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등장할 새 모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페라리 F60이다. 페라리 수퍼카 계보를 잇는 F60은 당연히 F50의 후임으로 FX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진행중이며 파리 오토살롱에서 데뷔할 예정이다. F50은 맥라렌 F1과 경쟁을 벌였지만 수치상으로는 세계최고속차 타이틀을 지키기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F1에서 성적이 좋다고 해도 페라리에게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페라리는 현재 F60을 위해 두 가지 프로토타입을 테스트중이라는 소문이다. F355와 348을 섞어놓은 듯한 한 대의 프로토타입은 메커니즘 테스트용으로 상당히 긴 휠베이스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F60은 F50에 비해 길고 넓어질 전망이다. F50에서는 F1용의 V12 엔진을 바탕으로 배기량을 늘렸지만 F60을 위해서는 V12 엔진을 완전히 새롭게 개발중이다.
새 엔진에 얹은 VVB(Variable vlave ballistc)는 지난 92년 F1 경주차를 위해 개발되었던 메커니즘으로 실제 쓰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덕분에 3천rpm 정도의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다루기 편한 엔진이 되었다. 6.0L의 배기량으로 65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트랜스미션은 수동과 세미 AT 두 가지. 세미 AT의 변속 스위치는 360처럼 스티어링 칼럼이 아니라 스티어링 휠에 바로 달린다. 7단 기어박스에 대한 소문도 있다.
디자인은 여전히 피닌파리나가 담당한다. 노즈 디자인은 벤츠 비전 SLR에서처럼 F1 경주차의 뾰족한 콧날에서 모티브를 얻고 풍동실험실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바닥 부분은 평평하게 다듬고 경주차처럼 벤추리 디자인을 사용해 낮은 속도에서도 자연스런 다운포스를 끌어낸다. 소재는 경량화를 위해 카본을 많이 사용할 예정.
F60은 어느 때보다도 힘겨운 성능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이미 디아블로 후속 무르시엘라고가 등장해 있고 포르쉐 카레라GT(558마력)와 부가티 EB16.4 바이론(1001마력) 등이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이 있을 것 같은 기사 (2) 포르쉐 카이엔
카이엔은 포르쉐가 최초로 선보이는 SUV라는 점에서도 화제다. 포르쉐는 창업 후 지금까지 스포츠카 전문 메이커로서의 자세를 유지해 왔지만 복스터와 911의 인기로 회사가 안정세일 때 좀더 다양한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계산으로 준비한 첫 번째 주자가 바로 카이엔이다. 날이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는 미국의 고급 SUV시장에 눈을 돌린 것이다.
카이엔은 폴크스바겐(콜로라도)과의 차별화를 위해 개성이 뚜렷한 얼굴로 만들었다. 헤드램프는 911과 비슷하고 범퍼에는 그물망을 댄 3개의 대형 흡기구를 달 예정이다. 그 아래에는 프로텍터를 갖춰 오프로드 주행에 대비했다. 왜건형인 SUV 외에 4인승 픽업 버전도 등장한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XT처럼 SUV와 픽업이 결합된 형태다.
엔진은 새로 개발한 V8 4.5L 340마력과 여기에 트윈 터보를 더한 450마력 두 가지를 준비한다. 스티어링 기구를 완전히 전자식으로 바꾸고 액티브 서스펜션을 갖추어 온, 오프로드에서 각각 적절한 특성을 얻어낸다.
가장 관심이 있을 것 같은 기사 (3) 마세라티 쿠페
페라리 산하에서 숨고르기에 나선 마세라티는 3200GT에 이어 컨버터블인 아세토코르사를 선보이며 모델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 준비한 작품은 배기량을 더욱 늘린 고성능 쿠페. 4.2L의 배기량으로 4200GT가 되지 않을까 소문이 많았지만 그냥 `마세라티 쿠페`로 불리게 된다. 겉모습에서는 3200GT와의 차이점을 느끼기 힘들지만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디자인을 아세토코르사처럼 바꾼 것이 가장 큰 변화. 인테리어도 쿠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하지만 도어트림과 센터터널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졌고 지붕공간이 늘어났다.
엔진은 새로운 V8 4.2L DOHC로 390마력의 최고출력과 46kg·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여기에 수동 6단 트랜스미션을 더해 최고시속 285km, 0→시속 100km 가속 4.9초의 뛰어난 성능을 낸다. 페라리에서 가져온 세미 AT는 자동과 세미 AT로 사용할 수 있어 고성능과 편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스탠다드와 스포팅, 오토매틱 그리고 로 트랙션(미끄러지기 쉬운 노면) 등 4가지 모드가 있어 상황에 맞추어 사용한다.
가장 관심이 있을 것 같은 기사 (4) 벤츠 마이바하(Maybach)
벤츠가 S클래스를 풀 모델 체인지 하면서 사이즈를 줄인 것은 마이바하라는 비장의 카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리무진에 가까웠던 구형 S클래스를 날렵한 스타일로 바꾸어 BMW 7시리즈에 대항하는 한편 최고급차의 명예는 새로운 대형 세단 마이바하로 지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새차는 벤츠가 아닌 마이바하라는 새로운 브랜드와 엠블럼을 사용하게 된다.
올해 데뷔할 예정인 마이바하는 97년 도쿄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컨셉트카의 스타일링을 바탕으로 많은 부분을 다듬었다. 휠베이스는 기본형이 5천600mm, 롱휠베이스 버전이 6천300mm로 스트레치드 리무진에 가깝다. 독립식이던 컨셉트카의 헤드램프는 커다란 투명 커버로 씌웠고 대형 크롬 그릴이 중후함을 더한다. 새 엠블럼은 삼각형 안에 M자 2개를 겹친 형태로 결정되었다. 넓은 실내에는 최고의 장비를 갖추었다. 시트는 항공기 1등석 수준의 안락함을 갖추고 인터넷과 연결되는 랩탑 컴퓨터와 팩시밀리, 위성전화, DVD 플레이어, 대형 스크린이 준비된다. 내장재는 최고급 가죽과 무늬목이 쓰인다.
엔진은 소문이 돌았던 V24 대신 V12 5.6L에 트윈 터보를 달아 충분한 출력을 얻어낸다. 500마력의 출력과 89.9kg·m의 토크를 내는 이 엔진은 이미 20여기의 프로토타입에 얹혀 다양한 내구성 테스트를 통과했다. 뒷바퀴굴림으로 6단 AT는 승차감과 성능 위주의 2가지 모드가 달린다.
마이바하는 2004년부터 BMW로 둥지를 옮기는 롤즈로이스, 폴크스바겐의 자회사가 된 벤틀리와 함께 새로운 최고급차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관심이 있을 것 같은 기사 (5) 폴크스바겐 페이튼(Pheaton)
유럽을 대표하는 소형차 메이커 폴크스바겐이 대형 세단 프로젝트 `D1`을 발표하며 고급차시장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벤츠, BMW에 대항하기 위한 D1 프로젝트는 이미 완성되어 페이튼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고 시장의 반응만 남아 있는 상태. 얼굴은 99년 선보였던 컨셉트카(D1)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고 마이너 체인지 이전의 파사트와도 많이 닮았다.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크롬 몰딩을 많이 사용하는 한편 단조로움을 깨기 위해 보네트에 V자형 라인을 만들었다. A8의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을 바탕으로 스틸을 많이 써 값을 낮추었고 차체는 아우디 A8보다 조금 크다. 도어와 보네트, 트렁크 리드는 알루미늄제. 인테리어는 가죽과 무늬목, 크롬몰딩이 화려하게 조화되어 있고 `4코너 클리마트로닉`이 4개 좌석의 온도를 최적으로 조절해 준다. 듀얼 에어백과 사이드백, 윈도백까지 갖춰 승객을 철저하게 보호한다.
엔진은 현재 3가지가 알려진 상태. V6 3.2L 241마력과 새로 개발된 W12 6.0L DOHC 420마력 그리고 V10 5.0L 직분사 터보 디젤 313마력이다. 특히 V10 TDI는 103.7kg·m라는 엄청난 토크를 자랑하고 자동 6단 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V10과 W12에는 4WD 시스템 4모션이 기본으로 달리고 서스펜션은 감쇄력이 무단조절되는 댐퍼를 갖추었다.