다.
그 때까지 차마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던 나는 급히 손으로 턱을 밀어 입을 닫았다.
“글쎄요.. 왜 그렇게 자꾸 생각났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마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안하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나는 입 꼬리를 들어 올리고 눈앞의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 사람은 나이에 맞지 않게 핫 초코를 들이켰다.
“그런데 민우씨는..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기억해요? 저는 그 때 가족 일도 있고 해서.. 기억하지만”
그때가 눈앞에 떠올라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고 숨을 크게 내쉬었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나는 그 때 그 사람에게 엄마에 대한 얘기를 했었다.
그는 그 일까지 기억하고 있을까? 그는 언뜻 나의 한숨에 반응하여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는 듯 했다.
“궁금해요? 얘기하자면 좀 긴데.”
“궁금해요.”
“나는 그때.. 사실 지혜씨가 초등학생인 줄 알았어요.”
“콜록..”
커피를 마시다 목에 걸려 살짝 기침이 나왔다.
당시 나는 중학교 1학년 이었고 군인의 눈에는 초등학생으로도 충분히 보일 수 있었다.
그 때 나는 학교를 빠졌고 사복을 입고 있었다.
“편집장님께 들어서 알겠지만.. 나는 피아니스트예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살아왔었어요.”
그는 그의 오른손을 들어 한참을 바라봤다.
오른손 약지에 끼여진 반지가 유난히 반짝였다.
“수능이 끝나고 대학이 확정됐을 때. 나는 너무 들떴었어요.. 한동안 술과 오토바이에 미쳐있었죠. 당연히 피아노와는 담을 쌓고 지내게 됐었어요.”
그는 자신의 손바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살짝 이상한 미소를 지으며 손바닥을 나를 향해 내밀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막았다.
“사고.. 났었어요? 손이..”
그의 오른손은 보기 흉하게 찢어졌다 아문 상처가 남아있었다.
손바닥 한가운데가 큰 흉터로 깊게 페어 아직도 만지면 아플 것 같았다.
그 뿐만 아니라 손가락 곳곳에도 움푹 페인 상처 자국이 보였다.
그것은 손부터 시작해서 팔 안쪽으로 자잘 자잘하게 남아있었다.
“흉하죠? 손만이 아니라 온 몸에 이런 흉터가 많아요. 아주 큰 사고였어요. 죽을 수도 있었고요. 며칠 만에 눈을 떴는데.. 이상하게도 살았다는 안도감 보다는 두려움이 너무 컸어요. 오른손에 감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의 웃는 얼굴이 그 때를 생각 하는지 일순 어두워 졌다.
나는 왼손으로 오른손의 상처 자국을 어루만지는 그를 말없이 바라봤다.
“피아노를 치는 제게 손의 감각은 너무나도 중요했어요. 재활 치료를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고, 퇴원 하고 얼마 있지 않아서. 나는 거의 도망가듯이 군에 자원입대했어요. 할머니 댁에서 요양하다가 가족들 모르게 입대 했던 거라 가족들이 그날을 학수고대 했죠. 첫 휴가를 가던 중이었어요.”
그랬구나. 그래서 시기를 그렇게 정확하게 기억했던 것이었다.
나는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커피 잔을 들었다.
“마음도 울적한데. 비도 오고. 그때 저는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고 생각 했어요. 피아노에서 손을 떼고 몇 달을 그렇게 신나게 놀았으면서 피아노를 다시는 못 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우습기도 했고요. 그런데 횡단보도에 서서 보니 앞에 웬 초등학생 한명이 우산도 안 쓰고 축 처져있더라고요.”
“제가 좀 처져있긴 했죠...”
그 사람이 빙긋 웃었다.
“말없이 우산을 씌워줬더니 그 애도 말없이 웃더라고요. 왜 우산도 없이 있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여기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고개를 숙였다. 씁쓸한 미소도 내 얼굴에 있으리라 생각되었지만 쉽게 환희 웃을 수 없었다. 그 때의 기억은 아직도 내겐 슬픔이었다.
“죽으면 왜 못 오냐고..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어린 여자 아이가 그렇게 말하며 마치 다 큰 어른처럼 묵묵히 서있는 모습을 보며 나는 지금 무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죽었으면 내 주위 사람들은, 내 부모님과 내 동생은 이 아이처럼 힘들어 했겠구나. 하는 온갖 생각이 들면서 크게 반성하게 됐죠. 어떻게 보면 그 아이는 너무 슬퍼서 하는 말인데 나는 위로를 받았다고나 할까요.”
실없는 소리를 많이 했었다고 생각을 했지만..
그게 그에게는 위로였다니.
나는 왠지 슬픔과 기쁨이 동시에 밀려왔다.
“너무 미안해서 우산을 주고 버스를 탔는데. 훈련소에 있는 내내. 아니 제대하는 날까지 계속 생각났어요. 초등학생도 그렇게 어른스러운데 나는 무슨 생각을 한 것인가.. 많이 후회했어요. 덕분에 제대하고 용기를 내 다시 피아노를 시작 할 수 있었어요. 지금 내가 이렇게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도. 다 지혜씨 덕분인 거예요. 당신은 내 은인이에요.”
“아니에요. 은인이라뇨.. 제가 작가가 된 것도, 그 때 힘든 시기를 잘 넘긴 것도.. 민우씨 덕분인데요. 뭘.. 그때 우산 주면서 엄마가 꿈에서 만나러 올 거라고.. 꿈에서 만나면 오늘 뭘 했는지 얘기하라고 했잖아요. 저 그 때부터 엄청 열심히 일기 썼어요. 엄마가 오면.. 잊어버리지 않고 얘기하려고..”
“.....어머니가.. 뵈러 오셨어요?”
“...응.. 아니면 제가 이렇게 작가가 됐겠어요?”
나는 약간 축축해진 눈을 감추기 위해 과장되게 웃었다.
그는 웃으며 고개를 창가로 돌렸다.
매너인 걸까.
나는 마음을 추스르고 커피 잔을 비웠다.
“서로 도움을 많이 받았네요. 우리?”
내 환한 미소에 답해 그도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떠오르는 기억을 웃는 얼굴로 털어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이렇게 만남을 지속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추억과 함께 첨가된 미사어구로 인해 한껏 아름다워 진 그 소설이 담긴 노트북을 닫고 충전기와 마우스를 노트북 가방에 잘 챙겨 넣었다.
USB는 따로 핸드백에 잘 챙겨 넣고 옷매무새를 살폈다.
약간은 뻔해 보일지도 모르는 흰 원피스가 약간 눈에 걸렸지만 구겨진 곳도 없고 괜찮아도 보였다.
머리는 늘 돌돌 말아 묶었었는데 오늘은 풀고 신경 쓴 티가 팍팍 나게 살짝 웨이브를 넣었다.
생전 안 신던 구두도 꺼내 신었다.
내 딴에는 엄청 신경을 쓴 옷이었는데 다른 사람 눈에는 어떨까 걱정이 태산이었다.
일단 오늘 아침 바리스타의 반응은 좋았다.
단번에 ‘오늘 데이트 있으시죠?’ 라고 물으며 눈을 동그랗게 떴던 것이 기억나 힐끗 그녀를 바라봤다.
나의 작업복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그녀였다.
그녀는 드디어 자리를 뜨려는 나의 시선을 느끼고 힘내라는 표시로 눈을 찡긋 감고 주먹을 불끈 쥐어 들었다.
쟁반을 카운터에 가져다주고 고개를 끄덕여 인사 한 뒤 가방들을 챙겨 계단을 향했다.
내려가기 전 거울 앞에서 화장을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하던 화장을 했더니 아이라인이 자꾸만 번지는 것 같아 신경 쓰였다.
생각해보니 아까 눈도 비볐었다.
“어휴.. 안하던 짓 하려니까 힘들구나.”
커피를 마시느라 지워진 립스틱을 연하게 다시 발랐다.
계단을 내려가 문밖으로 건너편 어딘가에서 오고 있을 그를 찾았다.
아직 인가?
긴장에 고개를 숙이고 바닥에 고인 물웅덩이를 바라봤다.
투두둑 떨어지는 빗물이 예쁘게 파문을 그렸다.
벽에 등을 기대어 서서 이번엔 터질듯이 뛰고 있는 내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고동소리가 어찌나 큰지 온몸이 심장인 것 같았다.
절로 한숨이 나온다.
긴장을 추스르기 위해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는 출국하기 전 남은 이틀을 모두 내게 할애했다.
지인들과는 이미 파티를 끝냈다고 했다.
항공사측 문제로 출국이 늦어지는 덕에 남은 이틀이었다고 내게 말해줬다.
그는 매너도 있고 능력도 있고 유머도 있는 남자였다.
같이 있으면 한없이 편해지고 기대고 싶어지는 게 영락없이 이상적인 아버지의 상이었다.
이런 사람과 결혼하는 여자는 행복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출국한 이후 그와 나는 이메일을 통해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는 역시나 주위에 여자도 남자도 많았다.
내심 반지의 주인이 누구일 지 궁금했지만.
그것을 묻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때때로 감기 때문에 고생하고 때때로 긴장감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전화를 걸어 내 안부를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있는 곳의 시간은 한밤중 일 텐데.
그는 내가 수업을 마칠 시간을 딱 맞춰 전화를 걸어왔다.
설레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수업 끝날 시간이 다가 올수록 핸드폰을 확인하는 내 자신을 거부 할 수 없었다.
그는 주위 사람들이 칭찬이나 격려보다는 독촉과 부담감을 얹는 기대 섞인 말을 한다며 내게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고 했다.
물론 재주가 없진 않았을 것이다.
타자를 치는 나의 손 하나 만큼은 상대가 원하는 글을 쓰는 데 천부적 재능을 타고났다.
“너 그 사람 언제 소개시켜 줄 거야?”
“으..응??? 아, 이 사람 지금 미국이라..아니 그보다 우리 그런 사이 아니야.”
늘 손사래를 치며 부정을 하지만 내심 기쁜 마음에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누가 먼저였을까.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는 부분이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위에서 우리를 사귀는 사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사귀자고 말도 안했고 심지어 좋아한다는 말도 한 적이 없었다.
그냥 이상하게도 우리는 언제부턴가 서로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았다.
자주 만난 것도 아니었다.
9년 전에 한 번.. 그리고 출국하기 전에 이틀을 보았을 뿐이었다.
잦은 통화와 메일이 있긴 했지만.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오랜 세월을 함께한 연인인 마냥 서로를 배려하고 그리워하고 생각했다.
가끔은 전화 너머로 그의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그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그는 공연 후반부에 꼭 그 날 공연지의 민속노래를 피아노로 치며 불렀다.
물론 한국어로 된 노래는 들을 수 없었다.
그의 목소리는 충분히 감미로웠고 노래가 끝날 때면 박수갈채가 나까지 공연장에 있는 듯 한 흥분을 느끼게 했다.
그의 세계투어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 나타났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그 날은 나의 생일날이었다. 거의 1년 만의 만남이었다.
“지혜씨. 생일 축하해요.”
그는 어디에서 사왔는지 모를 목걸이를 내 목에 걸어주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안타깝게도 영어로.
그때의 행복함은 지금까지 잊혀 지지 않는다.
그 목걸이도 내 목에 여전히 걸려있다.
그 날 궁금증을 안은 지 1년이 되고서야 드디어 그의 반지의 출처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이 반지는 다시는 피아노를 놓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그의 엄마가 선물한 반지였다.
그의 엄마가 엄지손에 끼던 것이라 부득이 하게 가장 잘 맞는 약지에 꼈다는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나와 같은 목걸이를 목에 하고 있었는데 그 날 이후로 손에서 반지를 빼 목걸이에 걸고 다녔다.
그는 내가 그의 반지에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 같다.
“김지혜 작가님! 책 놓고 가셨어요.”
“아, 이거 편집부에 반납해야 하는 건데.. 제가 오늘 정신이 없네요. 비도 오는데 번거로울 뻔했어요. 고마워요.”
“아니에요. 오늘 작가님 진짜 예뻐요. 나중에 데이트 어땠는지 꼭 알려줘요? 안녕히 가세요.”
점원의 표정이 나보다 더 설레어 보여 절로 웃음이 나왔다.
과장되게 머리에 손을 얹고 밖을 쳐다보는 행동을 하고 점원은 2층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시선이 닿았던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깜짝 놀라 벽에 기대어 있던 등을 떼고 혹시라도 뭐가 묻었을까 툭툭 털었다.
어느새 창밖 횡단보도 건너편으로 그 사람이 보였다.
그는 진즉에 나를 발견했는지 얼굴에 만연한 미소를 나를 향해 고정하고 있었다.
나의 손에 얹어진 파란 우산과 그의 손에 얹어진 파란 우산을 번갈아 보며 나도 웃었다.
신호등에 파란 불이 들어왔다.
그가 흑백의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홀로 선명한 빛으로 내게 다가왔다.
흔히 말하면 콩깍지이고 어느 노래를 빗대어 말하면 비오는 날의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그는 내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파란 우산을 펼쳐 든 나의 노트북 가방을 들었다.
“무거울 텐데 들어줄게요.”
마주한 두 얼굴이 웃었다.
나와 그는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야 해서 파란 우산 밑에서 신호를 기다렸다.
문득 옆으로 교복을 입은 학생 하나가 머리를 가방으로 가리고 우뚝 선 모습이 들어왔다.
그 날의 나도 그러했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사망.
나는 학교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아침 일찍 엄마가 사고가 났던 곳으로 갔다.
엄마가 쓰러져있던 그 자리엔 하얀색 사람 모양의 그림만이 남아있었다.
엄마에게서 흘러 내렸던 핏물은 빗물에 씻겨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한참을 서서 그곳을 바라보았다.
가끔 눈물이 흘렀지만 세차게 흐르는 빗물들이 그것들을 씻어 주었다.
마치 엄마의 손길인양 빗물이 고마워 더욱 눈물이 흘렀다.
“하아..”
아직 중학생이었던 나에게는 흔들리지 않게 지탱해주고 비나 눈을 가려주던 큰 나무기둥이 뽑혀나간 것과 같은 일이었다.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없어졌다.
주기만 하고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던 사람이 없어졌다.
나는 왜 사람들이 후회라는 것을 하는 지 깨달았다.
약간은 이른 시간이라 지나가는 사람도 차도 적었다.
나는 마음껏 감정의 끝자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문득 머리위로 투두둑 떨어지던 빗방울의 두드림이 사라졌다.
내 그림자 위로 낯선 이의 그림자와 우산 그림자가 겹쳐진다.
아무 말 없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약간은 슬퍼 보이는 얼굴의 군인 아저씨였다.
뭐가 그렇게 슬픈 걸까.
나는 그때 그의 얼굴이 웃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슬픈 얼굴이라 생각했다.
어른이 되면. 슬퍼도 웃을 수 있을까.
나는 그를 따라 빙긋 웃었다가 포기하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왜 우산 안 쓰고 있어?”
그의 목소리는 참 잔잔했다.
듣고 있으면 자장가처럼 들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목소리였다.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군인 아저씨를 바라봤다.
“엄마가 여기에 있었어요.”
나의 손끝은 은연중에 들어 올려 져 앞의 흰 그림을 가리켰다.
군인 아저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저씨. 죽으면 왜 못 와요?. 엄마한테 너무 미안한 게 많은데.. 다들 못 온데요.. 죽으면 어디로 갈까요?”
군인 아저씨는 말없이 앞의 흰 그림을 바라봤다.
파란불이 깜빡이는 신호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듯 그는 그 곳에서 엄마의 자취를 한참 바라봤다.
“사람은 죽으면 천국으로 가지.”
파란불이 세 번이나 깜짝인 후에야 꺼낸 그 사람의 첫마디였다.
그는 어느새 군모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다.
다시 파란 불이 들어왔다.
나는 불어오는 바람에 살짝 몸을 떨었다. 너무 오래 이곳에 있었나 보다.
군인 아저씨가 나를 향해 우산 손잡이를 내밀었다.
“너희 엄마는 지금 천국에서 네가 어떻게 있는지 궁금해 하고 계실거야. 거기는 아프지도 않고 늘 행복해. 그러다 언젠가 너무 궁금해서 네 꿈에 너를 만나러 오실거야. 그럼 그때 네가 어떻게 보냈는지 말씀드려.”
나는 우산을 받아 들었다.
군인 아저씨는 내게 맞춰 굽혔던 허리를 피고 저 멀리로 뛰어갔다.
진짜 엄마가 만나러 올까. 나는 꿈이라는 것을 꾸어도 되는 걸까. 나는 엄마에게 들려줄 삶을 계속해도 되는 걸까.
군인 아저씨의 뒷모습도 이내 사라져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한참을 저 멀리 아저씨가 나를 보고 있는 마냥 굳어 서있었다.
학생은 많은 인파속에서 비를 피할 곳도 없이 우산을 피하기만도 바빠 보였다.
사람들은 우산을 쓰지 않은 학생을 제대로 보고 피하지 못했다.
학생은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기적거리며 빨리 파란불이 들어오길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었다.
자세히 보니 한손엔 문제집이 들려있었다.
“학생. 이거 가져요. 우린 우산이 두 개거든요.”
“아.. 감사합니다.”
“곧 날이 개어 맑아지겠지만 그때까진 이 우산이 빗물 속에서 학생을 지켜 줄 거예요. 꼭 성공할 수 있을 거야.”
옆에서 나를 지그시 바라보는 그의 우산 밑으로 들어가면서 내 우산을 건넸다.
여자아이는 뜻밖의 호의에 놀랐는지 약간은 낯부끄러운 내 말에 놀랐는지 어리둥절해 하다 얼굴을 환히 펴보이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학생은 옷에 묻은 빗물을 털어내고 가방을 다시 둘러맸다.
한손에 돌돌 말아 들고 있던 문제집을 꼭 껴안았다.
나의 낡은 우산이 학생의 머리위로 떨어지던 빗물을 튀겨낸다.
“저 우산.. 이제야 지혜씨 곁을 떠나네요. 오랫동안 함께 했던 것 같은데.”
내 어깨를 감싼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학생에게서 시선을 떼어 그를 바라봤다.
그는 그 우산이 누구의 것인지도 알고 있다.
“응.. 10년을 넘게 나를 지켜준 우산이에요. 나는 이제 없어도 되요.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늘 이렇게 옆에 있으니까.. 저 아이는 언젠가 우리를 기억할까요?”
“음.. 글쎄요. 만일 그렇다면 예쁜 커플이었다고 기억해 줬으면 좋겠네요.”
“내게 꿈을 줬던 파란 우산.. 어디선가 또 만나길 바라.”
꾸뻑 인사하고 파란 불에 맞춰 앞으로 걸어 나가는 파란 우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안녕 나의 보물. 안녕 내게 꿈과 희망을 주었던 나의 부적. 나를 빗물과 아픔 속에서 지켜주었던 나의 방패.
비 오는 날. 그 잿빛 가운데서 나는 파란 빛을 보았다.
언젠가 그 잿빛 구름이 걷히고 구름이 울다 지쳐 흘러넘치던 눈물을 그칠 때에 맑고 파란 하늘이 보이겠지.
내가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힘이 되길.
횡단보도를 반쯤 건넜을 때 뒤편에서 노래가 들려왔다.
“민우씨. 저요. 저 노래 피아노 치면서 들려주세요.”
“좋아요. 연습해서 꼭 보여 줄 게요.”
내 발 뒤꿈치가 들어 올리어 지고 입술이 민우씨의 볼에 닿았다가 떨어졌다.
립스틱을 다시 발라서 그런지 살짝 댔는데도 입술 자국이 남았다.
내가 깔깔 웃자 그가 손을 들어 립스틱이 묻은 볼을 비볐다.
민우씨도 나도 미소 지었다.
우리는 시간 속에서 같은 기억을 공유했고 아픔을 견딜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아픔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웃을 수 있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울적하고 아파보이는 빗물도 이제는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반짝 반짝 빛나고 있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이 노래처럼.
내가 힘들어 지쳤을 때 내 반쪽을 만났던 것처럼.
파란 우산을 만나 세상이 행복해 지길.
-음악이 흐르는 까페에 초콜릿색 물감으로 빗방울 그려진 가로등불 아래 보라색 물감으로.. 세상사람 모두다 도화지 속에 그려진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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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A.ran이라고 합니다.^^
첫 단편을 쓰고 꽤 오랫동안 묵혀 놓았었는데.. 이제 슬슬 누군가에게 보여도 되지 않을까? 고민하다 살짝. 올려놓습니다.
원래 주로 판타지, 호러 계열의 소설을 좋아하는데 처음 도전하는 잔잔하고 일상적인 내용이었어요.
소설의 내용은 사실 일부 저의 어릴적 기억에서 본따 왔답니다.
어렸을 적 횡단보도 앞에서 우산을 씌워 준 군인이 있었어요. 거의 10년이 넘었지만 이상하게 잊혀지지가 않더라구요.
군인 아저씨였다는 것 외엔 기억나는 것이 없네요. 얼굴이고 뭐고.. (혹시 아시면 연락좀? 후후)
아마 요즘처럼 정없고 차가운 도시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받은 첫번째 호의였기 때문이겠죠?
조금이나마 마음에 파문이 일어나는 소설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른 소설에서 또 뵙겠습니다.
감상평 남겨주시면 행복할지도 몰라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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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진짜 잔잔한 소설이네요...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잔잔함을 노리고 쓴 소설이죠 ^^.. 괜찮았나 모르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