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말소리에는 '짇다, 짓다, 짖다, 짙다, 짛다' 등이 있다.
소리는 거의 같다. 그러나 눈으로 보는 글자의 모양새는 조금씩 다르고, 그 뜻도 다르다.
그런데 이따금 어떤 詩에서는 글짜를 잘못 쓴다.
'등단 시인방'에서 어떤 詩의 문구를 퍼왔다.
여기저기서 향기
내음 짖게 나르고 벌
나비 황홀에 젖는다
이 문구가 맞는가?
'짖게'는 틀렸다.
짇다 : 이자가 불어나다(경상도 방언)
짓다 : 재료를 들여서 만든다(밥을 짓다)
짖다 : 크게 소리를 내다(개가 컹컹 짖다)
짙다 : 흐리지 않고 매우 진하다(색깔, 냄새, 맛 등이 짙다).
짛다 : 짓다의 방언
'향기 내음 짖게 나르고 → 향기 내음 짙게 나르고'
으로 고쳐야 한다.
'등단 시인방'에 오르는 詩는... 더 다듬었으면 싶다.
단어조차 틀려서야 어디...
1.
어떤 중장년 카페에서 '헌화하기, 현겁, 현교, 현생, 협시, 혜명, 혜장.'이라는 제목을 보았다.
나는 위 제목만 얼핏 보고는 본문은 읽을 마음이 싹 가셨다.
'헌화하기, 현겁, 현교, 현생, 협시, 혜명, 혜장'
이게 무슨 뜻인지를 모르기에.
내가 아는 단어는 '헌화하기'뿐이다.
'꽃을 드린다'는 뜻이니 초상집, 장례식장, 무덤 등에서 弔花를 공손히 받치는 장면을 숱하게 보았기에 이 단어만큼은 안다.
위 낱말들이 아무래도 한자말일 것 같다.
유식한 체하는 것들이나 쓰는 말인가 보다.
정말로 욕이 나온다.
나는 어떨까?
나는 그냥 쉬운 말로, 쓰기 쉬운 한글로 글 써야겠다.
국어사전을 펼치고, 인터넷으로 어학사전으로 검색하고, 인터넷에 뜨는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등을 통해서 내가 잘 모르는 낱말, 문구 등을 확인하면서 말하고 글 써야겠다.
이 글 쓰면서 나를 반성한다.
1.
오늘은 비가 무척이나 많이 내린다.
거실에서 TV를 보던 아내가 거듭 말했다.
'충남 보령지방에서는 비가 많이 쏟아진다고 하네요.'
내 집이 있는 지방이다.
내 집은 '화망마을' 야산 아래에 있어서 개울물이 전혀 닿지 않는 땅, 어덕배기에 있다. 그런데도 걱정이다. 함석집이 낡아서 세찬 바람에는 함석이 뜯겨서 날아가버릴 수도 있고, 낡은 못구멍 사이로 빗물이 스며들 수도 있다.
오랫동안 비워둔 낡은 집이 어째되었을까 걱정이다.
보령지방에 비가 많이 내리면 보령시 미산면에 있는 '보령호'에는 물(담수)이 많이도 차겠다.
물이 많이 차면... 상수도용으로 8개 市郡에 공급하고, 또 농업용으로 사용한다.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산골 시골에 내려가 있다.
시골집 다녀온 지도 벌써 달 반이 넘었으니 그저 마음만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