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를 다가가는 사람들

[황선춘]

100세를 향해 다가가는 사람들

장마로 후덥지근한 7월을 시작합니다.

내 고향에는 100세를 향해 다가가는 사람들이 있다.

어릴 때는 형님들이라고 아주머니라고 불렀던 사람들이다.

한 번 소개하고 싶었다.

우리나라는 근래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2030년에는 세계 최장수국으로 우리나라를 꼽은 학자도 있다.

혼자 사는 노인이 많은데, 혼자 살기를 선택한 노인은

적응하려는 의욕, 책임감, 준비와 계획의 의지가 높다고 한다.

건강한 노인은 활동적이어서 동네를 자주 돌아다니고,

집 안에 있을 때도 허리, 골반 운동으로 자신의 몸을 움직인단다.

정신이 총명하고, 인지기능도 좋고, 오랫동안 일을 한다고 한다.

내가 태어난 고향에서는 90을 넘기신 분들이 많다.

오 권사님은 올 해로 97세이신데 엄청 건강하시다.

세 자매중 언니는 100세고 여동생은 94세며 오권사님보다 더 건강하시단다.

이른 아침 새벽기도를 마치고 매일 논둑의 풀을 매신다.

요사이 논둑의 플약을 쓰지 풀을 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권사님은 호미로 풀을 뽑아 논둑을 반질반질하게 해 놓으신다.

96세의 김 장로님은 목소리가 크기로 유명하시다.

멀리서 한 번 소리를 지르면 그게 누군지 다 안다.

김장로구먼!!! 동네가 쩌릉쩌릉하다.

장로님은 논둑의 풀을 예취기와 낫으로 베어 논둑이 항상 깨끗하다.

90세까지는 사모님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대전을 다녀 오시곤 했단다.

치매 걸린 마나님을 아침 저녁으로 휠체어에 태우고 동네를 산책하신다.

92세 육촌 형님은 우리 아랫집에 살고 계신다.

12년동안나 형수가 병석에 누웠는데 아침 점심 저녁을 손수 차려 주셨다.

내가 농사를 시작했을 때는 시기에 맞추어 농사법을 알려주셨다.

형수님이 코로나로 2년전 돌아가시고 혼자서 사시며 일을 하신다.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 한 번은 다방에 가서 차를 마시고 오신다.

주판 없이 계산도 하시고 멋쟁이시고 베푸시고 항상 웃으며 사신다.

순영이 할머니는 더하시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논둑에 전동차를 세워 놓고 일을 하신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을 보인 때가 거의 없다.

허리를 구푸리고 일하시는데 곡식을 항상 풍성히 거두신다.

요사이는 전동차에 약통을 달고 운전하면서 약을 주신다.

남자도 하지 못할 일을 하시는 농삿군이시다.

대단한 기억력을 가지신 할머니다.

성범 어머니는 목사 아들을 두셨다.

아들에게는 잘대 일을 시키지 않으면서 14마지기 농사를 혼자 지으신다.

우리 논둑은 풀이 무성하곤 한데 권사님네 논은 풀 한포기 볼수 없다.

내가 일하는 것을 보시면 아직 농사는 서툴지? 걱정을 해 주신다.

강경 산악회장 심회장님은 91세의 어른이시다.

목소리가 청년보다 맑고 우렁차고 노래와 춤도 곧잘 추신다.

강경장에서 장사꾼으로 평생을 보내시고 산악회 일을 보신다.

회계장부 정리를 하시는데 컴퓨터보다 정확하시다.

꼼꼼하시고 정확한 시간에 자전거 타기 걷기 운동을 하신다.

부러울 정도의 훈훈한 마음을 가지신 어른이시다.

우리 고향은 농촌이고 인구도 150명도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그런데 90을 넘기신 어른이 여덟명이나 된다.

대개 장수하는 사람은 사는 조건이 좋아야 한다고 한다.

산의 고도와 연평균 기온이 비교적 높은 중간 산간지역이란다.

공기가 맑고 음식과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춘곳이라고들 한다.

우리 고향의 조건은 거기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

넓은 들녘에 일할 것은 많고 오락시설이나 운동시설도 없다.

조용히 사색이나 하면서 여가를 즐길 곳도 없다.

열심히 일하고 편한 마음이 장수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오늘도 사랑하는 지인들이 건강에 너무 신경쓰지 않고

언제나 가벼운 마음으로 지내기를 기도한다.

무사히 장마가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제인]

한평생 몸을 움직여 일하시고 욕심없이 이웃과 정을 나누시며 살아오신 분들이셔서 장수하시나 봅니다. 도시의 독거노인들과 달리 그 마을에 거주하시는 독거노인들은 항상 이웃의 관심 속에 외롭지않을 것같아 마음이 놓이고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황선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항상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를 알고 사시는 분들 같습니다.
오늘도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이기희]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시고 욕심없이 편한 마음으로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은 장수마을이군요.
불루베리가 먹음직 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