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23) - 어제 하산 길은 하염없이 크고 작은 돌로 구성된 긴 길이었다.
조심 조심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으나, 왼발이 순간적으로 작은 돌을 헛밟아 휘청하면서, 균형을 잃고,살짝 넘어 지는 일이 있었다.대퇴부 쪽에 삐꺽하는 충격이 있고,걸을 때마다, 송곳에 찔리는 듯 통증이 온다.
5 km만 가면 되는데, 무리하지 말아야 겠다.다행히 동네 마을 가까이여서, Taxi를 불러 타고 숙소로 간다. 심한 타박상은 아니어서, 일단 약국을 수배한다.
다른 곳은 전부 휴무인데. 약국은 24시간 여는 곳이 많다. 간단한 크림과 항생제등을 구하여 조치한다.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호텔 식당으로 내려 가니까, 주방이 쉰단다.휴일이라고.절뚝 거리며 호텔 주변을 한바퀴 돌아 본다.상점은 대부분 문닫고,식당도 없다.
이 참에 '금식'도 해 보아야 겠다.순례자의 고통도 느껴보아야 하니까.처음으로 저녁을 생략하고,남은 스낵으로 충당하고 넘어 간다.
이른 아침, 호텔 부페를 선택하여,텅 빈 위장으로 어제 못 먹었던 음식을 가뜩 채워넣는다.한끼 금식도 견디기 힘든데,30일 금식을 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생각이 든다.
Ponferrada 는 작은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서 화요일 축제가 끝나니, 활기찬 생동감이 든다. 거리에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의 움직임이 바뻐지고,학생들도 분주하게 움직인다.도심을 떠나서 포도, 유채, 시리얼 밭을 지나는 농촌을 걷는다.
Villafranca del Bierzo라는 곳까지 23km가 대부분 포도밭이고,밭과 밭사이 소도로를 걷는다.해발 500미터 상에서 낮은 야산이 수없이 연결되어서, 오르기도 하고,내리기도 하면서, 농로를 따라 움직인다.
인적이 없는 농촌,트럭터나 작업차나 가끔 보이는 기계화된 마을.우리 농촌과는 대비가 된다.
Villafranca del Bierzo는 그림같은 동네이다. 알프스 같기도 하고.그 중심에 고풍이 가득한 성당이 있다.산 기슭을 배경으로 계곡과 계곡 사이에 위치하여 명당자리다.
오늘 숙소가 이 성당 안에 있다.Albergue라는 표시도 되어있어서,안내에 갔더니,음산한 8인 침대 방으로 안내한다.
주로 Private 알베르게에 묵었었는데,처음으로 성당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를 경험한다.공동 화장실과 욕탕 (Shower Room)을 소개받고, 미리 와 있던 Room mate와 인사도 나눈다.한 시간 정도 누워있는데,안내 아가씨가 오더니, 짐을 가지고 나오란다.
방을 잘못 배정했다고 사과한다.2층 독실로 안내한다.햇살이 드는 양지바른 곳이다. 성당 안에 있는 고급 호텔 방이다
무엇보다도,유서깊은 성당 안에서 하루 밤을 지낼 수 있으니,갑자기 성직자가 된 것같은 기분이다.
첫댓글 미끄러져 다친 곳이 하룻밤으로 치유되어서 다행이네요.
종탑 위의 새둥지가 인상적입니다..
많이 안다치신것 같아 다행입니다. 하나님이 동행하심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홍병철으로부터
당일 약간 이상했었는데,
연고 바르고, 항생제 먹으니,
깔끔해 졌어요.
어제는 걷는데, 전혀 문제 없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큰부상이아니어서 천만다행입니다.하나님의 가호가 계셨던가봅니다.이제는 신체적으로 피로도 많이 싸였을 시점이니 항상 조심하시고 힘냅시다요..화이팅!!!거기는 새들이 큰가요?둥지가 모두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